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혼자 중국여행
[세계여행] 혼자 중국여행 - 중국 칭다오여행 (1일차-6일차) 후기
세계여행의 첫 종착지는 중국이었다.
어렸을때부터 나는 중국어를 배우기를 좋아해서 성인이되서도 중국어를 쓰는 일을 하고 지내왔다.
하지만 중국어를 좋아한다 해서 중국이 좋다고 느낀적은 없었다.
중국인 친구들도 있고, 중국에서의 어학연수 경험도 있었지만 깊은 애정을 느끼진 못했다.
9박 10일간 이곳에서 지내고 중국친구들의 ‘정’을 느끼면서 진심으로 중국을 사랑하게 되었다.
혼자 다닐때의 경계심, 두려움, 무서움은 눈녹듯이 사라지고 지금은 너무나도 편한 또하나의 고향이 되버렸다.
하루하루 느껴지는게 달랐고, 누구와 함께있느냐에 따라 생각과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
내가 중국어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중국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너무나 감사하다.
덕분에 소중한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고, 좋은 기억들을 잔뜩 가진채 다시 만날 확신을 하며 웃으며 바이바이 했다.
<1일차 - 6일차 (18.02.20 - 18.02.25) 중국 칭다오(청도, 青岛)>
1. 독립출판도서 작가님과의 만남
나의 세계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사람’ 이다.
칭다오에 도착한 첫날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인디작가님을 만났다.
책을 읽고 너무 좋아 평소에 sns 를 눈팅하고 브런치를 통해 몇 번 댓글을 단적이 있었다.
마침 내가 가는 시기에 칭다오에 계시다고 해서 용기를 내 연락을 해 만나자고 했는데
감사하게도 만남에 응해주셨다.
신기하게도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는 걸 발견했다.
쌍둥이이고 우리랑 태어난 날짜가 하루차이라니!! 너무 신기하고 또 반가웠
다.
쉽게 내뱉어지는 말보다 공들여 쓰여진 글에 힘이
있고, 울림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는 자신을 한탄하며 글과는 멀어진 줄 알았
다.
그러다 깊은 울림을 주는 글을 발견하게 되었고,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종을 칠 용기를 얻었달까.
그런 글을 써주신 작가님을 너무나 만나고 싶었기에 용기를 낸 날 이었다.
2. 중국에 대해서 느낀 점
- 지하철의 풍경_02.21
내 옆에는 성인 한 명 앉을 좌석에 아이 두 명이 앉아 있다.
먼저 형인듯한 아이가 앉고 나서 동생에게 앉으라고 권했다.
여긴 유독 아이들이 참 많아 보인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참 사랑하는 것 같다.
다 큰 아이도 아버지와 살을 맞대며 이야기를 나눈다.
칭다오의 아이들은 아직 잘 모르겠으나
우선 목소리가 다들 크고 지하철안에서도 상당히 시끌벅적하다.
서울의 지하철 안의 사람들이 더 많을때도 이렇게 시끄럽진 않았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있으니 조금더 그런것 같다.
그리고 서울에선 모두가 휴대폰만 들여다보는 듯한 인상이었는데
여긴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그냥 멍때리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런데 이 모습이 편하진 않지만 정겹다.
사람들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 춘절(설) 연휴에 도착하니_02.22
춘절 연휴에 중국에 여행가면 아침에 알람을 맞출 필요가 없다.
귀청이 떨어지는 폭죽소리에 안일어나고는 못배긴다.
그리고 길을 걷다가 또 폭죽이 떠졌는데 눈안으로 가루가 날라왔는지 따가웠다.
(나중에 알고보니 북경, 상해같은 큰 도시는 폭죽을 금지한다고 한다. 난 정말 드문 광경을 본 것)
중국에 도착하니 참 불편한것들이 많지만
이전에 겪고 본 경험들 덕에 지금은 그렇게 낯설어 하지 않고 쉽게 적응했다.
