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고 싶어 떠난 여행
18년 05월 09일
[100일]
시간은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고, 그 속의 나는 순간순간의 소중한 기억을 가진 채 함께 흐르고 있다.
여행 3개월쯤 지나면 나의 여행을 한 번 돌아보아야지 했었는데 그 시간이 와버렸다.
‘세계일주’가 어릴 때부터 버킷리스트였고, 전 세계에 친구들이 생기고 여러 일을 하게 되며 여행을 하는 삶을 꿈꿔왔다.
꿈을 마음속에 간직하지만 안으려 시작한 작은 행동에서 꿈을 실현하는 과정에 살고 있다는 걸 느낀다.
여행이 일상이며, 일상이 여행인 삶.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도 괜찮은 삶.
눈을 감았을 때 느껴지는 빛 속에서는 눈을 뜨고 싶어 진다.
빛이 이끄는 호기심과 궁금증이 눈을 뜨게 만든다.
여행하며 환한 빛들을 자주 느낀다.
다음이 기대되고 앞으로의 여정이 궁금해진다.
- 감사함
여행을 하며 감사함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 먼저 내가 만나고 있는 인연들에 감사하다.
하나하나의 인연들이 소중하고 나에게 특별한 선물임을 느끼고 있다. 또한 이미 맺어져 있는 인연들에게 더 감사함을 느낀다. 가족들, 친구들, 스쳐온 모든 인연들.
부모님이 건강하셔서 경제력을 가지실 수 있어서 감사하다.
동생이 건강하고 스스로 잘 살아나가는 것 같아 감사하다. 할머니가 살아계심에 감사하고, 친척들이 모여 함께 웃을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가끔 좋아요와 댓글을 달아 안부를 묻고 반응을 해주는 친구들이 있어 감사하다. 내가 행복한 감정을 느꼈을 때 그걸 공유할 수 있는 대상들이 있어 감사하다.
특별히, 함께 여행을 다니고 있는 언니에게 감사하다. 언니의 존재가 내 인생에 참 특별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덕분에 우리는 많은 다양한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것에 감사하다.
- 자긍심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은 나에게 엄청난 자긍심을 준다는 것을 느꼈다. 벌써 몇 년 전부터 꿈꿔왔던 ‘세계여행’ 꿈에만 그려왔던 버킷리스트들. 나도 모르게 그 속에 진입해있고,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때 스스로의 선택과 행동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하고 싶다’=> ‘한다’ 이것이 그토록 어려웠던 과거. 지금은 ‘나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야’라고 스스로 생각하게 되었다.
더 단순해지고 괜한 걱정거리와 근심은 많이 줄어들었다.
물론 나는 워낙 복잡한 사람이고 예민한 사람이라, 아직도 내 안의 소용돌이는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느끼고 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스스로 만족하며 사는 법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는 걸.
- 변화
여행이라 그럴 수도 있다. 여행과 일상은 다를 수 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지금 느끼고 있는 것들에 대해 그냥 푹 빠지고 싶다.
여행을 하며 느끼는 것들이 많은데 대체적으로는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라, 말로 상세히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냥 나도 모르게 아주 자연스럽게 나는 변화하고 있다.
그것을 언제 느끼게 되냐면, 한국에서는 어땠지? 지난 몇 년이 어땠지? 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왠지 나는 부정적이었던 과거의 모습들이 자꾸만 떠오르는 것이다.
내가 살면서 이토록 긍정적인 감정들, 예를 들어 감사함, 소중함, 행복함, 만족스러움 같은 감정들을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느끼게 될 줄 몰랐다.
하루에 한 번은 우울한 생각, 걱정거리, 근심, 불안함,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의 속을 파고들어 생각이 생각을 낳게 해서 나를 괴롭혔던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면, 나는 엄청난 변화의 과정 속에 있다.
- 알아차림
그렇다고 모든 방면이 완벽하지는 않다. 모두가 그렇듯 완벽한 인생, 혹은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으니. 하지만 여행을 하며 나의 어떠한 부분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생각보다 참 많이 짜증을 내는 사람이구나. 이럴 때 나는 단 것을 먹거나 그 상황을 우선 피하거나,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구나. 등을 느낀다.
특히 나와는 다른 언니의 태도 덕분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느끼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고, 스스로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도 물론이다.
그래서 간혹 착각한다. 스스로 자신의 언행이 적절치 못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은근히 드물다. 나 또한 24시간 옆에 있는 언니 덕분에 스스로의 언행을 돌아보게 된다. 그걸 알아차린다 해서 내가 더 나은 나로 확 변화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알아차림’이 우선이라는 것은 알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나를 알아가고 있다는 뜻이니까.
- 언니와 함께 여행하며
사실 언니로부터의 심리적 독립을 위해 혼자서 떠나려 한 여행이었지만, 우리 사이에 ‘투명한 탯줄’이 이어져있기라도 한 걸까. 굳이 서로를 떠나 독립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마음이 든다.
쌍둥이 축제에서 만난 대다수의 쌍둥이들은 함께 있을 때 그들의 빛이 더 빛나고 있었다.
우리는 왜 그토록 떨어지려 한 걸까. 이제는 함께함으로써 스스로의 길과 방향을 결정하려 한다. 매일 부딪히면서 서로가 다르다는 점을 상기한다.
세상에 내려올 때부터 혼자서 못 내려와 함께 온 데는 이유가 있을 거다. 함께해야 할 이유.
- 앞으로의 여정
여행을 한 지 100일, 3개월이 지났다. 시간은 빨리 지나간다. 여태 흘려보내 왔던 시간들 중에 가장 만족하는 시간들이다.
앞으로 나는 뭘 하든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내가 하는 선택들이 모두 나에게 선물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인생이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 자꾸 든다. 착각이라면 행복한 착각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미 예정되어 있는 나의 운명일지도.
앞으로의 내가 기대된다. 나의 인생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