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ing a my own Mould.
저는 물성형 작업이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어요.
건조시킨 후 볼록하게 잡힌 모양을 딱 떼어낼 때 희열 때문인지... ㅎㅎ
사실 이 작업이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고 큰 만족도를 주는데에 비해
큰 폭으로 변화를 주긴 힘든 작업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시중에 판매되는 틀은 다양하지 않고, 새 제품 시도하려면 다른 틀도 필요하고,
그러니 성형틀 제작에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되잖아요.
직접 틀을 만들고 싶다는 갈증은 종종 있었지만 막연히 목공쪽으로 생각했지
구체적으로 실행하려는 노력은 안했었어요.
최근에 가장 많이 쓰는 카드지갑 성형틀이 여기저기 갈라지기 시작하고,
슬슬 시커먼 곰팡이까지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틀 제작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가장 자주 쓰는 사이즈의 성형틀을 주문제작 하려고 알아봤어요.
목형은 단점이 확실해 아예 옵션에서 제외 했습니다.
가장 원했던 건 알루미늄 CNC가공이고 두 번째가 플라스틱(3D 혹은 사출방식)이었는데
알루미늄은 제작해주는 곳이 거의 없고 일단 재료부터 가공 단가가 높아 안되겠더라구요.
플라스틱으로 결정하고 3D 성형틀을 만들어 주는 곳에 문의했습니다.
사출 방식은 대량 생산이 아니면 안 받아주고요.
사이즈가 크다보니 3D 출력도 비싸 몇 개 주문 할 가격이면 프린터 사겠더라구요.
그래서 별 고민없이 3D 프린터 부터 바로 질렀어요.
당연히 산업용은 비싸고 놓을 자리도 없어 가정용으루다가 ㅎㅎ
주문 제작건 마무리로 며칠 방치해 두다 7월 1일 조립했습니다.
조립은 어렵지 않은데 군데군데 오차 조정하고 레벨링이 참 까다롭더라구요.
소프트웨어는 123D, 퓨전360, 블렌더 등을 저울질 하다
설계쪽으로 제일 낫다는 퓨전 360으로 결정했습니다. (교육용 라이선스 3년 무상)
오래전 C4D를 살짝 건드려 본 적은 있기 때문에 헤맬 정도로 어렵진 않았어요.
책은 사지 않았고 유튜브에서 그때그때 막히는 것을 검색하며 공부했습니다.
테스트 인쇄를 수도 없이 실패하고 드디어 안착에 성공해 출력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로도 수정을 여러번 거쳤어요. ㅠㅠ
처음엔 쉽게 가려고 볼트를 하단에 나비 너트로 잠그는 방식을 생각했는데
불편할 듯 해서 볼트만 돌려도 잠기도록 육각 너트 자리를 넣기로 했어요.
육각 너트 들어갈 부분.
이제 출력은 어느 정도 나와주니 볼트와 너트를 넉넉히 구비해놔야겠죠.
많이 쓰이는 검정 플라스틱 노브 볼트를 쓰기 싫어 이틀간 미친듯이 검색했습니다.
깔끔한 전체 스테인레스 볼트를 원했어요.
찾아헤매다 드디어 원하는 형태의 스텐 볼트를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었어요.
직구로 알아본 가격의 반 정도지만 여전히 검정 노브 보단 3배쯤 높은 단가입니다.
이렇게 세 파트 모두 출력하는데 24시간쯤 걸립니다. 엄청 느리죠.
하지만 일은 프린터가 하는거니까 ㅎㅎ 문제없이 잘 나오는지 체크하고 할 일 하면 돼요.
웜화이트 필라멘트로 출력한지라 흰색 너트로 구입을 해봤습니다.
너트는 스테인레스에 비해 약하다 싶으면 나중에 교체하면 되구요.
앞으로 원하는 성형틀을 언제든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든든하네요.
저만의 시스템과 스타일을 갖추어가려고 노력중입니다.
갈 길은 아주 한참 멀다고 생각하지만 좋아하는 빈티지/클래식 무드를 유지하고 싶고,
거기에 물성형 작업들이 란타공작실의 아이덴티티가 되어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