- 처음 대화한 중국친구_02.23
여행와서 처음으로 중국인 친구와 대화를 오래 나눴다.
좋은 정보도 얻었고 정치 사회 방면의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다.
오 은근 말이 통한다.
근데 사실 80퍼 센트만 알아듣고 대답하고 또 이어나가는거라 신기하다.
그래도 대화가 된다.
나만 그렇게 느낄려나 ㅎㅎ
중국인들은 대부분 사람들의 관념이 결혼을 할때 남자가 집을 사야한다는 생각이 아직 많다고 한다.
이건 물론 한국도 많겠지만..
나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점점 아예 결혼을 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국도 물론 마찬가지라고 한다.
저성장의 시기엔 중국도 한국도 일본도 다 비슷한가보다.
방값도 비교해보고 월급도 물가도 비교해보았다.
청도는 평균 임금이 5000위안 이란다. 85만원 정도이다.
그런데 방값이 50000위안 이란다. 850만원 와우!
한국은 평균임금이 200만원 이하이고 집은... 휴 잘 모르겠다.
뭐 도시들은 다 이런가보다.
- 중국 젊은이들의 애정행각_02.24
버스에 가만히 앉아 풍경들을 바라보는 것은 또다른 여행의 묘미다
보는 순간 느낀 것들이 여럿있는데 그냥 바라만보다가 메모장을 꺼내든 이유는,
바로 버스정류장에서 남녀가 키스하는 장면을 보게된 것.
거의 먹고 있었다.
근데 키가 비슷해서인지 고개도 안돌리고 하는데 뽀뽀면 좀 더 아름답게 보였을거 같은데 그게 아니었어서 좀 웃겼다.
뭐랄까 키스하는 모습이 타인에겐 저렇게 보여지는건가..
당사자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
중국은 스퀸십에 우리나라보다 개방적인것 같다.
타인을 거의 의식하지 않는다.
어젠 버스안에서 여자가 남자 무릎사이에 끼어 섰는데
음 아무 생각안하고 보면 그냥 그런데
음란마귀가 씌였는지 좀 야해보였다.
하얼빈에서 학교앞 기숙사앞에서 남친 무릎위에 앉아있던 수많은 커플들이 떠오른다.
아침 엊그제 쇼핑몰에서도 일인용 의자에 남자가 앉고 여자가 그위에 앉아 편하게 같이 자는걸 보고 조금은 부러웠나보다.
꿈에 내가 어떤 남자 품에 들어가 거의 쏙 안긴걸 보면..
- 아이들이란 존재의 위대함_02.25
지하철에서 저쪽에 앉아있는 아기를 보고 있다.
펭귄같이 생긴 아기
발이 내 손만하다.
의자에 앉았는데 발이 땅에 안닿는 느낌은 어떤거더라..
맞은편 아저씨가 계속 웃고 말을 건다.
아이가 웃다가 찡그리다가 웃다가 멍하니 쳐다보다가
저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엄마랑 똑같이 생겼다.
뭐라고 저 조그만 입으로 말을 하는데
옆에 엄마와 할머니가 웃으신다.
아이의 존재는 참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구나 싶다
존재만으로도 완벽한,
우리모두가 그랬을테지
아니 그럴테지
3. 혼자서 보내는 시간
- 언어소통의 능력_02.21
소통을 잘 하려면 상대방의 언어에 맞춰서 소통을 하면 된다.
예를 들어 외국인 이란 단어를 외국인인 사람이 한국에서 쓰는 상황이 온다면 이런거다.
“어디 가세요?”를 계속해서 묻지만 못알아들었을 경우
“아 저는 외국인인데(자기나라를 말하지 않고) 어디를 가려고 해요”
라고 답하는 경우, 이건 상대방 나라 사람의 입장에서 말을 한 것이다.
사실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은 외국인이 아닐것이지만
여기서는 상대국가에서는 나는 외국인이 된다.
