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배경매
10배 경매의 6단계 사이클
다음은 지지옥션에 올라온 사건번호 2006타경5332(1) 물건의 상세 정보다.
1단계 : 권리분석
권리분석상 말소기준등기는 2002년 10월 15일의
저당권이었다. 임차인 정○은은 사업자 등록일이 말소기준등기보다
늦은 후순위였기에, 낙찰자가 낙찰금액 이외에 추가로 인수할 사항
은 없었다. 그런데도 다섯 차례나 유찰돼, 감정가의 3분의 1까지 최
저매각가격이 내려간 물건이었다.
2단계 : 시세조사
가격이 내려갔다고 무조건 좋아할 수는 없다. 물건
에 하자가 있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조사를 더 꼼
꼼히 했다. 다리품을 팔며 현장조사를 하던 중, 소유자와 PC방을 운
영하고 있는 사람은 모두 임차인으로 기재된 정○은의 아들, 즉 서
로 형제였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현장조사를 통해 알
아낼 수 있었다.
이 사건은 동일 건물에 있는 소유자의 오피스텔과 지하 1, 2층의
상가가 동시에 경매에 부쳐졌다. 지하 1, 2층은 대형 사우나 시설에
서 판매영업 시설로 용도가 변경되는 중이었는데, 이 때문에 사람들
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사비를 지출한 부분이
낙찰 후 유치권의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
그러나 이 물건은 소유자가 사우나 시설을 판매영업 시설로 교체한후,
이를 세입자로 위장한 임차인이 운영하고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유치권이 성립하지 않는다.
3단계 : 입찰
최저매각가격보다 2,800만 원을 더 산정하여 입찰
에 참여해 단독으로 낙찰받았다. 특별한 기준으로 정했다기보다는
주변 시세와 차후 발생할 수익 등을 고려하여 금액을 정한 것이라
입찰가 계산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4단계 :명도
해당 경매사건은 빠른 명도가 관건이었다. 그래서
낙찰받은 당일 임차인으로 기재된 소유자의 아들을 만나러 물건지
로 향했지만, 당사자가 없어 별수 없이 아르바이트생에게 명함을 맡
기고 돌아왔다. 다음 날, 실제 영업을 하는 둘째 아들에게서 전화가
와 인근 커피숍에서 만났고, 그 자리에서 임차인에게 앞으로의 진행
사항을 말하며 언제쯤 이주할 것인지 물었다. 하지만 임차인은 기존
시설을 용도 변경하며 지출한 공사비를 운운했다. 이는 일종의 기
싸움으로, 여기서 밀리면 안 된다. 난 임차인의 말을 듣기만 했다. 결
론은 장사를 계속하게 해달라는 것과 지출된 공사비를 인정해달라
는 것이었다. 이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들이었고, 더 마주하
고 있어봐야 득 될 것이 없기에 잔금납부 후 다시 보자는 말을 남기고 돌아왔다.
이후 잔금을 납부하면서 소유권 이전 절차와 동시에 임차인을 상
대로 인도명령을 신청했다. 소유권을 이전했으니 칼자루는 내가 쥔
것이다.
소유권 이전 후에 찾아가, 임차인의 요구가 인정될 수 없는 이유를
하나씩 설명했고, 협상이 되지 않으면 법적 절차대로 강제집행을 하
겠다고 말하고 돌아왔다.
열흘가량 지나, 인도명령결정문을 받은 임차인에게서 연락이 왔
다. 이때 나는 임차인을 만나기 전에 서울동부지방법원에 들러 강제
집행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어지간하면 강제집행은 하지 않으려 했
지만, 두 번을 만나 차분히 설명했는데도 협상이 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임차인의 태도에 따라 강제집행을 취소
할 의사도 있었으나, 인도명령결정문을 받고도 태도의 변화가 없었
다. 남은 방법은 강제집행뿐이었다.
물론 강제집행에 앞서 계고장을 붙였다. 하지만 그러고도 2주가
되도록 임차인에게서는 연락조차 없었고, 어느덧 강제집행 날이 됐
다. 그 뒤로는 불과 두어 시간 만에 강제집행이 마무리됐다. 중간에
아르바이트생의 연락을 받은 임차인이 황급히 뛰어왔지만, 이미 너
무 늦은 상황이었다. 그렇게 강제집행은 일사천리로 끝이 났다.
5단계 : 집수리
상업용 물건이 주거용 물건보다 좋은 이유 중 하나
는 임대를 위한 수리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거용 물
건은 기본 인테리어를 해주는 경우가 많지만, 상업용 물건은 임차인
이 업종에 맞게 인테리어를 하기 때문이다.
6단계 : 매매/임대
이 물건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 월세수익이 괜
찮았고, 관리도 편했다. 그래서 내가 투자한 물건 중 상당히 장기간
보유한 편에 속한다.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400만 원으로 임대
를 했고(PC방), 3년 9개월 후 5억 원에 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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