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유행을 하고 있는 '흑백요리사'라는 프로그램을 보니 심사위원이 미술랭 3스타 레스토랑의 오너 쉐프였다. 너무나도 프로페셔널하고 섬세한데다 사례깊은 모습이 남자인 내가 봐도 참 멋졌다. 인터넷에 몇 살인가.. 하고 찾아보니 내 나이와 깉았다. 이제 나 정도 되는 나이면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인정받는 사람들이 많아지는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어쩔 수 없이 난 뭐하고 있나.. 라는 자괴감이 좀 들었다.
건축가에게 40대면 젊은 나이라 한다. 그래서 45세까지 '젊은 건축가상'을 준다. 다른 분야에 비해 참 늦은 나이까지 젊다고 인정해주는 셈인데, 그래도 40대 중반으로 넘어가니 조급증이 좀 생기는 듯 하다. 50이 되어도 별 게 없으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이다.
사실 나란 사람은 뭔가 빠르게 이루어가는 게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학교공부도 그랬고 건축공부를 할 때도 그랬다. 처음부터 잘 한적은 한 번도 없었고 중후반 부가 되서야 비로소 감을 잡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던 기억이 있다.
사람마다 때가 있고 각자의 페이스가 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조급해지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다른 사람이 보기에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결정을 하게 된다.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하루 하루 쌓아나가다 보면 반드시 나의 때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