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여행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치앙마이에서 한 달을 살면서 다짐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림을 매일 그리는 것이다.
그 장소에서 그리고 싶은 것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오래도록 머물면서 그림을 그리는 일.
그 배경을 뒤로 한채 그렸던 그림을 들고 인증샷을 찍는 것도 멋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곳에 와서 처음 보는 것들을 뒤로 한채 한 사물을 집중해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나처럼 산만하고 새로운 것에 굉장히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여행 전에는 가능하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2주정도 속성으로 연습했다. 속성이라는 것 자체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다. 그것은 그림은 물론 다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약 책을 내고 싶어서 글을 쓴다고 해보자 그게 과연 하루 아침에 가능한 일이냐는 것이다.
이제 치앙마이 여행 끝이 보인다. 여행이라는 것에 욕심부리지 않고 그림에 집중하자는 계획안 물거품이 되었다. 그래도 남은 시간은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소박한 카페에 앉아서 지금까지 보았던 그림을 그리기로 한다. 베트남, 대만에 가서도 무엇을 관광하거나 그러진 않을 것 같다. 정말 로컬답게 지내면서 마음에 드는 카페에 들려 그림을 그리고 적당한 공원에서 산책하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관광은 혼자서 하면 청승맞기 짝이 없기 때문에 이제 로컬스럽게 여행하고 좋아하는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글도 열심히 써보련다. 초심자의 힘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