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닦는다는 게 종교적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다. 나는 따지자면 (야매)불교신자인데, 내가 말하는 도 닦기는 불교에서 말하는 도 닦기와 가장 비슷할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수양 말이다.
골프를 치기 전까지 골프란 그저 채를 휘둘러 공을 치는 단순한 운동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웬걸. 나는 골프를 치며 어느 새 내 자신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깨닫고 있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지금 깨닫고 있는 것들은 내가 이 나이 쯤엔 이미 알았어야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테면 갑작스럽게 끓어오르는 화를 삼키거나 다스릴 줄 아는 법, 내가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내 자신을 들여다보는 법, 감정에 있어 공과 사를 구분하는 법 따위.
이걸 여태 안 익히고 뭘 했냐... 면, 글쎄. 나도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 이건 내가 성인 ADHD 진단을 받은 것과 깊게 맞물려 있지 않을까? 나는 내가 죽도록 하기 싫은 건 엄마가 귀에다가 수 천 번 이야기 해도 귓등으로 흘렸던 사람이니까.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의 내가 골프를 치면서 화를 좀처럼 못 참거나 매사 조급해 하는 내 스스로를 조용히 관찰할 수 있게 되었고, 미처 익히지 못한 감정 조절법이나 내게 부족했던 삶의 태도들을 지금이라도 조금씩 익혀나가고 있다는 점일 테다.
분명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인생을 새로 배우는 것 같은 기분이 한두 번 드는 게 아니다.
누구는 독서로, 누구는 요가로 마음을 다스리는데 내 수양은 어쩌다보니 골프가 된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감히 내 정신수양법이 된 골프라이프에 대해 써보려 한다. 당연히 내가 얼마나 골프를 잘 치는지 따위를 말하려는 건 아니다. 뉴비가 쳐봤자 얼마나 치겠는가?
내 골프가 스포츠인지 정신수양인지 구분도 안 되는 와중에 부장님 개그 하나가 머릿속을 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