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이 따라 엄마도 외국어 공부... 관심사 공유
아이 따라 엄마도 분발했던 외국어 공부로 실력도 향상되고 관심사 공유로 이어진다.
영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라니까 자의보다는 타의에서 익힌 거 같다. 어느 날 마트에 갔다가 '장원한자/중국어' 홍보 코너를 지나며 아이가 손을 끌고 가서 시켜 달라 했다. '중국 인구가 가장 많잖아. 그럼 중국어도 알아야 하잖아. 한자 알면 국어도 쉽더라.'라고 4살 아이로부터 먼저 말을 들었다. 그저 자발적으로 하겠다는 아이가 기특하기도 하고 '다들 학습지 하나 이상은 할 텐데...' 생각하면서 그 자리에서 주문서를 작성했다. 사실 한자는 직접 알려줘도 될 거 같은데 아까운 지출이란 생각이 꽤 들었지만, 워낙 선생님을 따르는 아이의 성향도 존중하고, 주기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을 테니까 더 이상 계산적이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그 때 아이의 자기주도의 산물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용산구청에서 운영하는 원어민외국어교실을 3학년부터 수강할 수 있었기에 1대 1 학습지 교사와의 수업으로 다져진 기초를 바탕으로 3학년부터는 회화로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구청 지원으로 이뤄지기에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합리적이고, 소규모 학생과 원어민 교사와의 교류를 좋아했던 아이는 중국어, 영어를 4년째 이어가고 있고 아랍어, 프랑스어도 기초 수준은 익혔다.
3학년 아이가 배운 중국어를 집에서 왕초보 강좌를 열어 화이트보드에 설명해 주고 발음을 가르쳐 주었는데, 엄마는 자꾸 알려준 걸 익히지 않는다며 휴강을 선언했다. 이참에 직접 배워서 아이랑 이야기도 좀 하고 중국 자유여행을 갈 정도로 해보면 어떨까 싶어 원어민외국어교실 중국어 저녁 직장인반을 수강했다. 사실 업무적으로 영문을 상시 접하면서도 말할 기회가 없었고 늘지 않아 외국어 공부를 등한시했다. 업무 때문에 중국 말고도 여러 국가의 원어로 검색한 후에 구글 번역에 의존하긴 했지만, 흰 화면에 검정 글자체가 있는 까막눈이 따로 없었다. 번체자로는 뜻이라도 추정해보는데, 간체자는 완전 생소했다. 4성이 있어 어렵다고만 알았던 중국어 기초를 수강하면서 가끔 아이에게 물어보고 말도 걸 수 있게 되었다. 중국 지리, 역사, 정치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대상이 되니 그 역시도 좋았다.
화, 목 중국어 수업을 듣다 보니 '자기는 다양한 과목을 하는데 엄마는 한 과목만 들어?'라는 말에 자극을 받아 베트남어 강좌도 신청했다. 코로나19로 집안 생활이 늘면서 내친김에 월, 수엔 베트남어 기초를 들어보자. 베트남과의 교류도 늘고 업무상 베트남 자료 검색도 간혹 하는데, 알파벳처럼 보이는 글자를 읽는 방법을 알기라도 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맘에 월, 수 저녁도 베트남어 강좌를 채워 넣었다.
아이와 따로 또 함께 관심을 나누고 시간을 활용하고자 했던 결과는 저녁 시간을 알차게 보낸다는 뿌듯함을 안겨주었다. 회사에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함에서도 영어 이외에 중국어, 베트남어를 활용한 구글 검색을 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소스처 및 데이터 확보 범위가 확대되고 결과물은 더 정교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