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건축가 Dec 24. 2022

두 개의 길쭉한 메스가 테라스로 이어진 도서관 스케치



이번 학기 수업도 마무리되었다. 이번 학기는 확실히 이전 학기들보다 힘들었던 것 같다.

우선 인원이 좀 많았고, 그 애들에게 모두 성의있게 이야기해주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과의 소통도 생각만큼 잘 되지 않은 것 같다.

나는 항상 하던 방식으로 수업 내지는 소통을 하게 되는데,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안좋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나는 그것이 맞다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하는 것일 텐데, 학생들이 불편하다고 느낀다면 바꿔야 할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참고로 나는 어려운 말은 최대한 하지 않고 내가 알아들은 말로 다시 해석해서 '아주' 쉽게 말하려고 한다.


크리틱을 하다 보면 '이게 과연 좋을까' ' 잘 모르겠다'는 식의 말을 하게 된다.

아이들이 불편할까봐 조심스럽게 말하는 것인데, 사실 이것은 교수 입장에서 보기에 '별로다'라는 이야기다.난 그냥 '이건 좀 별론데'라고 말해버린다. 그리고 해결책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말해주려고 한다.

그리고 답답하다보니 자꾸 그려주게 된다. 


며칠 전 지도교수님을 만나서 저녁식사를 했다. 내가 수업을 하면서 너무 그려주게 되서 고민이라고 하자

'디테일은 그려줘도 메스를 그려주면 절대 안된다'고 하셨다.

무슨 의도로 하신 말씀인지는 정확히 알 것 같다. 그런 식으로 하면 학생 스스로 안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교수가 하란 대로 하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최종 결과물을 보니 확실히 그런 경향이 느껴지는 학생들이 있었다.


앞으로도 어떤 방식으로든 학생 수업은 계속 해보려고 한다.

하지만 어떤 방식이 나을 것인지,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것인지는 계속 고민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일단 그려주는 걸 좀 자제해야 할 것 같다. 정말 정말 막힌다고 할 때 좀 해보는 정도?

그렇게 마음먹어도 잘 안되는 건 맞지만, 일단 시도는 해봐야 할 듯 하다.

쉽게 이야기하면 중간마감때까지는 정말 말만 하자 정도? 

그 뒤에도 정말 헤매면 좀 그려주자.. 정도의 시도를 해봐야 할 듯 하다.


이 스케치도 한 학생을 지도하면서 내가 좀 잡아준 메스를 내 방식대로 다시 그려본 것이다.

길쭉한 메스 두 개가 ㄱ자로 이어지는데, 그 사이를 테라스가 완충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그 학생의 개념은 좀 많이 다르다)

정말 열심히 한 학생이었는데, 다음 학기에도 힘내시길 바란다. 






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 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 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 소장 / 건축사

'건축가의 습관' 저자

Architect (KIRA)

M.010-2051-4980

EMAIL ratm820309@gmail.com

www.openstudioarchi.com

매거진의 이전글 두 개의 메스가 엇갈린 주택 스케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