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새 어른이 되었다 하루하루 뎌디게만 가던 어린 시절은 사실 찰나에 불과했고 내게는 마냥 먼 이야기였던 어른의 삶은 당장 내가 발 딛고 사는 오늘이 됐다. 그렇게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막상 이만큼 커버리고 보니 두고 온 날들이 어찌나 그리운지 모른다. 원한다면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내 몸 하나 건사하는 것조차 힘에 부쳐 주저앉기 일쑤이고 누구도 참견 없는 자유가 간절했지만 그만큼의 책임이 뒤따른다는 사실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한참을 올려다봐야 끝에 닿을 수 있던 엄마 아빠의 커다란 존재도 이제는 작고 힘없는 풀꽃 같이 우리 형제에게 영양분을 주시고 지고 있음을 느껴서 죄송하다. 그들이 얼마나 고된 삶을 견뎌왔는지 이따금 큰 슬픔으로써 깨닫게 된다. 물론 극히 일부겠지만, 어른이 된다는 건 다시는 아이가 될 수 없다는 건 상상 이상으로 어렵고 슬픈 일인 것을 이번 여행을 통해 느꼈다. 너무나도 울고 싶지만 누구보다 활짝 웃어야만 할 때가 있고 눈 귀 다 막고 감은 채 공들여 숨고 싶지만 꾸역꾸역 할 일을 해내야 할 때가 있는 것. 하지만 나열하자면 끝도 없이 복잡하기만 이 삶을 큰 탈 없이 살아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어른이 되었다는 것 아닐까..
우리는 분명히 쏜살같은 시간에 순순히 올라타 나름의 울타리를 단단히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방식과 방향으로 삶의 길을 트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이것 하나만큼은 장담할 수 있고 나 자신과 손가락 걸어 약속할 수 있게 되었다..
돌아갈 수 없는 길 위에 서서 못 이기는 척 나아갈 거라는 것. 조금 후회하고 더 기대하면서 씩씩하게 나의 남은 20대를 살아가는 것
이 글은 제가 처음으로 글이라는 것을 깨닫고 배운 "하태완 작가"님 글을 인용해서 작성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