나는 외국인이라 말하고 싶지 않고 적응이 안되어있지만
내가 그렇게 말하면 상대국가 사람은 빠르게 이해할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우리 모두가 쓰는 언어는 다르다.
상대방의 언어에 맞춰서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정말 소통을 잘 하는 사람인것 같다.
하지만 상대방의 언어를 구사하고 싶어도 내가 그만한 능력이 못되는 경우는 아쉽다.
내가 구사할 수 있는 언어만 사용하기에 소통능력도 딱 그만큼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계속해서 언어를 배우고 싶다.
각국의 다른 의사소통 언어만을 말하는게 아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다른 언어를 캐치해서 배우고 적응하고 맞추는 언어를 구사하고 싶다.
특히 부자들의 언어를 배워보고 싶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도 자신감있고 당당한 그사람들의 언어습관을 한번 배워보고 싶다.
인간은 환경에 취약한 동물이다.
그런 환경을 접한다면 나의 소통의 폭은 또한 넓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 언어를 잘 못한다는 것의 장점_02.25
언어를 현지인만큼 못한다는 건 큰 장점이다.
언어를 능수능란하게 잘하지 못하면 단점이라고 생각하지만
잘 못하면 이득인 부분이 상당히 많다.
우리가 영어를 하든 중국어를 하든 우선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외국인이다.
그런데 영어든 중국어든 할줄 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우선 호감을 사게 된다.
그리고 뭔가 불쾌한 일을 겪었거나 상대방에게 말하긴 민망한 마음의 소리가 일어날 경우
한국인과 한국인 사이에서 말하는것보다 외국인에게 외국어로 전달하는것이 더 쉽다.
나처럼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성격일경우 더욱 그렇다.
너 나 싫어하니? 좋아하니? 등 이런 직접적인 표현을 외국어로는 쉽게 성인에게도 말할수 있다는 점이 우리가 현지인만큼 언어를 못하는 장점이 될수 있다.
때때로 말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배려가 없어보일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마음에 쌓이는 것 없이 소통이 해결된다.
그냥 A는 A이다 가 된다.
A 는 이래서 저래서 안될것 같은데 된다 가 아니라..
심플해진다. 그래서 외국어를 쓰는건 어린아이같은 순수하고 직접적인 표현을 할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 인내심_02.23
서점에 와서 책을 하나 펼쳐들었다.
최대한 쉬워보이는 책을 고르느라 여러번 돌아다녔다.
결국 베스트셀러인걸로 보이는 제목부터 간단한 <我不>라는 책을 집어들었다.
왠지 사진도 많다.
그렇지만 또 휙휙 넘기게 된다.
인내심을 가지고 한글자 한글자 보면 또 이해할 수는 있어도
모르는 단어들은 사전을 찾아봐야 하니 귀찮아진다.
지엔빙을 먹으러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작은 지엔빙집을 발견했다.
메뉴판을 보니 숫자부터 눈에 들어온다.
제일 싼걸 먹을까 하다가 며칠동안 지엔빙을 너무 먹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지라
그래도 조금 가격이 있는 걸 먹어볼까 했다.
근데 뭐가 맛있는지 모르니 어떡하지 고민하는 중
아주머니가 뭐라뭐라 하신다.
무슨말인지 하나도 못알아듣겠다.
마침 옆에 한 아저씨가 지엔빙을 사러 들어와서 먼저 주문하라고 했다.
이것저것 시키고, 채소는 안넣고 뭐는 부야오 부야오
뭐시 전부 부야오면 도대체 뭘 먹는다는거지 싶었다.
그 사람의 지엔빙 3개가 만들어지는 동안
나는 메뉴판을 다시 찬찬히 들여다 보았다.
오 한글자 한글자 곱씹어보다보니 보인다!
베이컨培根이라는 단어가 드디어 보였다!
무조건 저걸로 먹어야겠다 싶었다.
그리고나서도 다른 메뉴들도 한글자 한글자 뜯어보니 조금씩 보인다.
