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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영어실력이 늘지 않는 걸까

영어 슬럼프 시기에 내가 시도하고자 하는 건

by 얼음마녀

영어실력이 계단식으로 향상된다는 그동안 알고 있던 설도 다 때가 있는 건지 알 수 없다. 취미로 영어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 직장 생활할 때나 퇴직 후에도 영어공부를 꾸준히 한다면 영어뉴스나 원서 그리고 드라마를 자막 없이 자유자재로 듣고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시작했다. 실용적인 공부를 해보고자 그동안 쌓아둔 토익책도 다 버려버렸다. 이게 가능해진다면 이보다 더 좋은 취미는 없을 거 같았다. 그 와중에 영어공부를 위해서 엠피쓰리, 헤드셋, 거치대, 독서대를 비롯해 영어에 도움이 될까 하는 도구란 도구는 다 구입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직장과 병행하며 짬짬이 하는 영어공부가 통 실력이 느는 거 같지 않고 제자리걸음이라는 생각에 의욕이 조금씩 꺾이고 있다. 시앤앤 팟캐스트 듣기, 미드 보기, 원서 읽고 필사하기를 하고 있어도 영어 실력이 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는 건 왜 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과거 몇 년 전에는 영어를 전혀 하지 않았고, 작년부터 영어공부를 시작했고 아침에 눈뜨기 시작해서 저녁에 잠들 때까지 항상 시엔엔 뉴스를 켜 두고 있지만 최근엔 여러 가지 핑계로 뉴스에 집중도 되지 않는다.



미드로 실력 올려볼까.


영어 공부하고자 미드를 접한 후 소파나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보려니 손목도 아파서 누워서 가만히 볼 수 있는 도구가 있었으면 했다. 집에 처박혀있는 책상에 설치할 수 있는 스탠드를 이용하면 좋겠다고 잠시 생각했지만 집안 대청소하면서 결국 버렸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 검색하니 그런 비슷한 제품이 시판되고 있었고 과거 버렸던 스탠드를 활용했더라면 이렇게 또 돈 들여 거치대를 살 필요가 없었는데 말이다. 레이몬드 레딩턴에 빠져 블랙리스트 한참보다 그것도 한풀 꺾였다. 시즌 4,5를 넘기면서 리지와 부녀관계가 밝혀지면서 레딩턴의 카리스마나 신비감이 조금씩 사라지고 체중도 좀 는 거 같고 넉살 좋은 아저씨 같은 이미지가 보였던 이유도 있다. 게다가 자막이 없거나 영문자막으로 볼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거 같으니 영어실력 향상을 목적으로 보는 미드에 대한 열정도 꺾이는 거 같았다. 영어 미드 보기는 우선 내용에 흥미를 느껴야 하고, 한번 본 후 끝나는 게 아니라 두 번, 세 번 보면서 그 내용을 자막 없이 보고 그 문장을 기록해서 말로 해보기도 해야 하지만 그 과정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수험생이 아니기에 고통스럽게 공부하기보다는 즐기면서 공부하고 싶었다.


대낮의 거치대
스프링으로 꺽이는 거치대에 핸드폰을 끼웠다. 핸드폰이 티브이처럼 크게 보인다. 소파에 앉아 보는 각도


원서 읽기나 필사한다면 늘지 않을까.


원서를 중단 없이 읽으려면 흥미가 최대 우선인데 로이스 로리의 '넘버 더 스타' 이후에 큰 흥미를 끄는 원서를 발견하지 못했을뿐더러 최근 큰 맘먹고 구입한 존 볼튼의 '그 방에서 있던 일'이라는 원서는 그 방대한 분량에 눌려 지레 질려버렸다. 그 후 최근 영어 원서 읽기로 실력이 향상된 사람이 쓴 책에서 그가 주로 읽었다는 '오버 드레스드'를 구입했지만 그건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나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사무실에는 '시녀들'이 있다. 이렇게 사모은 원서가 한두 권이 아니라 그냥 쭉 넘기면서 쓰고 싶은 문장이 나오면 노트에 문장을 적어보기로 계획해 올해 초에는 '화이 위 워크'라는 얇은 책을 전체 필사했었다. 당초 계획은 원서 필사 그 밑에는 내가 생각한 점을 영어로 적기로 했는데 그 작업을 아직도 못하고 있다. 필사를 단 한 권 하고 조급해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하면 할수록 바로 뭔가가 보이고 느껴져야 하는데 그게 아니니 절망적이다.


