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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버튼 사용하기

by 라트

소프트. 하드. 이렇게 쓰고 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아이스크림이다. 스마트폰 이야기를 하는 글에서 갑자기 뜬금없이 아이스크림이 웬 말인가 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렇다.


<소프트>하면 생각나는 것은 삿포로에 여행 갔을 때에 먹었던 '라벤더 아이스크림'이 떠 오른다. 라벤더 향이 느껴지는 달콤한 아이스크림의 맛은 내가 먹었던 아이스크림 중에 최고의 맛 중에 하나로 기록할 수 있을 거 같다.


<하드>하면 떠오는 것은 어린 시절에 먹었던 딱딱한 아이스바가 생각한다. 줄이 달린 아이스박스에 막대 아이스바를 넣고 다니며 판매하던 아이스크림 장사의 외침도 함께 생각난다. "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 하면서 외치면 나의 입에서는 침이 고이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서, 없는 주머니 사정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돈을 지불하고 아이스케키를 사 먹었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과 마트나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러 갔을 때에 내가 주로 고르는 아이스크림이 비비빅이다. 아이들은 이야기한다. "아빠는 비비빅이지." 아이들이 이렇게 이야기하면서도 내가 비비빅을 고르는 이유는 정확히 모르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아빠는 지금 비비빅을 먹으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맛보고 있다는 것을.


약 30여 년 전에 내가 컴퓨터를 공부하겠다고 하니, 지인 중에 한 분이 말씀하셨다. 컴퓨터를 공부하려면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를 공부하라고. 당시에는 소프트웨어가 그리 많이 개발된 것이 없던 시절이었다. 컴퓨터를 사용한다 해도, 사무용 서류를 작성하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컴퓨터를 잘하는 사람의 기준이 컴퓨터의 구조를 알아서 컴퓨터 하드웨어를 조립하는 정도의 수준이라면, 대단한 컴퓨터 실력자로 인정받던 시절이었다.


그러던 시절에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그분의 예지력은 대단하였다고 생각한다.


소프트웨어가 대단하다고 생각되지만, 하드웨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분야이다. 소프트웨어가 아무리 발전하여도 하드웨어가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다양한 생각과 지식을 지니는 소프트웨어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건강한 육체의 하드웨어가 존재하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소프트웨어인 생각과 지식은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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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통신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컴퓨터과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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