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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준 Aug 27. 2020

#2. 엑셀을 잘하면 집에 빨리 갈 수 있어요?

사회초년생 신입 마케터로 살아남기

25년 살면서 엑셀보다는 한글을 생활화하면서 살아왔다.

엑셀로 무언가 할 줄 안다고 하는 거라면, sum함수가 전부였다. 


실제로 대학교때도 엑셀보다는 파워포인트라든지, 워드로 과제를 해가는게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2020년 3월 쯤, F사 디지털 마케팅 스쿨에서 엑셀 수업을 처음 듣고 거의 수업 최초로 멘탈이 붕괴되었던 것 같다. 


나는 잘 몰랐지만, 주변 수강생 분들은 적잖게 놀라신듯하였다. 


'용준님이 엑셀에서 헤맬줄이야~'


'다른 더 어려운 툴도 잘 하면서 엑셀에서 헤매니까 이상하네요 ㅋㅋㅋ'


4시간 만에 여러가지 함수와 엑셀의 꽃 피벗을 배운다는 건 그때의 내 실력으론 부족했다. 

이건 이미 내 스스로가 체감하고 있는 거지만, 직접 배운 걸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거라면 툴이든, 매체든 정말 재미있게 공부하는 것 같다. 왜? 바로 써먹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엑셀은 실무에서 직접 사용해보지 않는 이상, 이론에서 머물거라는 걸 그 당시 마케팅 스쿨에서는 느꼈기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다. 


그리고 열심히 하지 않았던 대가는 인생 첫 면접에서 쓰디쓴 말 한마디를 들었다. 


'포트폴리오를 보니까 엑셀이 다른 툴보다 약하네요?'


그렇다. 나는 다른 툴은 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어도, 단 하나 엑셀만큼은 잘한다고 떳떳하게 말하지 못했다. 

당연히... 첫 면접은 불합격. 


다른 분들과 비교를 했을 때, 내가 가장 떨어지는 건 단연 '엑셀'이었다. 

면접에 떨어지고 엑셀 책을 사서 독학을 시작했다. F사 인터넷 강의로 엑셀을 들었다. 

단축키나 이런 부분은 조금 알게되었지만 여전히 잘한다고는 말하지 못했다.


입사를 하고나서 UTM생성이라는 업무를 맡게 되었을 때 가장 두렵고 무서웠던 건, 신입 주제에 기준을 짜는거나 컨펌을 받는게 아니었다. 바로 'UTM 생성 시트'가 구글 스프레드 시트라는 것이 제일 두려웠다. 

그래서 팀장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팀장님, 사실 엑셀을 할 줄 알지만, 함수를 잘 모릅니다...'


그때부터 팀장님은 나에게 실무에서 사용하면 유용한 함수 리스트를 뽑아주고, 공부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 

iferror, vlook up, sum, ifsum, if, ifna 여러가지 함수를 알려주시면서 단순히 이 함수가 어떤건지 아는 것이 아닌 실제로 응용을 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 


'용준님, 함수를 알면 알수록, 단축키를 알면 알수록 집에 빨리갈 수 있어요. 용준님이 1시간 걸려서 만든건 이 함수를 사용해서 만들면 10~15분이면 끝나는 일이예요.' 


충격이 오면서 동시에 무조건 공부해야겠구나라는 동기부여가 미친듯이 들었다. 

그 날부터 퇴근을 하고, 팀장님이 알려주신 엑셀 함수를 하나하나 구글링하면서 익혀나갔다.

전부 다 완벽하게 숙지하지 못했지만 어느정도 함수를 사용할 줄 알게 되고, 논외로 엑셀 단축키 기본적인 것까지 공부하면서 실무에서 바로바로 사용하도록 자주 사용하였다. 


UTM 생성 시트를 만들면서 vlook up을 익히고, 데이터를 합치면서 iferror를 사용해보고, 그 외의 ctrl+shift+v라든지, ctrl+space, shift+space등의 여러가지 단축키를 외웠다. 

실제로 단축키를 외우고 함수를 사용하고 나서 눈에 띄게 속도가 붙은건 사실이다.

다른 회사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인하우스 데이터 마케터인 나는 웬만해서 엑셀 스프레드시트로 보고서를 만들고, 그 스프레드 시트를 시각화하는 "구글 데이터 스튜디오" 로 보여드리곤 한다. 


아직 모르는 함수가 많고, 수식을 봐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가끔있지만, 엑셀로만 본다면 이전에 비해 확실히 성장했다는 게 체감이 되니까 행복하다. 

그래도 경험 상, 엑셀을 초반에 어느정도 해놓짐 못하면 확실히 실무에서 지옥을 맛볼거라고 감히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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