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왜이렇게 부끄러운 감정이 되었을까?

by 랭크작가

원래 외로움은 인간에게 매우 정상적인 신호였다. 무리에 속해 있어야 생존할 수 있었던 시절, 외로움은 다시 연결되라는 경고음에 가까웠다. 아픔이나 배고픔처럼 기능적인 감정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며, 관계는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의 문제로 포장됐다. 혼자인 상태는 자연스러운 주기가 아니라, 관계를 잘 못 맺은 결과처럼 해석됐다.


여기에 성공 서사가 겹쳤다. 사람들은 잘 지내 보이고, 바쁘고, 관계가 풍부해 보일수록 더 괜찮은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외로움은 그 이미지와 정반대에 있는 감정이다. 그래서 외로움은 곧바로 “나는 부족하다”, “나는 선택받지 못했다”는 신호로 오해된다. 또 하나는 감정의 위계화다. 슬픔이나 분노는 이유를 설명하면 어느 정도 용인되지만, 외로움은 설명이 어렵다. 명확한 가해자도 사건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로움은 감정이 아니라 성격 결함처럼 취급된다.


특히 “혼자서도 잘 지내야 성숙한 어른”이라는 기준이 외로움을 더 숨기게 만든다. 외로움을 말하는 순간, 자립하지 못한 사람, 의존적인 사람처럼 보일까 봐 입을 닫게 된다. 그렇게 외로움은 점점 개인 내부로 밀려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외로움을 가장 부끄러워할수록 외로움은 더 깊어진다.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되면, 나만 이런 상태인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외로움은 약함이 아니다. 관계를 원한다는 신호이고, 연결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부끄러워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아직 감각이 살아 있다는 표시다. 외로움은 진실이고, 외롭지 않음도 진실이다. 둘 중 어느 쪽도 더 성숙하거나 더 결함 있는 상태는 아니다.

문제는 이 둘을 비교하면서 가치를 매기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외로움은 약함으로, 외롭지 않음은 성공처럼 해석될 때 감정은 왜곡된다는 오류를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전 01화걱정을 위한 걱정, 불안에 중독된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