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하나가 아닌 새로운 하나가 되라

제로 투 원 (ZERO TO ONE)

by 글쓰는 건축가

또 다른 하나가 아닌 새로운 하나가 되라또 다른 하나가 아닌 새로운 하나가 되라

사실 난 최근에 서평을 예전처럼 쓰지 못하고 있다. 습관에 대한 책도 쓰고 있고, 영업용(?) 글도 쓰고 소설도 쓰느라 서평을 쓸 여유가 없다는 게 핑계다. 그래서 최근에 어떻게든 써보려고 양식에 맞춰서 서평을 몇 개 써보았다. 그렇게 서평을 쓴 이유는 읽었던 책들에서 요점을 뽑아내 일정 분량 이상을 쓰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강한 인상을 받은 책이 있었다면 그건 별달리 양식이 필요없다. 그냥 받은 인상 그대로 적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것만 적어도 꽤 많은 분량이 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책, 제로 투 원은 내가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책이다. 나름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생각하게 하는 부분도 많았고, 이 책이 주는 교훈을 어떻게 내 사업에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볼 때 사업을 하는 사람, 특히 IT나 인터넷 기반으로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이 서평도 꼭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난 최근에 소위 '부자 되는 법',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는 법' 등에 관한 책을 집중적으로 읽었다. 내가 부족하고, 돈이 없으니 어떻게 그것을 타계해 나갈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스스로 뭔가 좀 답답한 상황이라고 할까.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책이라고 해도 그것에 대해 딱부러진 대답을 준 순 없었다. '미라클 모닝', '부의 추월차선', '백만장자 시크릿'같은 책이 그런 계열이었다. 그런 책들도 물론 훌륭했다. 그런데 이 책은 뭔가 한 차원 높은 이야기를 했다. 성공해서 '부자'가 되는 것은 당연하고, 내 사업으로 말 그대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 저자의 목표이다. 말 그대로 세상을 보는 관점이 보통사람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 책의 저자인 피터 틸은 인터넷 결제 시스템인 '페이팔'을 만들고 '페이스북' 등에 투자해서 백만장자가 된 사람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느끼고 경험한 모든 노하우들을 이 책에 녹여냈다고 적고 있다. 이 책에는 구글, 페이스북, 페이팔, 테슬라, 애플 등 미국의 혁신적인 회사들이 전부 출현한다. 이 기업들의 탄생과 성장을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저자는 소위 '스타트업'이라는 소형 벤처 기업들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를 명쾌하고 통찰력있는 시선으로 날카롭게 분석한다.




난 이 책의 초반부에서 '세상은 그렇게 많이 발전하지 않았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온 세상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하루만 정신을 딴 데 두면 쫓아가기 힘든 기술 시대인데 세상이 발전하지 않았다고? 저자는 IT와 통신 분야를 빼면 다른 분야는 70년대 이후 그다지 발전하지 못했다고 단언한다. 그렇다. 난 초등학교 때 탐구생활을 보면서 2022년쯤 되면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자기부상열차로 부산까지 가며, 달에 사람이 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동차는 아직도 땅에 철썩같이 붙어있고, 사람들은 지구, 그 안에서도 육지에서만 복작복작 살고 있다. 내가 종사하는 건설 분야는 아직도 사람이 유로폼을 짜고, 철근을 매고, 레미콘을 들이붓는 시스템으로 건물을 짓고 있다. 소위 쌍팔년도 방식에서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물론 미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많은 발전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말 그대로 '혁신적인' 발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발전이 있어야 미래의 인류가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며 존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발전을 위해서는 '숨겨진 비밀'을 밝히고 풀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것을 믿고, 꾸준한 노력으로 그것을 찾아낸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애플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편한 스마트폰과 타블렛 PC를 개발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일론 머스크는 일반인도 우주 여행을 할 수 있다고 믿었고, 이것을 사업화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런 것들이 저자가 말하는 '숨겨진 비밀'이다.




