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재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이력서를 넣고 지원할 곳들을 찾아보지만, 기본적인 컴퓨터 능력은 있어야 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요새 취업시장에선 당연한 조건이겠지만, 엄마 나이대에게 컴퓨터를 배운다는 게 쉬운 게 아니다. 심지어 엄마는 워드나 문서 관련 학원을 다녀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을 했다. 나는 그런 엄마가 너무 답답했다. 엄마는 당장 온라인 이력서에 자기의 증명사진을 올리는 것도 모르며, 핸드폰으로 다운로드한 사진을 올릴 수 있다는 개념도 잘 모른다. 파일이 어떻게 오고 가는지, 공간이 바뀌면 와이파이를 재설정해야 된다는지에 대한 개념도 없는데 학원을 운운하니 그저 답답했다.
그래서 엄마 대신 이력서에 사진을 올려줬다. 살가운 딸 같았으면, 어떻게 올리는지 알려줬겠지만 지금의 엄마에겐 알려줘 봤자 또 까먹고 또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스타일임을 알아서 그냥 내가 해줬다. 엄마는 어떻게 올리는지 당장이라도 눈에 담고 알고 싶어 하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그게 더 부담이었다. 항상 노력하지 않으면서, 누군가 옆에서 알려주고 도와줄 때만 열과 성을 다하는 척, 열정 많은 척, 욕심 많은 척하는 모습이 보기 거북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은 회사에서의 내 모습도 떠올리게 만들었다. 나도 가끔은 나 자신을 속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새로운 걸 아는 것에 두려움이 많았다. 솔직히 엄마의 영향도 크긴 하다. 그래서 새로운 걸 접하거나 인수인계받을 때, 열심히 메모를 하든 촬영을 하든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건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다. 사회에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자 함이 있다면 (그게 돈을 벌기 위해서든 무엇이든) 사람들은 그냥 '할 줄 알게 되는 사람'이 필요한 거지, 매번 할 때마다 알려달라 하고, 그다음 또 리셋이고, 또 알려달라 하는 것을 반복하는 사람을 좋아할 수가 없다.
엄마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정말 절실하면,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서 사진 올리는 것을 알아본다든지 공부할 방법은 많고 기존에 알려준 적도 많지만, 그걸 반복하는 낯선 것에 대한 노력은 전혀 하기 싫어하고, 어색하다는 핑계만 대면서, 남에게 물어볼 때만 '더 친절하게 게 알려주지. 자세히 알려주지. 나도 잘하고 싶은 욕심 많은데. 나도 취업하고 싶은데. 나도 제대로 컴퓨터를 배우고 싶은데' 하는 욕심만 있는 것이다. 그건 주변사람에게 굉장한 피로감을 선사한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한다. 자기 스스로는 분명히 안다. 응당 해야 할 작은 노력, 작은 것을 알려고 하고 배우려고 하는, 궁금해서 직접 찾아보려고 하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으면서 더 큰 꿈만 꾸고 있는 것이 아닌지, 자신을 바라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