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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혜윰 Jan 06. 2024

명사가 아닌, 동사인 꿈

나의 꿈 찾기

어렸을 때, 어떤 꿈을 꾸셨나요? 그 꿈을 이루셨나요?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여야 한다.”


최태성 선생님의 책 <역사의 쓸모>에 나오는 문장이에요. 이 말과 함께 독립 운동가 박상진의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의 꿈은 ‘판사’가 아니었데요. 판사가 된 이유는 평범한 이에게 도움을 주고 정의가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고 하셨어요. 최근 한 프로그램에서 같은 내용을 언급하시며 학생들에게 꿈에 대해 묻고 직업을 답하면 질문 하나를 꼭 덧붙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직업으로 누구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싶은지 물어보라고요. 아이가 명사인 직업에 방점을 두고 살아간다면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림책 <영웅을 찾습니다>에 나오는 컵들의 왕국에서는, 광장 한가운데에 있는 높은 탑 위의 영웅컵을 차지하면 진정한 영웅이라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어요.  그래서 수많은 컵들은 매일매일 ‘영웅’을 외치며 탑 위를 올라가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하고 시도해요.


그렇게 컵들이 광장에서 시끌벅적한 하루를 보내고 흩어지면, 청소부 샤오바가 쓱싹쓱싹 광장을 쓸며 잔뜩 쌓인 쓰레기를 치워요. 하루도 빠짐없이 쉬지 않고 쓸고 또 쓸어요. 샤오바는 광장도 쓸고 탑도 쓱쓱 싹싹 쓸며 올라가죠. 꼭대기까지 올라가 영웅컵도 반짝반짝하게 닦으며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해요. 그러면서 말해요.


“영웅은 대체 언제쯤 나타날까?”


매일 광장을 지저분하게 하며 영웅컵을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하는 컵들과 열심히 청소를 하며 탑을 올라가 영웅컵을 닦으며 영웅을 기다리는 샤오바! 둘의 꿈은 달랐어요. 샤오바는 영웅컵을 매일 닦으면서도 본인이 영웅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자신은 광장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꿈이자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어른들은 아이의 꿈과 미래가 궁금해서 자꾸 질문을 해요. 당당하게 말하는 아이의 모습이 귀엽기도 하니까요. 되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던 아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에 따라 나의 미래가 바뀌어요. 학과 보다 대학의 이름이 중요해지고, 하고 싶은 일보다는 돈 많이 버는 직업을 택하게 되지요. 아이에게 꿈은 공부하는 이유이자 살아가는 목표예요. 그 목표가 직업, 명사라면 이루고 난 뒤 더 나아갈 곳이 없고, 이루지 못할 경우 좌절과 상실이 크지요.


정말로 중요한 건,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어떤 길로 나아가고 싶은지, 그 길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은지 생각하는 것이에요. 그 생각의 시간이 나를 흔들리지 않고 걸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니까요. 꿈은 종착지인 ‘명사’가 아니라 계속 나아갈 수 있는 ‘동사’가 되어야 해요.


지금 당신은 어떤 꿈을 꾸고 계신가요?


커버 : <영웅을 찾습니다 / 차이자오룬 글그림, 심봉희 역 / 키위북스(아동)> yes24 표지그림


#꿈 #동사 #명사 #미래 #직업 #장래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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