why we work
2단 독서대
필사하기 위한 2단 독서대

사실 필사는 쓸 때는 좋은데 쓰고 난 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온라인 만년필 카페 가보면 필기체를 멋들어지게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정도 필기체라면 자기가 써놓고 다시 보며 흐뭇해할 수 있는데 아무리 필기체 연습을 하고 다시 써봐도 내가 쓴 필기체는 당최 알아볼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필기체를 잘 써보겠다는 계획은 포기하게 되었다

또 필기체가 목적이 아니고 필사하며 영어실력을 덤으로 잡고자 하는 건데 쓰는 것도 흥미가 필요하다.


SNS 활용도 해보았다


페이스북은 친구 추천을 너무 해줘서 귀찮아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를 활용했다. 인스타에 미국 정치인 팔로우해두면 한참 대선 전이라 쉴 새 없이 핫이슈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당연히 방송사는 기본 팔로우다. 트위터도 마찬가지로 좋은 게 트위터 번역도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요가복을 올리자 룰루레몬에서 바로 트윗이 왔다. 레이몬드 레딩턴 분의 제임스 스페이더도 마찬가지다. 그는 트위터를 하는지 안 하는지 모르지만 세계적인 팬클럽도 다양해서 팔로우하고 트윗 올리면서 두 가지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시앤앤뉴스는 작년까지는 아니었지만 최근엔 자막까지 동시로 나와서 생생한 영어 공부하기엔 상당히 편했다.



결국 슬럼프 극복하기 위한 자생 노력은


원서 쓰기도 가끔 팔도 아프고 전체 문장 쓰기엔 부담이 있다. 원서를 구입해서 보지도 않고 비치만 했을때 볼 때마다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 도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내가 재미없는 국내 도서를 볼 때 쓰는 극단적인 방법까지도 생각했다. 그럴 땐 만년필을 이용해서 밑줄을 그어가면서 읽는 것이다. 그러다 괜찮다 싶은 문장을 발견하면 그 부분을 형광펜으로 칠하거나 붉은색 만년필로 밑줄을 긋고 나중엔 그 부분만 발췌해서 수첩에 적는 것이다. 결국 엑기스를 뽑아냈으니 그 도서는 어디에 처박혀도 그 책을 다시 봐야 한다는 의무감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그런 식으로 원서도 만년필을 손에 쥐고 밑줄을 긋다가 ' 이 문장은 꼭 기억해 둬야 해, 문장 구조가 평이하고 나중에 활용할 필요가 있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붉은색 만년필로 밑줄을 긋고 그 부분을 노트에 발췌해서 두고두고 활용하는 것이다.


별표친 부분은 나중에 한번 더 보게 될것이다


하지만 난제가 하나 있긴 하다. 원서는 국내 도서와 달리 종이 질이 대부분 거칠고 글씨도 상당히 작아서 가독성이 떨어진다. 만년필 펜촉으로 줄을 긋다 보면 펜촉에 종이 표면에서 나온 것들이 달라붙어 펜촉을 망가뜨릴 수 있다. 하지만 만년필이 아니면 밑줄 긋는 재미도 느끼지 못할 거 같기에 조심스레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비치하고 쳐다보지도 않는 것보다 책 끝까지 만년필로 긋다 보면 문장이나 내용에 익숙해질 것이다. 지금부터 당장 시도해서 이 슬럼프를 극복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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