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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Jun 09. 2024

어떤 기묘한 이야기

차에서 기름 빼는 여자

나의 새 차가 도착하기 한 달 전 사무실 남자팀장도 새 차를 샀고 내가 산 후 몇 주 뒤 다른 팀 여직원도 리스로 구입한  사무실 도착예정이라고 했다. 몇 달간의 간격으로 직원 세 명이 차를 바꾸게 된 것이다. 이렇게 조그만 사무실에 세 명이 새 차로 바꾼 경우도 흔치 않다.


새차오기로 예정된 날 그 여직원은 유난히 분주했다. 뭔가를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했다. 내 일에 집중하느라 자세하게 물어보지 못했는데 나중에 사무실에 왁자지껄해져서야 그 내막을 알게 되었다. 그걸 전해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전에 타던  기름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새차로 교환하면서 그 전에 타던 차를 회수해가기 때문이다. 새 차가 예상보다 빨리 도착할 것 때문인지 기름을 적절하게 넣지 못한 거 같았다.  여직원이 뭔가를 들고 나타났다. 그건 기름을 담을 통과 긴 스포이드였다. 하지만 자동차의 연료통이 생각보다 깊어서 그것으로는 어림도 없었 한다.


그 팀의 팀장이 인터넷으로 뒷좌석에서 기름 빼는 법을 찾아보기도 하고 사무실은 그 남은 기름을 빼내기 위한 이야기로 아주 시끌벅적했다.

그 여직원은 계획에도 없던 출장을 나가야겠다고 하다가 기존 차에 남아있는 기름을 쓰기 위해 여기저기 막 차를 타고 돌아다니기도 했는데 당장 1시에 차가 오기로 했는데 오전 내내 돌아다녀도 원하는 만큼 소모되지 않은 듯했다.


그때 부면장이 한마디 했다.

" 이거 입으로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빨대처럼 입으로 빨면 나온다고. 그 말을 듣자 갑자기 웃음이 났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기름을 입으로 빼내려다가 기름을 꿀꺽 삼켜서 응급실 실려가서 기름 빼느라 든 치료비'에 대한 생각이 났다. 

결국 입으로도 스포이드로도 빼내지 못했다. 스포이드로 기름 빼내려고 생각 했다는 건 참 기묘하다.


갑자기 지난번 면민의 날 행사 때 목격했던 일이 떠올랐다. 갑자기 내리는 비에 행사가 파장분위기로 가면서 막을 내린 후 전 직원이 운동장 청소를 해야 했다. 다들 청소를 하고 있는데 그 직원은 빈 파란 봉지에 주민들이 먹다 남은 트지도 않은 생수며 음료수캔을 주워 담다 차마 들지도 못할 정도로 무거워졌고 그걸 질질 끌고 가다 파란 봉지가 터져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때 내가 한마디했다. "이걸 질질끌고 가다 터져서 그 장면을 면장이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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