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06.내가 너의 위로가 되어줄게.

EP.06 봄과 나비

by RASKO

EP.06 봄과 나비


나는 가을과 겨울 사이에 태어났어.

한동안 따뜻한 공간에 머물며

그들의 보살핌을 받았지.


어느샌가 창밖으로

초록의 잎사귀가 피어났고


곧 연분홍빛 점들이

눈앞에 가득해졌어.


눈이 부시게 밝은 햇살 아래

잔잔한 나뭇가지들이

태양을 향해 손을 뻗었고


나 역시 그들처럼 태양을 향해

자라날거라 생각했어.


어느날 엄마는 나에게

푹신하고 따뜻한 옷을 입혔어.


그리고는 나를 유모차에 태워

밖으로 향했지.


세상에는 신기한 것들이 가득했어.

나는 그것들을 내 손끝의

감각으로 만지고 느끼고 싶었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내게 무언가 말을 하는 듯 했어.


"이리오렴 아가야.

이세상 모든 것을 얼마든지 만끽하렴."


나비 한마리가 날아와 나를 유혹했어.


"이제 그곳에서 나오자."


나는 끙끙거리며 엄마에게

나비의 말을 전달하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어.


하지만 곧 나의 불편함을 느낀 엄마는

나를 그곳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어.


그녀의 따뜻한 손이 내 손을 잡았어.

그녀의 손은 우주엄마의 공간처럼

부드럽고 따뜻했어.


나는 시선을 돌려 오른쪽에 있는

파란 잎사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꽃잎,

그리고 내 곁을 지켜주는 나비를 바라봤어.


눈앞의 모든 것들이 내게 속삭였어.

"예쁜 아가야. 우리는 널 사랑한단다."

keyword
이전 05화05.내가 너의 위로가 되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