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쓰는 친구가 있어 행복합니다

2023년 11월 25일 토요일

by 라라앤글

2023년 11월 25일 토요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슬초브런치프로젝트의 첫 오프라인 모임 날이다. 단톡방에서만 소통하던 그녀들을 직접 대면하는 날이자, 오랜 시간의 팬심을 고이 담아 나의 선생님을 처음으로 뵙는 역사적인 날이다.

선생님께 사인받을 책, 선물할 책, 깜짝 이벤트인 출판사 신고확인증, 선물할 책갈피, 셀카봉까지 전날 준비한 가방을 열어보고 또 열어본다. 뭐 빠진 게 없나 살펴봐도 더 넣을 건 없는데 자꾸 뭐 하나가 빠진 것만 같아서 불안하다.

이런 두근거림은 언제 마지막으로 느껴 봤는지 모르겠다. 남편과 연애할 때 느껴 봤나? 결혼식장 입장할 때 느껴 봤을까? 도무지 언제 느껴본 감정인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이렇게 설레었던 적이 없다. 보고 싶은 고교 동창생들을 만나러 가는 길도 이렇게 떨리지는 않을 것 같다. 흥분과 설렘을 가득 안고 서울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슬초브런치프로젝트 1기의 드레스코드는 레드, 2기의 드레스코드는 블루.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과 소품에 레드와 블루만 봐도 심장이 두근 거린다. 저 사람도 혹시 이은경선생님의 문하생? 오늘의 멤버인가?

서울역 근처 모임장소는 지하철 1호선 3번 출구인데 공항철도에서 내린 나는 서울역사 3번 출구에서 길치가 되어 버렸다. 초행길도 어플 지도 보고 척척 찾아가는 사람인데 어지간히 긴장을 한 모양이다. 서울역사 3번 출구를 들어갔다 나왔다 제정신이 아니다.

벌써 모임장소에 도착했다는 그녀들의 소식을 듣고 정신을 가다듬어 길을 찾아 나선다. 연결된 지하도로 갔으면 금방인 길을 지상으로 나가 건널목 네 개를 건너 도착하는 바보 같은 짓을 했다. 바보가 되면 어떠하리 곧 그녀들을 만나는데.





아름다운 선생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은경입니다."

"와~~~~~~"

여느 콘서트장의 열기가 이 보다 더 뜨거울 수 있을까? 우리는 그녀의 제자이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 유튜브 강의로, 초등 교육서의 독자로서 그녀의 팬이었다. 여신이 따로 없다. 선생님은 실물이 100배 1,000배 더 이쁘고 아름다웠다. 남자 선생님이었으면 큰 일 날 뻔했잖아. 여자한테 이렇게 반해도 되는 건가 싶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의 선생님 강의에 집중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긴다.


슬초브런치클럽 개인 미션

1. 브런치 글 발간(최소 100편)
2. 인스타그램 운영(초단편 에세이)
3. 읽고/쓰고/운동하는 루틴 정착시키기
4. 더 다정하고 성숙한 어른으로 살아보기
5. 다이어리 1년 치 꽉 채우기



글을 쓴다고 하여 당장 직장을 때려치울 수도, 살림을 때려치울 수도, 육아는 더더욱 때려치울 수가 없다. 모든 일상을 살아가는데 글쓰기를 더 하는 삶. 우리는 그런 삶을 살아가야 한다.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나의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 가족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도 잊지 말라고 하셨다. 우리의 선생님이기도 하지만 작가의 삶을 살아가는 선배 작가의 말이기에 더욱 신뢰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글쓰기 멘토이자 삶의 멘토 이은경! 그녀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혼자였으면 진작에 포기하고도 남을 프로젝트였다. 뭐든 하면 적극적으로 하는 성격이기는 하지만 결혼과 육아로 많은 일상에 변화가 찾아왔고 나이가 먹을수록 귀차니즘의 노예가 되어 가고 있었다. 뭔가를 해야 할 거 같아서 얼떨결에 시작한 글쓰기였지만 함께 하는 100여 명의 동기가 없었다면 나는 진작에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다. 거금 들여 시작한 P.T도 귀차니즘으로 돈을 날려버린 전적이 있는 나였다.

