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모와 조모 사이에서

by 랭크작가

포모란 Fear Of Missing Out의 줄임말로, 나만 뭔가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것 같아서 불안한 마음이다.

포모(FOMO)는 욕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불안에 가깝다. 남들보다 더 가지지 못할까 봐, 흐름에서 밀려나 혼자 남을까 봐 마음이 앞선다. 그래서 포모는 선택을 부추긴다. 원해서가 아니라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서 움직이게 만든다.


SNS를 보면 모두가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행, 성과, 인간관계, 자기관리까지 빠짐없이 채운 삶들 사이에서 조용한 일상은 괜히 불안해진다. 가만히 있으면 나만 뒤처지는 것 같고, 멈춰 있으면 사라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포모 상태에서는 바쁘지만 만족은 없다. 무언가를 시작해도 오래 남지 않고, 하나를 얻으면 또 다른 장면이 필요해진다. 포모는 결핍을 채우는 행동이 아니라 불안을 잠시 눌러두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조모(JOMO)라는 단어도 있다. Joy Of Missing Out=> 나한테 필요 없는 건 안 해도 괜찮아라는 평안함이고, 놓침에서 오는 기쁨이다. 모두가 가는 길에서 빠져도 괜찮다는 감각, 나에게 필요 없는 속도에 올라타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다. 조모는 적게 선택하지만 마음은 더 단단하다.


조모는 비교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비교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태도다. 남들 기준이 아니라 내 컨디션을 기준으로 하루를 고른다. 지금의 나에게 감당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힘이다.


특히 마음이 약해질 때, 포모는 우울을 자극한다. 괜찮던 감정도 남들의 하이라이트 앞에서 쉽게 무너진다. 반면 조모는 나를 회복의 리듬 안에 머물게 한다. 멈춰도 괜찮고, 쉬어도 괜찮다고 허락해준다.


모든 것을 다 따라잡으려는 삶은 결국 나 자신을 놓치게 만든다. 그래서 조모는 포기가 아니라 보호다. 나를 해치지 않는 선택을 고르는 용기다.


나는 요즘 더 빨리 가는 것보다 덜 흔들리는 쪽을 택하려 한다. 포모가 속삭일 때, 조모로 답한다. 지금 이 속도가 나에게 맞다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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