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사진 - <관상> 캡처
"나작가님을 반장으로 추천합니다!"
물 한 목음 마시고 온 사이 작가님들의 추천과 찬성으로 브런치작가프로젝트 2기 소통방의 반장이 되었다. 분위기가 내 쪽으로 쏠려서 그랬을까? 선뜻 "제가 하겠습니다" 손드는 작가님은 없었고, 사양하거나 뺄 분위기도 아니었기에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하고 반장을 받아들였다. '내가 너무 말이 많았던 건 아닐까?' 반성의 시간을 가져 봤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뭐 어쩌겠는가 반장의 임무가 주어졌으니 열심을 다하는 수밖에.
사실 반장이라는 이름이 낯설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이쯤 해서 아무도 궁금하지 않은 나반<長>의 역사를 기록해 봐야겠다.
- 초등학교 다수의 반장/부반장
- 대학교 학년 과대 및 과 대표 학생회장
- 쇼핑몰 CS팀장/ 오픈마켓 고객센터 운영팀장
- 남배우 팬클럽 1기 회장
- 다수의 모임 총무
그래 너 잘랐다. 잘난 척은 집어치우고 도대체 모임에서 어떤 사람 이길래 운명처럼 <長>이 되는 것일까?
ESFJ -집정관
이들은 친절하고 예의 바른 태도가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강한 책임감을 느끼곤 합니다. 또한 관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성격으로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가족과 공동체를 하나로 모으기 위해 스스로 책임을 짊어질 때가 많습니다. 집정관은 이타주의적인 성격으로 다른 사람에게 보답하고 다른 사람을 돕고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출처 - https://www.16personalities.com/ko
타고나기를 밝게 태어난 건지 매사에 긍정적이고 활기찬 나를 MBTI는 이렇게 정의해 준다. 내가 생각해도 대부분 맞아떨어지는 설명이다.
대체로 사람이 모인 곳에서 먼저 밝게 인사를 건네는 편이다. 모임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긍정과 응원의 메시지를 쏟아낸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누구보다 발 빠르게 도움을 주고자 답을 찾는다.
업무/카톡/검색 멀티태스킹이 가능해서 언제든지 내 사람들을 챙기기 바쁘다. 간혹 가볍게 던지는 농담에 호응해 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하루가 다 뿌듯하다.
이번 모임에서는 많이 배워야 하는 입장이기에 모임의 반장이 되는 건 조금은 귀찮은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단톡방에서 누구보다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였으며 모두 함께 파이팅 해서 좋은 작가가 되어 보자고 신나게 수다를 떨지 않았던가.
'제일 많이 떠들었으니 그래 니가 반장 해라'
작가님들의 속마음이 아니었을까? 그러니 누구를 탓하랴. 내 행동에 따른 결과인 것을.
나이가 들어갈수록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40 중반에 만나 같은 목표를 향해 과제를 수행해 나가는 동기들과의 대화가 어찌 즐겁지 않았겠는가. 핑계일 뿐이다. 무료하던 일상에 수다가 제일 신나고 재미있었다.
출처 - pixabay
소통방을 만든 방장일 뿐이다. 그러나 모두가 나를 <반장>이라고 불러 주었고 아무도 부여하지 않은 책임감을 스스로 짊어지었다. 삶이 다른 100여 명이 모인 단톡방이다. 혹여라도 받아들이는 글자의 의미가 달라 날카로운 말로 상처를 주고받지 않을까 염려되었다. 제일 먼저 서로가 상처 주지 않도록 이쁜 말을 하자고 공지를 올렸지만 모두 착한 사람만 모인 걸까? 서로를 배려하는 고운 말만 오가는 단톡방이라서, 싸움은 일어나지 않나 눈에 불을 켜고 대화를 살피는 수고를 덜게 되었다.
읽기만 하던 사람들의 처음 글쓰기는 어렵고 힘든 숙제였다. 소재의 평범함에 좌절했고 과연 내가 잘 쓸 수 있나 자신감이 하락하는 순간을 빈번하게 맞이했다. 그때마다 이모티콘으로 춤을 추며 부지런히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우리 방의 모든 작가님들이 다시금 힘을 내어 글쓰기로 한 걸음씩 나아가기를 바랐다. 나 또한 첫 과제 제출에 자신감이 하락하여 의기소침했던 순간이 있었지만 동기 작가님들의 응원으로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서로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는 글쓰기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에 충분했다. 물론 활발한 E 작가들의 빠른 대화에 참여하지 못하고 긴 글이 피로한 I 작가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분들께는 이 글을 통해 죄송한 마음을 전해 본다.
합격의 소식이건 불합격의 소식이건 브런치스토리로부터 어떠한 답이 오는지 빠른 예시를 보여 주고 싶었다. 생각지도 못한 이른 합격으로 반장으로서 체면을 살릴 수 있어 한시름 놓는 순간이기도 했다. 모든 과제에 선생님께 칭찬받는 반장이고 싶은데 글쓰기 실력이 따라가지 못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출처 - pixabay
모두가 병아리 작가이다. 누가 쓰레기 초고를 갈고닦아 빛나는 보석으로 만들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꾸준한 글쓰기로 멋진 작가로 성장할지, 다시금 읽기만 하는 독자로 돌아갈지는 각자의 몫이다. 바람이 있다면 모두가 함께 손 잡고 성장하는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칠 때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쉬고 나서 다시 글 쓸 용기를 주는 단톡방이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5년 후쯤 <작가>라는 이름에 걸맞게 멋진 책 한 권 출간하는 기쁨의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날이 올 때까지 나반장은 꾸준히 글을 쓰며 이 방을 지켜 나가고 싶다.
마지막으로 정재오빠가 되어 질문합니다.
"어찌, 내가 반장이 될 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