첫 숙제부터가 귀찮았다. 글쓰기 주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라니, 더군다나 주제에 맞춰 제목을 10개나 뽑아야 했다. '아~ 선생님 저는 여기까지 인가 봐요. 수강료는 돌려받지 않을게요. 그걸로 맛있는 거 사 드세요'

전하지 못한 내 마음이었다. 그러나 나는 2기 단톡방의 반장이 되었고, 반장이니까 숙제를 안 할 수도 없는 처지가 되었다. 하다 보니 동기들과의 소통에 재미가 붙었고, 앞에서 끌던 뒤에서 밀던 함께 가는 친구들을 응원하며 더없이 신나 하는 나의 모습과 마주했다. 이렇게 열심인 너 오랜만이다.



우리의 글쓰기 원동력이 되어줄 라라앤글



함께 꾸준히 쓰기 위해 준비했던 <출판사 신고확인증> 이벤트도 너무나 기뻐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지역소모임, 특성화소모임을 만들고 그 어떠한 모임도 <기승전글쓰기>를 향해 가자고 약속했다.

참 선한 사람들이다. 선한 사람들이 글쓰기로 모였는지, 글쓰기를 시작해서 선한 사람들이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같은 출발선상에서 먼 길 떠날 여행의 동반자를 만났다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반장으로서 너무나도 많은 감사 인사를 받았고,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들어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응원을 열심히 했을 뿐인데, 나의 응원으로 힘을 얻는다고 고마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응원을 받고 기운내는 사람들에게서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는 걸 다시한번 깨달았다. 결국 한 사람만의 수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모두에게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독서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책에 대해 나눌 사람이 없어 아쉬웠다. 미디어가 발달한 세상 이라지만 나만 독서를 하는 건 아닐 텐데 왜 나의 주변에는 책 읽는 사람이 없을까. 이제 그런 아쉬움은 없다. 쓰기를 하는 사람들이라 당연히 읽기도 많이 하고 있다. 같이 읽은 책에 공감하고 서로 읽을 책을 추천할 수 있는 친구들이 생겨 너무 좋다. 혼자만의 고독한 싸움인 글쓰기에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 행복하다. 사는 지역, 나이, 성격, 환경 모든 것이 다르지만 우리는 이미 동기라는 이름의 친구가 되었다.

취미가 같은 사람들이 모이면 재미가 없을 수 없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읽는 취미에 쓰기라는 같은 목표가 있고, 앞으로 쓰기도 우리의 취미가 될 것이 분명하기에 우리의 모임은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내 삶의 활력소. 어여쁜 그녀들은 나의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혼자라면 지치고 외로울 글쓰기 여정에 서로를 독려하며 함께 갈 100명이 넘는 친구들이 생겼다. 빠르게 쓰는 친구, 느리게 쓰는 친구, 내향형 친구, 외향형 친구, 이제 만난 지 얼마 안 된 다양한 친구들이기에 서둘러 우정을 쌓으려 애쓰지 않겠다.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의 우정은 견고하고 두터워지리라.




친구들 함께 가 봅시다! 글쓰기의 세계가 아무리 외롭고 멀다 해도 서로를 응원하며 격려하며 한 명도 낙오되지 않도록 끝까지 가 봅시다! 함께 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참으로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글태기가 오면 나반장의 외침을 기억하세요 "글 내놔!"



산, 강, 그리고 도시만을 생각한다면 세상은 공허한 곳이지만, 비록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우리와 같이 생각하고 느끼는 그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 지구는 사람이 사는 정원이 될 것이다.
- 괴테 -




이 날 나반장은 2024년 슬초브런치프로젝트 2기의 회장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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