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태도가 나쁜 직원이 조직 구성원으로 합류했을 때 얼마나 조직에 해를 끼치게 되는지를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최근 회사의 조직개편으로 인해 여러 명의 구성원이 조직을 떠나고 새로운 채용이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규 채용 인원 중 한 사람의 강력한 추천으로 (사실 지금 당장 필요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함께 30대 후반의 관리직과 회계 담당자를 추가로 채용했는데요.
인간성이 채용의 가장 중요한 요지다.
영국 버진 그룹의 CEO인 리처드 브랜슨의 말이라고 합니다. 일이라는 것은 가르칠 수 있지만, 인간성을 가르칠 수는 없다는 것이 이 말의 핵심입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공감하는 말이기도 하고, 실제로 태도가 좋고 인성이 좋은 반면에 실력이 부족한 직원과 그 반대의 직원 중 한 명을 골라서 채용해야 한다면 당연히 최선의 선택은 전자에 속하는 직원일 것입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스킬을 쌓아 올리는 것은 함께 일하는 조직 구성원과 팀 관리자의 노력으로 해결 가능하니까요.
인성과 태도가 나쁜 직원의 등장
최근 저희 회사는 해외 사업 부문의 역량 강화 및 새로운 먹거리 개발을 위한 해외 출장이 잦은 편입니다. 근래 가까운 국가의 출장을 함께 다녀오면서 겪은 몇 가지 일을 간단하게 나열해보겠습니다.
신규 채용 직원 두 명이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호텔에서 다른 직원이 자고 있거나 자리를 비울 때 두 사람이 함께 뒹굴던 모습이 몇 차례 목격되었습니다.
출장지에서의 근무지 이탈이 지나치게 잦았습니다. (전체 업무 시간의 약 6할 정도)
자리를 비울 때는 항상 휴대폰을 놓고 다녔습니다.
불필요한 호텔 서비스를 지나치게 이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직원들의 불만은 상당히 높아질 수밖에 없었고, 해당 이슈는 결과적으로 경영진에게까지 보고가 되었는데요.
입사 직후라는 점을 고려해서 정상 참작하여 눈감아 주는 것으로 일단락되었습니다.
사실 입사하자마자 갑작스러운 해외 출장이 잡힌 것도 그들에게는 불편함이 있었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태도의 개선은 없었습니다.
출장 복귀 직후 프로젝트의 정리 및 추가 영업을 위해 경영진이 또다시 해외 출장을 나선 뒤로부터는 약 3주간 단 하루를 제외하고 평균 1시간 이상을 지각하기 시작했습니다.
팀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아무래도 팀원들의 시선에도 이들의 행동은 불편했을 수밖에 없고, 제게 다양한 형태의 피드백이 오고 있었습니다만, 저보다 조금이지만 나이가 더 많았었고 같은 직급을 가진 사람에게 강력한 클레임을 걸기에는 함께 업무를 진행한 시간이 너무 짧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 역시 결국에는 해외의 경영진에게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을 요청했습니다만, 아무래도 눈앞에 상사가 있는 것이 아니고 시차로 인한 늦은 피드백 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하진 못했습니다.
결국 3주간의 시간이 흐를 동안 두 사람은 각각 3번 이상의 무단결근 및 연락 두절, 업무시간 내 평균 5시간 내외의 근무지 이탈 등의 행동을 계속 이어갔으며 이 과정에서 저희 팀의 업무 리듬까지 완전히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가장 최악의 조합은
멍청하고 부지런한 관리자와
멍청하고 부지런한 직원
결국 이 두 사람은 며칠 전 "카카오톡"으로 대표님에게 그만두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저희와의 짧은 인연은 끝맺음을 가졌습니다만 이후 본의 아니게 자동 로그인되어 있는 메신저 기록을 통해 그동안 이들이 조직 내에서 어떤 행동을 하고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메신저 기록에는 온통 회사 대표님과 함께 조직 자체에 대한 불만과 욕설이 가득했으며, 당장 실무에서 업무 수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과 근태 문제로 잦은 언쟁이 있었던 제 욕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다만 이 욕설과 비난, 비방을 하기 위한 대상이 메신저에 등록된 대부분의 사람이었다는 게 저희 입장에서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부분이었죠.
사실 조직생활을 하다 보면 충분히 상사를 욕할 수도 있고, 동기들과 뒷담화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물며 연인 사이라면 더더욱 그럴 일이 많을 수 있겠죠.
적어도 조금만 더 현명하게 메신저 정도는 삭제하고, PC의 개인 데이터 정도는 정리하고 퇴사했다면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가장 이상적인 팀 조합은 게으르고 똑똑한 상사와 부지런하고 똑똑한 부하직원이라고 합니다. 그 반대는 둘 다 멍청하고 부지런한 팀 조합이라고 하지요.
실제로 글로만 보는 조직 구성이 아니라 바로 눈앞에서 근 1개월 동안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조직 구성과 개개인의 인성이 실제 조직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피부로 느끼게 만든 경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결국 사람이 모여 함께 일하는 곳이
회사입니다.
오늘 SNS를 통해 읽었던 "태도가 드러나는 일반적인 기준들"이라는 글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보면 근태와 질문, 말, 외부인, 희생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각자의 이익을 위해,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수익을 나누기 위해 존재한다 하더라도 삶의 가장 많은 시간을 쓰게 될지도 모르는 또 다른 나의 터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공간에서 각각의 구성원들이 서로 웃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 모자랄 판국에 스스로의 자만심과 이기심으로 더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만든 다양한 룰을 깨고 있다면 그것은 결국 사람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요.
제가 본 글에서 가장 깊게 공감했던 내용을 꼽아보면 첫 번째가 바로 근태입니다. 직원은 회사에서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이 급여를 받는다는 것은 결국 제가 가진 하루 24시간 중에서 적어도 8시간을 회사에 판매한 것이죠. 실력과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일단 회사에서는 8시간 동안 이 직원을 부릴 수 있는 시간을 산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회사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든, 그 전에 직원이 먼저 회사와의 약속을 어긴 게 됩니다.
당신에게는 친절하지만 웨이터에게 무례한 사람은 절대 좋은 사람이 아니다
- 책에서는 찾을 수 없는 비즈니스 규칙 33가지 중에서
두 번째로 꼽을 수 있는 내용은 외부인입니다. EBS에서 소개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위 웨이터 법칙은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말인데, 자신의 팀원이나 상사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거래처에서 웃으면서 나오더라도 돌아서면서 "저 새끼가", "얘가", "저놈이" 같은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면 결국 이 사람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언젠가 속에 감추어 놓은 인성을 발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사회에 던져진 이상 다양한 조직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프리랜서라도 해도 결국 다양한 조직과 함께 일 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어느 곳으로 가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속된 말로 "이 바닥이 좁아서..."라는 표현이 네거티브 한 말이긴 해도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큽니다. 어떤 행동을 하던지 결국 상대방은 나의 말과 행동을 기억하고 어디에선가 나와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할 때 나를 떠올리면서 어떤 기억을 먼저 꺼내는지는 결국 내가 가진 인성과 태도가 좌우할 것입니다.
조직에서도 보다 좋은 인상으로 더 편하고 즐겁게 일하기 위해서는 일을 더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 호흡을 얼마나 잘 맞출 수 있는지와 상대방의 태도로 인해 내가 불편하지 않는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