하지만 그래도 안먹어본 것 들 같아서 그냥 패스
칭다오 온 첫날 숙소를 찾으러 돌아다닐때도 그랬다.
온 천지에 한자들 뿐이라 눈에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음을 멈춰 한 글자 한글자 뜯어보며 내 숙소가 맞나, 지도상의 위치가 맞나를
찬찬히 살폈더라면 한시간이나 근처에서 헤매진 않았을 것이다.
내 성격의 조급한 부분과 직진본능덕에 헤맸었지만
앞으로는 조금 더 걸음을 천천히 하며 주위를 찬찬히 관찰하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봐야겠다.
그러면 보인다. 아는 한자들이 날 보라고 손짓한다.
그럼 되게 반갑고 뿌듯하다.
어릴때 처음 읽은 줄글만 있는 책은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었다.
그전까지는 만화나 그림이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지 않으면 책을 읽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린나이에는 인내심이 더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글자를 한 자 한 자 뜯어보고 관찰하기엔 그 다음 장면이 뭐가 나올까 호기심이 더 컸던 탓일까.
그 속에 엄청난 마법같은 힘의 장면이 존재하는것을 알고나서부터는
줄글이 술술 읽혔다.
어머니의 저녁 먹으라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언니의 부름도 듣지 못할 정도로.
해리포터의 세계에 빠져서 나오지 못할 정도였으니
이제 해리포터 세계에서 벗어나온지 오래 되었다.
그렇게 많은 책을 읽어왔음에도 그때만큼 흡입력 있는 독서를 하진 못했다.
또 다시 나에게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순간
나는 그 세계로 빠져들어가게 될까.
- 두려움 < 호기심_2.27
혼자 다니는 여행이 두렵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두렵긴 한데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더 크다.
두려워하는 마음보다 호기심이 더 커서 두려워도 그냥 하고, 그냥 간다.
- 매일 끼는 반지_02.27
매일 반지를 낀다.
세계여행 전 만든 두개의 반지
하나는 친구 오리와 함께 우정반지로 만든 나무반지이고
하나는 팔찌공방 팅클유에서 새긴 반지이다.
여기는 Carpediem 이라고 글자를 새겼다.
내가 어느 곳에 있든 어느 상황에 있든 그 순간을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은 글귀다.
순간을 소중히 하는 마음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참 중요한것 같다.
여행을 하며 때때로는 휴대폰을 꺼내들지 않고 그저 이 순간을 느끼고 싶을때가 많다.
하지만 생각과 느낌은 흘러흘러 기록에 묻히지 못한채 지나갈때가 있어 가끔은 이렇게 휴대폰을 꺼내들어 기록을 남긴다.
- 나의 생활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서_02.22
나의 있는 그대로를 진정으로 알아보고 안아주기 위해서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기 위해서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을 벗어나 여행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며 생생하고 쾌활하고 역동적이고 따뜻한 일상의 모습들을 바라보기 위해서
나는 떠나왔다.
다른것은 많아도 결국 같은 것이 사람의 인생인것 같다.
여행자의 걸음걸이로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다.
초심자의 마음을 갖게 된다.
그것은 나의 마음을 진실로 빠르게 뛰게 하고
묵혀둔 호기심을 톡톡 건드리기 시작한다.
눈을 크게 뜨고 이곳 저곳 다양한 모습을 바라보고 싶어지고
온몸으로 느낀 감정과 감각들을 잊지 않고 싶어
눈을 감고 지금 들리는 소리와 냄새 감각을 느껴본다.
창 밖의 누군가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바라본다.
저들과 내가 다른게 무엇이겠나
여행자의 시선이라는 안경을 쓰게 되면
세상이 낯설어지면서 새롭게 보인다.
그때의 온 몸을 휘두르는 약간의 긴장감과 설렘은
내가 있는 곳을 신비한 에너지가 발산되는 마법같은 곳으로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