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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쥐군 Dec 15. 2015

아이폰(iphone) 6s Plus

오랜만에 iOS를 접하다.

이제는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처음으로 아이팟 터치를 소개하고, 아이폰을 소개한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전 세계에서 단일 모델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스마트폰 중 하나인 아이폰은 명실상부한 최고의 스마트폰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제품이라 생각합니다.


최초의 아이폰을 네트워크 호환성 문제로 카메라 달린 아이팟으로 사용한 이후, 아이폰 3G, 아이폰 3Gs를 거쳐 아이폰 4까지 사용하고 다소 지겨워지는 기분을 환기하고자 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이동한지 3년만에 다시 아이폰6s Plus를 손에 쥐고 있습니다.


오리지널리티가 사라진 iOS
[출처: 구글 검색, 좌측이 스뮤어모피즘, 우측이 플랫 디자인으로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iPhone OS의 등장은 많은 이들에게 혁신이라는 단어를 습관처럼 쓰게 만든 일등공신이었습니다. 핀치 투 줌 기능은 물론이며, 밀어서 잠금해제 등은 그 어떤 기업에서도 감히 상상하지 못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으며 이제는 모바일 UX의 스탠다드가 되고 있습니다.

어느덧 iPhone OS는 iOS로 공식 명칭이 변경되고 스콧 포스톨이 주도한 스큐어모피즘 디자인에서 하드웨어를 담당하던 조나단 아이브가 HI를 함께 총괄하면서 전반적인 디자인이 빠르게 플랫 디자인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기사와 리뷰 등의 콘텐츠로만 접하던 아이폰을 다시 손에 들고 느낀 첫 번째는 바로 첫 아이폰을 손에 쥐었을 때의 짜릿함이 사라졌다는 점이었는데요. 이는 대부분의 UI에 녹아 있는 Android와 Web OS의 흔적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아이폰의 대기화면에서는 이제 2중으로 구성된 노티바와 위젯, 화면 하단의 토글 버튼과 검색 인터페이스까지 사용자가 학습이 필요한 단계까지 복잡해진 UI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전히 간결한 아이콘과 폴더로 구성된 화면이지만 디테일은 살아있었으나 예전의 아이폰의 기억과는 달리 사뭇 복잡해진 UI는 아이폰이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라는 인상입니다.


논란의 중심이 된 H/W 디자인
[출처: 애플 홈페이지]

아이폰6의 등장에서 수많은 소비자가 제품 후면의 속칭 "절연 띠"를 보고 경악을 했습니다. 저 역시  그중 하나였는데, 이게 왜 제 손에 쥐어져 있을까요(...)

다행히도 사진으로 봐오던 절연 띠는 실물로 쥐고 있을 때 그나마 덜 흉칙해보인다는 점입니다. 여전히 제품의 컬러는 끝내주게 절묘한 배합이라고 생각되며,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측면 전원 버튼을 채용했던 갤럭시 제품을 사용하다 아이폰을 손에 쥐니 전원 키가 지나치게 상단에 배치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서양인에게는 이 정도가 적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면서 어느 정도 납득했습니다. 이 정도는 유저의 습관으로 충분히 잊힐만한 수준이었으니까요.


아이폰에서 가장 멋진 버튼 중 하나로 꼽고 있는 좌측면의 소리/진동 전환 토글은 여전히 건재하고 있으며, 다시 아이폰을 구매하기로 결정했을 때 가장 고대하던 부분이었습니다.

역시 아이폰을 사용하는 내내 손가락이 가장 많이 닿는 부분이 되었으며, 사소하지만 제품의 구매력이 어디서 나올 수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이폰 유저에게는 뻔한 기능인데 말이죠.


