엄마에게 나는 남편의 대안책이었던 것 같다

상처받은 나를 스스로 위로해주기 위해

by 랭크작가

지나고 보니
엄마는 나에게 늘 강압적이었지만
동시에 나를 많이 의지했다.


나는 보호받는 딸이기보다
엄마의 외로움을 받아주는 사람에 가까웠다.
엄마는 나에게 기대면서도
나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법은 몰랐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에게 져주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대신 버티는 법만 배웠다.
외로워도 참는 사람,
아파도 설명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이상하게도
내 주변엔 늘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만 있었고
나에게 져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나는 누군가의 중심에 서 있었지만
정작 내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제는 안다.
그건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너무 일찍 어른이 되었기 때문이라는 걸.

나는 더 이상
누군가의 외로움을 대신 살아주지 않기로 했다.


엄마에게서 물려받은 이 방식으로는
나 자신을 지킬 수 없다는 걸
이제야 배운다.

외로움을 견디는 사람이 아니라
외로울 때 안길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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