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어나서 학생의 시기를 거치고 일정 시기가 되면 당연하게 취업전선에 뛰어듭니다.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도 다양합니다. 전공에 따라, 급여에 따라, 회사와 집과의 거리에 따라, 좋아하는 일에 따라...
저는 교육을 전공했지만 대학원 학비를 벌기 위해 우연히 쇼핑몰 cs로 취업을 했고 빠른 승진으로 20대에 팀장이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일과는 거리가 멀었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좋아서 하는 일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한 달은 금세 지나가고 월급날 급여는 통장을 스쳐 지나갑니다. 직원들을 봐도 디자이너 정도만 빼면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도 드물었습니다.
세월이 지나고 나이를 먹으며 직장인의 연차가 늘어갈수록 일에 대한 고민은 사치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더럽고 치사해도 월급 받으려고 일하지, 누가 좋아서 일하냐?"
직장인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저를 포함해 많은 친구들 중에도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즐겁게 직장 생활하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웠거든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엄마의 손을 덜 타게 될 때쯤 다시 일을 시작했지만 철저하게 급여 위주의 선택일 뿐이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뭔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10년 넘은 경단녀가 다시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정경제에 숨통이 트이고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만 같아서 좋았습니다.
브런치작가가 되고 글을 쓰며 삶에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비로소 내가 좋아하는 일이 글쓰기라는 것도 깨닫고 내 인생에 다시 봄날이 찾아온 것만 같았지요. 나의 글을 기다리는 사람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지만 스스로 글을 홍보하기로 마음먹고 인스타그램에 글을 하나씩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내 계정에 에세이를 썼다고 광고를 해도 글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네요. 안 되겠습니다. 내 글을 읽어줄 사람을 찾아 나서는 수밖에요. 에세이를 읽어줄 사람.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 누구지? 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겠네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찾아 팔로우를 신청하고 소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을 <북스타그램>이라고 부르더군요.
오랜 시간 독서를 좋아했지만 주변에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눌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온라인상에서 책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읽고 책이 일상인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그들과의 소통이 즐거워졌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 쓴 에세이를 알려도 대단하다 멋지다는 칭찬을 들으니 기분도 좋고요.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읽기와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나의 에세이를 셀프 홍보하다 보니 원래의 목적대로 글의 조회수도 올라가고 구독자도 늘어나서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어라? 책을 읽는데 돈을 번다고요? 어떻게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책으로 돈을 번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나도 가능한 일인가? 나는 분명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내가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좋아하는 일로 돈까지 번다면 그것보다 더 행복한 일이 없을 것 같은데요. 과연 내가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