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 성수 - 서가건축

by 글쓰는 건축가






서가건축은 내가 평소에 주목해서 보는 설계사무소 중 하나다. 벽돌을 주재료로 하여 큰 기교나 재주를 부리지 않고 단정하고 정갈하게, 그리고 우직하게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추구해 나간다. 벽돌건축을 추구하는 수많은 사무실이 있지만, 그들의 건축이 빛나는 이유는 그들의 스타일을 고집스러워보일 정도로 일관되게 추구했고, 이제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 다른 사람들이 따라하기 힘들 정도의 자기 언어, 내공으로 축적되었기 때문이다. 노출콘크리트를 쓴다고 해서 안도가 될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성수동 세무서 근처에 그들이 만든 빌딩이 들어섰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다. 사실 벽돌은 고층건물에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재료라고도 할 수 있다. 오피스 건물에 어울리는 시원스러운 창을 내기도 어렵고, 매 층 보강철물을 철저히 달아야만 고층까지 벽돌을 쌓아올릴 수 있다. 이것은 꽤나 큰 공사비의 증가를 가져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 빌딩에 그들의 시그니쳐 재료라고 할 수 있는 벽돌을 포기하지 않았다. 매 층 다양한 변주의 드나듦과 요철을 적용하여 입면에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냈고, 최상단에는 왕관과도 같은 디테일을 적용하여 전체적으로 완성도 높은 조형성을 만들어냈다. 모서리로 큼직한 창호를 놓아 업무시설에 어울리는 충분한 채광도 확보하였다.

개인적으로 한 부동산 업자의 의뢰로 이 필지를 살펴본 적이 있다. 필지 자체가 상당히 좁고, 차가 진입할 수 있는 도로 또한 매우 좁아서 계획을 풀어내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상황이었다. 준공업지역의 용적률을 살려 사업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계식 주차가 필수인 상황이었다.

이 건물은 그러한 조건을 반영해서 저층부는 거의 다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4층 정도부터 본격적으로 전용공간이 등장했고, 그 아래로는 계단실과 엘리베이터로 연결되었다.

이 건물의 미덕은 의장적인 요철 뿐만 아니라 외부공간을 느낄 수 있는 테라스 공간, 옥상 정원을 적극적으로 실현했다는 것이다. 저층부에서는 전면인 도로변 북측에, 중층부부터 고층부는 풍부한 채광이 확보되는 남측에 테라스를 설치했다. 이 테라스 공간들은 입면 요소인 요철들과 연계되어 입면에 다양한 표정과 입체감을 만들어낸다. 벽돌 건물이라도 다 같은 벽돌건물이 아니라는 것이 이러한 조형감각에서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용적률 등의 법규, 건축주의 요구조건에 대응하면서도 이러한 시도들을 구현해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이러한 근생, 업무시설은 실내 전용공간에 큰 인테리어를 하지 않는다(이 건물은 이러한 전용공간도 잘 정리되어 있다). 어차피 입주자가 와서 자기 스타일대로 꾸밀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용공간 - 복도나 계단실 - 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이 건물의 공용공간 처리는 상당히 훌륭하다. 바닥의 계단이나 벽체의 노출콘크리트, 난간의 금속 처리 등이 흠잡을 곳이 없이 성의있고 단정하게 마무리되어 있다. '어차피 대부분 엘리베이터를 탈테니 계단실은 대충해도 된다'는 식의 태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 계단실 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홀, 옥상공간, 입구나 테라스 등등 모든 부분의 디테일이 대단히 꼼꼼하고 성의있게 마무리되어 있다. 이러한 섬세한 손길들이 쌓이고 쌓여 건물 전체의 퀄리티, 그리고 서가건축의 정체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성수동 도심지에서 단정하게 잘 정리되고 디자인된 업무공간으로 추천하기에 손색이 없는 건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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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소장 / 건축사
'건축가의 습관' 저자
Architect (KIRA)
M.010-2051-4980
EMAIL ratm820309@gmail.com
www.openstudioarch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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