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꽃집의 수익구조
꽃집에서 일을 해보니 한 달에 최소 300만 원의 순이익을 내려면 월 매출이 1000만 원 이상 돼야 한다. 1000만 원을 일요일만 쉰다 생각하고 25일로 나누었을 때 매일 40만 원의 매출이 발생해야 한다. 그래야 원재료 및 부자재 관리비를 빼고 순수 인건비 300만 원이라는 소득이 발생한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이론적으로 월세가 100만 원 미만일 때 최소한의 계산일 때 그렇다. 실제 경영에 들어간다면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꽃집은 9월이나 10월 추석이 지나면서부터 손님이 늘기 시작한다. 가을이 오면 결혼식과 출산이 많아서인지 결혼기념일과 생일등 각종 기념행사 선물로 꽃을 찾는다. 11월은 빼빼로 데이, 12월 1월이 되면 크리스마스와 졸업시즌으로 매출이 확 늘어난다. 아이들이 방학을 하면 조금씩 줄다가 봄이 오면 다시 늘어 5월에 정점을 찍는다.
5월은 가정의 달로 꽃집은 5월에 1년 치를 다 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버이날이 있는 그 주에는 밤새는 일이 다반사다. 어버이날이 지나고도 로즈데이,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등등 많은 사람들이 꽃을 사러 온다. 그 외에는 12월 말에서 1월, 3월, 7월에 인사이동이 있다. 인사이동철과 개업식에는 식물 화분이 많이 나간다. 여기서 의문이 들 것이다. 아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꽃을 찾고 손님이 많은데 왜 걱정을 해?
성수기와 다르게 6월이 되면 갑자기 손님의 발길이 뚝 끊어진다. 8월 말까지 3개월의 비수기를 버텨야 하고 성수기에는 꽃이 금값이다. 꽃은 농산물이라 농가에서 도매시장으로 보내면 경매를 통해 도매상인이 매입을 해서 유통을 시킨다. 꽃집자영업자들은 양재와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창동농산물시장등에서 꽃을 사입한다.
‘아휴! 꽃이 너무 비싸 장미 한 단에 4만 원이래’ 장미 한 단에 보통 10줄기가 들어있다. 비쌀 때는 그나마도 7-8줄기로 줄어있다. 크리스마스 때 빨간 장미는 물량이 딸려서 사지 못해 문을 닫는 꽃집도 있다. 어쩔 때는 꽃송이가 그리 크지도 않은 게 한단에 6만 원까지 갈 때도 있다. 그럼 장미 한 송이를 원가 6천 원에 사서 얼마를 받고 팔아야 한다는 말인가. 평소보다 덜 남기고 팔아야 한다.
손님이 많은 시기라는 것은 내 가계만 손님이 많은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꽃집이 바빠진다는 뜻이다. 성수기에는 꽃값이 몇 배로 엄청 오른다. 꽃값이 들썩이기 시작하면 학교나 종교단체 정치권 등에 어떤 축하할 일이 있나 보다 짐작한다. ‘아씨! 꽃 엄청 비싸 왜? 뭔 일 있대?’ 상황이 이렇다 보니 꽃을 팔아도 별로 남는 것이 없다. 겨울에는 꽃을 키우려면 난방비가 많이 들고 농사자체가 힘든 일이라 꽃이 비싼 것은 이해가 가지만 해도 너무한다 싶을 때가 많다. 농가는 농가대로 힘들고 꽃집 자영업자도 남는 게 없다면 돈은 누가 버는 것인지 의문이다.
26년간 꽃집을 한 사장님을 만났다. ‘우와 어떻게 이렇게 오래 하실 수 있으셨어요 대단하세요’ ‘옛날에는 꽃이 이렇게 비싸지 않았어 요즘에는 너무 힘들어’ 꽃을 찾는 수요도 줄고 꽃값도 비싸서 힘들다고 했다. 나만 준비를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님을 현실적으로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창업 후 1년만 버티면 어떻게든 꾸려나갈 수 있다고 하는데 1년을 버틸 자신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