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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건축가 Apr 25. 2022

경사부지에 있는 체육시설 및 복합문화시설 스케치


오늘도 학생 안을 참고해서 그린 스케치다. 

스케치에 한해서는 내가 학생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한 학생이 들고 온, 수영장 메스가 땅에 묻히면서

반대편으로 접근하도록 한 안이 좋았다. 

파트너 교수님은 수영장 전체가 땅에 묻히는 것이 

좋지 않다고 보시는 것 같다.

내가 좀 이상적이라 그런지, 기능적인 것보다는

전체 메스 느낌과 개념만 보고 학생들을 그쪽으로 

이끄는 경향이 있다. 난 사실 이런 접근 개념이 

좋다고 생각한다.


교수 2명이 크로스로 수업하는 것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장점은 확실히 학생들에게 조금은 더 객관적이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도 '아, 이렇게 다른 시각이 있구나. 이게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단점이라면 역시 학생들에게 혼선이 생길 수 있고, 교수들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 같은 것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미숙하고 잘 모르는 학생들에게 '니가 알아서 결정해서 가라'고 하는 것은

조금은 무책임한 지도 방식인 것 같다.

하지만 교수님들 각자가 주체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내 의견만 강요하긴 어렵다.


그리고 학생들이 조금은 덜 할수 있다는 것이다.

한번 한 작업량으로 두 교수에게 보여주는 식으로 할 수 있다. 

이것은 학생들 스스로 극복해야 할 문제다.


요즘은 수업을 하면서 옛날 내 학생 시절 생각이 자주 난다.

난 군대가기 전 저학년 시절엔 정말 '못하는 학생'이었다.

다녀와서도 우격다짐 좌충우돌 엄청나게 만들어대기만 했지 그다지 다듬어지지 못했었다.

졸업 학기 때도 '취업이 과연 될까'를 고민하던 학생이었다.

그래서 방황하다 대학원을 갔다. 아마 그대로 취업하려고 했어도 다 떨어졌을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소위 못하는 학생들, 처지는 학생들을 보면 그 처지를 십분 이해한다.

그래서 잘하는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못하는 애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더 신경쓰는 편이다.


과연 '설계해서는 안되는 학생'이 존재할까?

아니, 설사 그런 학생이 있다고 해도 교육자가 그렇게 단정짓고 접근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사실 설계 교육이라는 게 결코 대단한게 아니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땐 수학 점수가 마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 같지만,

지금 되돌이켜보면 인생에서 그렇게 큰 의미가 있었던 건 아니잖는가.

지금 좀 처지는 저 학생이 나중에 유투버로 성공할지, 주식투자 재테크로  아니면 

프로게이머로 대성공을 할지 어찌 알겠는가.

그러고 나에게 '건물 좀 지어주세요'라고 찾아올 수도 있는 일이다.


사람을 대하는 것은 결코 함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모르는 것을 저 학생이 알고 있을 수도 있다. 아니, 그런 부분이 분명히 있다.

사람은 뭔가 위 아래가 결정되는 상황으로 가면 아랫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소위 '갑질'이 하고 싶은 것이다.

이것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환경이 '군대'다. 

그거 몇 달 먼저 왔다고 오만 유세를 다 떤다.

예전 대형 설계 사무소를 다닐 때 턴키 주관 시공사 일개 과장이 설계 사무소 대표 나오라고 

소리 쳤다는 소문을 들었다. 

시공사가 설계사를 마음대로 주무르는 그런 환경에 익숙해지다 보니

그런 말도 안되는 경우까지 나타나는 것이다. 


사람을 대하는 것,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 그리고 내 편을 만드는 것. 

사회를 살아가는 데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소장 / 건축사

Architect (KIRA)

M.010-2051-4980

EMAIL ratm820309@gmail.com

blog.naver.com/ratm82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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