전체적으로 버튼이 눌리는 느낌은 적절했으며, 크게 불편함을 느낄법한 부분은 없습니다만, 대부분의 가로화면 게임이 폰을 좌측으로 90도 꺾어서 사용하도록 구성되어 있어 이어폰을 사용할 때는 그립이 불편해진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이 부분은 App 개발자의 배려가 부족했던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까다로운 애플이었다면 App 개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카메라는 이게 최선인가?
[출처: 직접 촬영]

아이폰의 카메라는 항상 최고 수준이라 극찬받아왔습니다. 언제나 원하는 사진을 손쉽게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은 Killer Applicaion의 역할을 톡톡해 해냈습니다만, 최근 출시하는 아이폰은 이 부분에 대해 소비자가 생각하는 기준보다 낮게 설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촬영되는 대부분의 사진에서 느껴왔던 공통적인 문제점은 셔터 렉이었는데, 하드웨어가 발전하면서 이 문제가 해소되자 빠른 속도로 아이폰의 카메라 기능을 따라잡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삼성과 엘지의 사진 결과물은 더 이상 아이폰보다 아래라고 볼 수 없는 수준이며, 최신 제품의 경우 오히려 아이폰보다 훨씬 뛰어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해상도만의 문제로는 볼 수 없는 것이 전체적인 색감부터 암부 노이즈까지 지금까지 애플이 쌓아왔던 아이폰 카메라의 위상을 점점 잃어가는 모습입니다.

특히 빛이 부족한 저녁 이후와 실내 사진은 PC로 옮겨서 확인할 때 경쟁사 대비 노이즈가 심하게 보인다는 점은 점점 더 저를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출처: 직접 촬영]

반면에 아이폰의 카메라 UI는 iOS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매우 간결하고 편리하게 구성되어 있어 손쉬운 촬영이 가능합니다. 여전히 프리뷰는 빠르고 원하는 순간을 정확하게 촬영할 수 있습니다.

화소 수가 증가하고 화면의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이런 디테일이 부족해질 수 있는데 여전히 아이폰이 가진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 6s의 등장과 함께 선보인 라이브 포토 역시 더 기억에 남는 기록을 할 수 있지만 영상이 자주 끊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소 Geek 스러운 기능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최신 아이폰 외 라이브 포토를 활용할 수 있는 그 어떤 방법도 없는  현시점에서는 더욱 라이브 포토가 빛을 발하기 어렵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3D 터치가 가져온 새로운 사용자 경험

스마트폰 이전에 PDA라고 불리던 시절에는 감압식 터치 디스플레이는 당연한 것이었습니다만, 이 개념을 근본적으로 깨부순 것이 바로 애플입니다. 스타일러스가 아닌 손가락만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한 UI는 가히 혁신적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번에 새롭게 발표한 3D 터치는 사용자가 화면을 누를 때의 압력을 감지해 몇 가지 추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애플은 이를 peak & pop이라고 표현했는데 실제 제품 발표 시 보여줬던 모습과 사용자가 화면을 누를 때의 간극은 조금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웹브라우저가 로딩되는데 걸리는 시간 같은 게 있겠죠.


[출처: 직접 촬영]

하지만 전반적으로 3D 터치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일부 App은 필요한 단계까지의 과정을 3D 터치를 활용해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게임에서도 이를 활용한 다양한 인터페이스 활용 사례가 속속 등장하는 추세입니다.


사실 3D 터치의 접근성은 생각보다 좋은 편이 아닙니다. 특히 아직 보편화되기 전인 지금은 더더욱 사용자가 이용 중인 App이 3D 터치를 지원하고 있는지를 매번 확인해야 하고 기억해야 한다는 점은 대부분의 App을 사용하는 단계에서 새로운 학습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다양한 형태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훌륭한 서비스 접근 방법을 애플이 제시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특히 간단한 기록을 하거나 즐겨찾기 등과 같이 고정된 UI흐름을 따라가는 서비스 또는 콘텐츠의 경우 이번 3D 터치는 매우 훌륭한 UI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굉장한 아이디어라던지 대단한 서비스로 보기는 어렵지만 시장 보급률이 높아지고 보편적인 인터페이스로 자리매김할수록 3D 터치의 영향력은  더욱더 커지리라 기대됩니다.



한국에 있어서 더 불편한 몇 가지


아이폰은 특별한 발표 없이 조용하게 NFC 안테나를 내장했습니다만, 최초 블루투스가 내장되었을 때처럼 해당 기능을 서드파티 App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제약을 두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안드로이드 천국이라 불릴만한 한국 시장에서는 아이폰을 사용하기 위해 감수해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생기는데요. 대표적인 서비스가 아마도 교통카드라고 생각됩니다.

