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마음을 위한 심리학
우린 살면서 어려운 여러 문제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중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손꼽을 수 있는 것은 다름아닌, 사회 속에서 자신에게 걸맞는 어떤 ‘일’을 못하게 되었을 때일 것입니다. 특히 매일 자신만의 공간으로 출퇴근하는 일상이 익숙한 남성들(여성도 마찬가지로) 이 어느 날부터인가 그 루틴한 생활을 유지하지 못하게 될 때 말입니다.
사실 사람들은 직업을 통해 경제적인 보상뿐 아니라 자기 실현을 이루게 됩니다. 개인에게 정체감과 자긍심을 갖게 해 줍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남성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중요한 대인관계가 형성되고, 그것은 직장 밖의 분야까지 확장되기 때문에 일은 인간관계의 폭과 질에 대단히 중요한 결정요인이 됩니다.
그런데, 요즘 ‘명예퇴직’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실직 상황을 겪는 남성들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다양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자의든 타의든 실직 상황을 경험하게 될 때, 그 경험은 개인의 특성이나 상황에 따라 큰 위기감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 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렇듯 실직 혹은 직업의 공백을 지니는 시기에 많은 남성들은 위축감과 고립감,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왠지 사회에서 소외된 듯한 외로움도 같이 말이지요.
(사진 출처: pixabay.com)
하지만, 클라인벨이란 학자는, 이러한 인생에 있어서의 공백의 시기를 오히려 ‘위기’가 아닌 ‘성장과 희망’의 새로운 전략을 꿈꿀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정의내립니다. 인생을 달려가다가 맞이하는 잠시 ‘쉼’의 시간은 생각하기에 따라,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누군가에 의해 평가받고 인정받던 시기였지만 이제부터는 외부로부터의 의존성을 피하고, 자신의 내적 자원과 자율성을 성장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절호의 때입니다. 이 때를 지혜롭게 넘기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성장의 길로 가는지, 정체 혹은 퇴행의 길로 가는지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주어진 시간을 보다 창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그 방법 중 하나로 ‘영성의 성장’을 제시합니다. 인간 생명 안에는 물리 생화학 법칙에 의해 지배되는 물질적 차원, 지각 인식이 가능한 심리적, 정신적 차원, 그리고 자기 존재부정과 세계 초월이 가능한 심령적 차원이 동심원적 중심으로 가지고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인간의 영성이란 바로 이러한 다차원적 존재로서 인간이 자신의생명을 둘러싸고 또한 구성하는 자연과 사회 인간들과 신과의 교통과 만남 속에서 창출해내는 생명의 약동이자 반응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의 영성은 인간 삶의 다양한 차원에 관계하고 있는 ‘인간의 본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성은 인간을 둘러싼 자연, 주변 사람들, 사회 등과 필연적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영성을 보다 단단하게 만들어 놓았을 때 비로소 실존에 대한 불안이나 고독의 문제에서 풀려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영성을 성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행위는
① 생산적인 일을 도모, ② 내적 채움, ③ 지속가능한 공동체와의 연결입니다. 첫째로, 생산적인 일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이는 무언가 새로운 영역에서 취미를 갖는 일이 될 수도 있고, 그동안 꿈꿔왔지만 못해본 배움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둘째로, 매주 일정한 시간을 두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명상이 될 수도 혹은 종교적인 마음의 수련일 수도 있겠습니다. 내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단단해지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세상의 변화에 위축되지 않고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분은 아침마다 산에 다니시며 자연과 호흡하는 일상을 가지신다고 하는데요, 그 또한 매우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셋째, 자신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입니다. 요즘에는 수많은 동호회가 있지요. 지역에도 작은 소모임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봉사를 함께하거나 취미로 악기를 배우거나 운동을 함께 하기도 하지요. 그 안에 들어가서 자신의 에너지를 발산할 수도 있고, 또 타인의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아는 분은 매일 아침 달리기를 하는 동호회에 가입하여 꽤 오랜 시간 운동을 하고 계신데요, 곁에 보기에도 건강과 취미, 관계맺기 모든 면에서도 추천할만 합니다. 독서 모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 출처: pixabay.com)
누구나 인생에 어려운 시기는 찾아오게 마련입니다. 그 시기가 언제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겠지요. 그 시기를 낙담만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롭게 잘 넘길 수 있다면, 얼마 간의 시간이 흐른 어느 순간, 더욱 단단해진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