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병

by 산딸기

내 마음의 병을 고치기 위해선 임신이 되어야한다.

내려놓아야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쉽지 않다.


지난 여름의 시작 즘, 여행을 다녀오고 마음이 편안한 상태였다.

결혼 3년차에 장거리부부라 늘 준비는 하고있었지만, 생각보다 쉽지않았다.

조금 일렀지만 테스트기에선 1줄이 나왔고,

피가 보여서 이번 달도 안되었구나 생각하고 넘겼다.

대수롭지 않았다.


그런데 생리가 시작하지 않았다. 뭔가 이상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야간 출근 전, 테스트기를 하니 2줄이 나왔다.

너무 놀란 마음에 남편한테 전화를 했다.

생각치 못해서 둘이 너무 놀랐고

엄마랑 전화하면서 울었다. 평소처럼 뛰어다니지 말라는 엄마의 말에 더 울었다.

어린애처럼 아직도 엄마를 보채는 내가, 산딸기의 엄마가 되었다.

여름이 시작되었다.


아기 신발, 아기 양말을 사고 매일 매일 바라봤다.

나와 남편을 닮은 아이가 세상에 생겼다니?

내 몸에 또 다른 생명체가 있다니?


평탄하지는 않았다.

난황이 작다, 아기 심장 박동수가 작다.

너무 걱정이 되어서 매 주 병원을 갔다.

병원을 다녀와서는 인터넷에 매번 찾아봤다.

결과적으론 다 초기 유산이 되었다는 내용이었고, 글을 읽으며 매일 울었다.

내가 뭘 해줄 수 있을까? 내가 너무 뛰어다녔나? 내가 인스턴트만 먹어서 그런가? 내가 잠을 못자서?


그 와중에 매번 커지고 있는 산딸기였다.

입덧이 시작되었고 여전히 불안했다.

회사에서도 업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불안했다.

잘못되면 어떡하지?


단축근무중이었으나 퇴근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평소 퇴근 시간보다 더 늦게 퇴근하고,

바로 뭔가 찜찜한 마음에 불안해서 남편과 같이 병원에 갔다.


의사 선생님이 보더니 말이 없으셨다.

한 참 보시더니 심장이 안뛴단다.

내가 봐도 아무것도 안움직인다.

불과 삼일 전에 초음파를 봤는데...

산딸기 크기는 조금 더 자랐더라.


믿을 수 없었고, 눈물을 참고 다른 병원을 갔다.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아기 크기를 보아 오늘 심장이 멈춘것 같다.


병원 건물 밖에서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내가 오늘 연장근무만 안했으면

일찍 퇴근해서 집에 누워있었으면


탓 할 곳이 필요했다.

내 잘못이 아니라는걸, 나 스스로 방어하고싶었겠지.


울면서 말도 못하고 내 휴대폰으로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남편에게 넘겼다.

남편이 얘기를 했다.

문제가 조금 생겨서 대신 전화드렸어요. 당분간 출근을 못할 것 같아요.


정말 펑펑 울었다. 꺽꺽에 가까웠다.

8주차에 나는 유산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