이 책의 제목은 '제로 투 원'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말이다. 1에서 n이 되지 말고 0에서 1이 되라. 수평적 진보가 아니라 수직적 진보를 이루라는 것이 이 책을 관통하는 가장 큰 요점이다. 동네에는 이미 수많은 치킨집이 있다. 여기에 하나의 치킨집을 더해도 경쟁만 심해지고 정해진 파이를 갈라먹을 뿐이다. 가격을 내리는 제살깎기 경쟁의 시작이다. 이런 경우가 1에서 n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 칼로리가 전혀 없는 맛있는 치킨을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그것이 완전히 과학적으로 검증되었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이것은 0에서 1이 된 것이고, 그 시장을 독점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제로 투 원'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다. 저자는 페이팔이라는 그룹을 통해서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통화 체제 구축을 꿈꾸었다고 한다. 구글은 사실상 검색엔진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애플은 고급 스마트폰 시장과 타블렛 피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테슬라는 고급 전기 자동차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독점했기 때문에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했던 것이다.




경쟁은 소모적이다. 아주 작은 틈새 시장이라도 그것을 발견해서 그 곳을 먼저 독점하고, 거기서 나오는 자본을 바탕으로 다른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가라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의 핵심 노하우다. 아마존은 '희귀한 책을 구하는' 사람들의 시장을 찾아 그것을 독점했고, 이제는 세상의 모든 것을 팔고 있다.




경쟁자가 많은 시장으로 들어가고 싶다면, 원래 있던 것보다 10배 뛰어난 기술로 제품을 만들어라. 10배 뛰어나면 그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 어중간하게 2배 정도 뛰어나도 소비자는 그것을 인지하기 힘들다. 애플의 아이패드는 기존에 있던 타블렛 피시보다 10배는 성능이 뛰어났다. 그랬기 때문에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정도가 내가 이 책에서 핵심이라고 생각했던 내용이다. 누군가는 '다 아는 내용 아냐?'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볼 때는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 건축설계 업계만 해도 그렇다. 세상에는 정말 수많은 건축가들이 있다. 다들 만나보면 '건축가들 다들 잘하는데.. 내가 어떻게 특화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타계책을 뾰족히 없다. 그저 열심히 설계하고 열심히 현상설계 부딪혀보는 방법 뿐이다. 나도 그렇게 할 것인가?




이전번 글에서도 나름의 전략을 적어보았다. 원래 했던 생각들도 있고, 이 책을 읽고 들으면서 (나는 이 책을 오디오북으로 먼저 접했다. 3번 이상 들은 것 같다) 생각한 내용을 추가한 부분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여러 분야에 걸쳐 고만고만한 능력을 키우지 말고 하나의 지점에 집중해서 능력을 키우라는 말을 한다. 그렇게 해서 10배 뛰어난 기술을 만들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타이탄의 도구들'식 접근을 하려고 한다. 2가지 이상의 상급 능력을 합쳐 시너지를 일으켜 경쟁력을 만드는 접근 방식이다. 쉽게 말해 글쓰기 + 건축, 글쓰기 + 건축 + 강연 ... 이런 식이다(유현준식 접근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글쓰기를 통해 책을 내고, 그것으로 강연 컨텐츠를 만드는 것은 내가 다른 건축가와는 다르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다. 그것으로 유투브 등에서도 컨텐츠를 만든다. 그리고 두 번째로 건축주 친화적인 접근으로 설계를 한다. 소수의 프로젝트에서 건축주 관리를 철저히 해서 바이럴 마케팅을 노린다. 이것이 내가 현재 취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이 정도의 발상으로 '제로 투 원'을 이룩했는지는 자신이 없다. 남들보다 10배 뛰어난 능력으로 설계를 할 자신도 현재로서는 없다. 정성으로 커버해야 겠다는 생각 정도를 할 뿐이다. 하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을 던져준 책임에는 분명하다. 앞으로도 사업에 대해 여러 생각이 많아질 때 다시 한번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시길 권한다.





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소장 / 건축사

Architect (KIRA)

M.010-2051-4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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