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스케치는 수정을 참 많이 했다. 하나의 원 메스가 가진 부담감을 어떻게 파사드에서
분절해서 보기 좋게 만들 것인가?
를 두고 여러 방향해서 스터디를 해서 그린 것인데, 사실 이런 과정은 다분히 감각에
의지하는 수 밖에 없다.
그저 전면 메스를 쪼개서 분절하고 지상에 앉히는 스타일의 컨셉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것은 쉬우나,
그것을 소위 '예뻐보이게' 만들기는 어렵다.
나도 수 차례에 걸쳐 수정하며 그렸는데, 결과적으로는 괜찮아 보이는지 모르겠다.
수많은 빌딩이 그냥 길쭉한 박스를 그대로 지상에 꽂아놓았다.
그리고 전면 벽은 밋밋하고 심심하다. 그게 보기 좋지 않기 때문에 일부분을 들이밀기도 하고,
모서리를 깎기도 하고,
창문 주변을 장식하기도 하고 참 여러가지 시도를 하게 된다.
나는 면적이나 높이에 구애받지 않고 맘에 드는, 뭔가 괜찮아 보이는 수준의 것을 그리기 때문에
그냥 감각적으로만 이야길 하게 되면, 이런 식의 건물에서 테라스를 넓게, 소위 '넓대대하게'
그리는 것은 안좋은 듯 하다.
빌딩은 빌딩이기 때문에, 위로 솟아오르는 감각으로 그리는 것이 더 어울린다.
바깥쪽으로 나온 테라스는 과하지면 이상했다. 빌딩이기 때문에 높이 솟아오르는
수직적인 느낌이 중요하지,
옆으로 퍼지는 수평적인 느낌은 어찌 보면 '조연'에 불과한 듯 하다.
아내와 아들이 코로나에 걸려 본가에서 생활하고 있다. 스캐너가 없어 (사실 창고방에 있다. 너무 춥고 번거로워서 쓰기가 어렵다 ㅎ)
핸드폰 사진을 찍고 보정을 좀 했는데, 그렇게 보기 좋은 수준까지 되질 않았다.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의 맛이 있어 그냥 올려본다.
'건축가의 습관' 저자
www.openstudioarch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