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에 있는 많지 않은 시설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서울대공원일 것이다. 엄연히 경기도 과천에 있는 주제에 왜 '서울'대공원인지 궁금한 분들이 있을 듯 하다. 나도 글을 쓰려고 찾아보니, 원래 일제가 창경원에 꾸며 놓았던 식물원, 동물원을 이 부지로 옮기는 과정에서 서울시가 주체가 되었고, 원래는 '남서울대공원'이었던 것을 줄여 그냥 서울대공원이 되었다고 한다.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 된다고, 아무튼 우리 나라 사람들은 서울을 참 좋아하는 듯 하다.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책이나 tv에서 보던 사자, 호랑이, 코뿔소, 기린 등의 '네임드' 동물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거의 대부분 나처럼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단위 방문객이었지만, 가끔 젊은 연인들도 데이트 코스로 즐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동물들이 멸종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한다. 환경 파괴, 기후 위기로 머지 않아 이런 동물들을 책이나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대공원의 단점 중 하나가 너무 커서 이동거리가 너무 멀다는 것이다.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방문자 안내소까지도 한참 걸어가야 하는데, 거기서 또 동물원에 가려면 호수를 빙 돌아 1킬로 정도 가야 한다. 거기서부터 동물원의 본격적인 시작인데, 이 동물원 자체의 크기도 엄청나다. 나도 오랜만에 가봐서 다시 기억이 났는데, 호랑이를 보기 위해 동물원 입구에서 30분 넘게 다시 들어가야 했다. 이래저래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님들은 다리 아프다고 떼쓰는 아이들을 달래야 하는 고단한 코스다. 그래서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코끼리열차나 리프트를 이용한다.
대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건축물은 몇 개 안된다. 역에서 내려서 마주하는 방문자 안내소는 검은 색 유리 커튼월로 덮힌, 가로로 긴 장방형의 거대한 건물이다. 지금은 거대한 동물 그림 그래픽으로 뒤덮혀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이 거대한 건물의 기능은 대체 무엇일까 궁금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 관리하는 직원분들이 일하는 장소가 아닐까 싶다. 일반인들은 저층부의 코끼리열차 판매소, 기념품샾, 화장실 정도를 이용하는 게 전부다. 좀 더 개방적이고 참여가 가능한 방식의 건축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동물원 입구에는 팔각형 모양의 나무로 된 거대한 지붕 캐노피가 줄지어 서 있다. 원래 동물원의 입구였던 구조물인데, 리노베이션을 하며 흔적만 남긴 것이다. 많은 시민들이 그 아래서 햇볕을 피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당시 리노베이션 현상설계에 참여해서(아쉽게 당선되진 못했다) 남길지 철거할지를 고민했던 기억이 있는데, 단시 흔적으로 남을 뿐 아니라 이렇게 잘 작동하는 걸 보니 남겨둔 의미가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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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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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소장 / 건축사
'건축가의 습관' 저자
Architect (K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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