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태과학관- 경기도 시흥

by 글쓰는 건축가



나는 내 인스타그램, 블로그에서 소위 잘 만들어졌다는 예쁘고 멋진 건물만 소개하지는 않는다. 그런 건물만 찾아다닐 시간이 없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다. 그래서 가족들과 다니면서 보는 건물들을 자주 올리게 된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 삶의 공간들을 거의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건물은 그렇고 그런, 후진(?) 건물들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그렇고 그런, 평범한 건물들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져야 우리 사회의 건축문화라는 것이 조금이라도 개선되지 않을까. 오늘 소개하는 건물도 그런 부류의 건물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몇 주 전 시흥에 있는 '해양생태과학관'을 가족과 함께 찾았다. 프로그램은 아쿠아리움 스타일의 각종 수족관에, 여러 해양 동물들을 볼 수 있는 건물이었다. 보통 민간 기업에서 할 법한 스타일의 건물인데, 공공건축으로 지어진 건물 같았다. 외관으로 보이는 컨셉은 상당히 분명했다. 납작한 장방형 메스 한 구석을 원형 모양으로 빼내서 오목하게 만들고, 그 방향으로 출입구를 만들겠다는 것, 그리고 그 원형 ,아치형 패턴을 좌우측으로 창문 모양으로 전개해나가고, 나머지 면들에는 트럼프 카드의 다이아몬드 패턴으로 입면 요소를 만드는 것. 외관 재료는 밝은 색 알루미늄 쉬트에 상당히 깔끔해보였다.

문제는 이것이 전부라는 것이다. 이러한 아치형, 또는 원형의 어휘들이 내부까지 계속 이어지며 일관성을 보인다던지 하는 것이 거의 없고, 그저 외관에서 보이는 것으로 그치고 있다. 내부에서도 높은 층고의 대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시라던지 체험 프로그램이 없고, 겉과 속이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준다. 사실 수족관이란 프로그램 자체가 워낙 내부가 어두운 경향이 많기 때문에 뭔가를 시도하기가 어렵고, 이런 시설 자체가 건축과 인테리어, 전시 등 각 분야를 분리해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는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더 좋은 건축을 만드려면 무언가 더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외부의 격자 패턴 또한 조금은 진부한 레토릭, 클리셰처럼 보여 안타까웠다. 현상설계라고 하면 미래적인 이미지, 트렌디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저런 패턴을 사용하곤 하는데, 그 자체가 너무 진부해보인다. 항상 하는 현상설계를 뛰어넘는 어떤 시도를 해야만 남들과 다른 무언가가 나올 것이다.

지금도 많은 현상공모가 나오고, 능력과 재능을 갖춘 많은 건축가들이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계획안을 짜내고 있다. 이러한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제도와 시스템이 좀 더 공정하게 개선되어 더 좋은 공공건축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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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설계와 소통으로 건축주, 시공사와 함께하는 건축을 만들어갑니다.

​OPEN STUDIO ARCHITECTURE
글쓰는 건축가 김선동의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Kim Seondong
대표소장 / 건축사
'건축가의 습관' 저자
Architect (KIRA)
M.010-2051-4980
EMAIL ratm8203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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