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

나를 사랑하기 위해 떠났던 여행

by 라온제나





나를 사랑하기 위해 떠났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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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03월 08일
[인내심]





칭다오의 거리를 돌아다니다 작은 지엔빙(길거리 음식) 가게를 발견했다.
메뉴판을 보니 숫자부터 눈에 들어온다.
제일 싼 걸 먹을까 하다가 며칠 동안 지엔빙을 먹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지라
그래도 조금 가격이 있는 걸 먹어볼까 했다.

근데 뭐가 맛있는지 모르니 어떡하지 고민을 하던 중
아주머니가 뭐라 뭐라고 하신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마침 옆에 한 아저씨가 지엔빙을 사러 들어와서 먼저 주문하라고 했다.
이것저것 시키고, 채소는 안 넣고 뭐는 부야오(원하지 않다) 부야오
아니 전부 부야오라고 하면 도대체 뭘 먹는다는 거지 싶었다.
그 사람의 지엔빙 3개가 만들어지는 동안
나는 메뉴판을 다시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오! 한 글자 한 글자 곱씹어 보다 보니 보인다!
베이컨培根이라는 단어가 드디어 보였다!
무조건 저걸로 먹어야겠다 싶었다.
그러고 나서도 다른 메뉴들도 한 글자 한 글자 뜯어보니 조금씩 보인다.


칭다오 온 첫날 숙소를 찾으러 돌아다닐 때도 그랬다.
온 천지에 한자들 뿐이라 눈에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음을 멈춰 한 글자 한 글자 뜯어보며 내 숙소가 맞나, 지도상의 위치가 맞나를
찬찬히 살폈더라면 한 시간이나 근처에서 헤매진 않았을 것이다.

내 성격의 조급한 부분과 직진본능 덕에 헤매었지만
앞으로는 조금 더 걸음을 천천히 하며 주위를 찬찬히 관찰하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봐야겠다.

그러면 어느새 보인다. 아는 한자들이 날 보라고 손짓한다.
그럼 되게 반갑고 뿌듯하다.

인내심을 가지고 찬찬히 관찰을 하다 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도 보이게 마련이다.
조급한 마음으로 뭔가를 빨리 이루고 빨리 얻고 싶어 할수록 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귀찮다고 생각하지 말고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생각해보고 관찰해보자.
베이컨과 마요네즈를 넣은 맛있는 지엔빙을 먹게 된 나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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