[출처: 보도자료, 구글 검색]

국내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너무나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이 교통카드 서비스는 아이폰에서는 아직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특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교통카드로 활용해왔던 사용자에게는 이 교통카드 기능의 부재가 아이폰 구매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애플 페이를 야심 차게 발표한 상태지만 적어도 한국 시장에서는 당분간 애플 페이를 경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국내 카드사와의 제휴가 없다는 점이 결정적일 텐데 전 세계에서 무접점 결제 시스템이 가장 발달한 국가 중 하나인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도 좋았을 텐데 사뭇 아쉬운 점입니다.


[출처: 직접 촬영]

플랫폼 서비스에서도 이런 부분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꼽아볼 것은 해외 결제 카드 등록이 되지 않으면 콘텐츠를 비용을 지불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있을 것이고, 한국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함에도 불구하고 USD로 표기가 되고 있다는 점 역시 꼽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팟에서 파생되어 발전한 아이폰이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아이튠즈 뮤직스토어 연결이 불가능합니다. (한국 스토어 기준)

이 부분은 엄연히 판매 국가의 현지화에 대한 성의 문제로도 볼 수 있는데, 경쟁 플랫폼인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적극적으로 한화로 환산한 가격으로 표기함과 동시에 보다 쉬운 결제 환경을 갖춘다는 점은 애플의 플랫폼 환경이 제공하는 성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내가 아이폰을 쓰는 이유는?

해외에서 아이폰이 극찬을 받는 이유는 뛰어난 하드웨어는 물론이며 애플이 구축한 플랫폼 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가 통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경험을 온전히 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비해 다소 불리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을 구매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예전에 비해 훨씬 복잡해지고 불편해진 점들이 늘어가고 있지만 안드로이드보다 덜 학습할 수 있으며, 더 뛰어난 결과물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실제 결과물이 어떻게 나오든 사용자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많습니다.)


애플이 제공하는 플랫폼 안에서 안주하는 것을 결정만 한다면 사진을 포함한 모든 미디어 관리가 쉬워지고 빠르게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으며, 약간의 비용만 감수한다면 아이폰에 저장된 모든 데이터의 백업 역시 사용자가 신경 쓸 필요가 없어집니다.


더 나아가서 스마트폰은 물론이며, 태블릿과 노트북, 데스크톱 PC 환경까지  일원화되어 있는 콘텐츠 관리 환경의 편리함은 그 어떤 플랫폼 환경에서도 느낄 수 없는 최적의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지요.


사실 안드로이드를 사용해야겠다고 결정한 이유는 진부해진 애플이라는 인상이 강했기 때문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더 진부해진 현재의 아이폰을 통해 더 괜찮은 사용자 경험을 누리면서 즐거워한다는 게 애플이 가진 마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불과 2,3년전만해도 아이폰의 하드웨어 성능은 안드로이드의 그것보다 떨어진다는 평이 있었지만 지금의 아이폰은 동세대 모든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가장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스마트폰 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심지어 차세대 AP인 퀄컴 사의 스냅드래곤 820의 테스트 벤치마크 점수도 멀티코어 점수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도 아이폰6s+의 성능에 뒤질 정도다 보니 하드웨어가 제시하는 성능 역시 충분히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어 점점 결점이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애플이라서 뛰어난 제품이라기보다는 충분히 뛰어난 성능과 꽤 괜찮은 디자인(후면부는 제외합시다), 편집증적 일정도의 디테일은 충분히 소비자를 유혹하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폰은 이미 첫 등장했을 때의 제품 컨셉과는 많이 차이가 나는 단계까지 발전했습니다. 단순히 똑똑한 휴대폰이자 재능 많은 엔터테이너에서 다재 다능하고 머리 좋고 준수한 외모의 모범생으로 변모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도가 높은 스마트폰이지만 빠른 서비스와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한 반동으로 많은 오류를 함께 끌어안아야 하는 점은 지금까지의 애플이 보여준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인데요. 이러한 점들이 점점 더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고 스티브 잡스 사후 팀 쿡 체제의 아이폰은 혁신보다는 발전의 모습이 더 큰 만큼 애플 제품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멋지다는 인상과 함께 무언가 부족함을 계속해서 느끼게 됩니다.


팀 쿡이 발언한 대로 PC의 종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요즘 시대에서 애플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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