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보다 높이 나는 것도, 눈 덮인 산꼭대기들을 내려다보는 일도, 멀리 바라만 보았던 별들이 손에 잡힐 듯 훨씬 가까웠던 순간도, 모두 경이로운 경험들이었다.
그러나 가장 기억에 남는 풍경은 바로, 착륙하며 내려다 본 땅의 모습이었다. 잘 쪼개진 밭들은 마치 초콜릿 같았다. 그 사이사이를 달리는 차들은 개미처럼 너무도 작았고. 집들은 모눈종이 두 칸 정도의 크기였으며, 어떤 길과 골목들은 마치 종이 위에 낙서한 미로 그림 같았다. 사람이라고는 전혀 보이지도 않는 풍경.
그 때 어딘가 공허해지는 기분이 있었다. 지구는 이렇게나 크고, 우리는 이렇게나 작다는 것을 실감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더 많이 갖고 싶어 아웅다웅 다투고 있으니 이 얼마나 슬프고 어리석은지.
그러나 동시에, 이 허무 앞에서 드는 다른 마음도 있었다.
우리는 이렇게나 작으니, 우주에 비하면 참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갈 찰나의 생을 살겠구나. 그러니 우리는 아끼고 사랑하기에도 바쁜 삶이겠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내 주변을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무색하게도, 여행을 마치고 몇 개월이 지난 지금, 나의 마음은 다시 옹졸해졌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여행하며 보고 듣고 느낀 모든 사랑스러웠던 것들에 대해 적어보기로 했다.
기억은 유한하지만 기록은 유구하니, 또 언젠가 너무 지치고 증오와 분노로 마음이 힘들어질 때 이 기록을 다시 돌아보면 다시 또 조금이나마 사랑할 마음이 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