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뽀로로처럼 키울 순 없어
워킹맘이라는 단어가 내게 붙을 줄은 몰랐다. 한때는 이 단어가 왠지 멋있어 보이기도 했다. 일도 육아도 해내는 슈퍼우먼의 이미지랄까. 아주 가끔은 나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는 날도 있었다. 나 좀 대단한 거 같은데??
워킹맘에서 맘보다 워킹의 비중이 내게는 더 컸던 것 같다. 엄마로서는 아주 최소한의 역할만 했다. 일을 한다는 이유로 나는 엄마로서는 영 별로인 사람이 되어버렸다. 일은 언제나 나를 쫓아다녔다. 업무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어 아이들에게 풀었다. 예민한 날이면 아이들의 사소한 행동, 실수에도 벼락같이 화를 냈다. 영문도 모른 채 잔뜩 얼어붙은 아이들의 표정을 보며 아차 싶었지만 쏟아진 물을 어찌 주워 담을 수 있을까.
내 몸이 힘들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아이들 학습도 등한시했다. 어릴 땐 그냥 놀아야지 무슨 공부야...라는 나의 안일한 교육방식은 어쩌면 내 한 몸 건사하기 힘들어 만들어낸 허울 좋은 핑계였을 뿐이었다. 곧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첫째가 구구단도 못 외우고, 손가락 셈을 하고, 알파벳도 제대로 모르는 모습을 바라보며 옅은 한숨만 내쉬었다. 내가 그동안 나 편하자고 애들을 넋 놓고 바라만 보았단 생각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이러다가 큰일 나겠구나...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솔직히 다 귀찮았다. 겨우 저녁밥을 해 먹고 나면 에너지는 바닥상태. 그 상태에서 아이들에게 뭘 해주는 게 힘들었다. 주로 티브이를 보며 아이들은 놀았고, 나는 주방 식탁에 앉아 핸드폰을 보며 넋 놓고 있었다. 그러다 시간이 훌쩍 흘러버리고 곧 자야 할 시간... 그냥 그렇게 매일이 지나갔다.
물론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이 나를 몰아세웠다. 도대체 그동안 애들을 어떻게 키운 거냐고. 이제 워킹맘에서 워킹을 내려놓고 나는 엄마의 자리에서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다. '잘'이라는 기준이 도대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것은 모든 엄마들의 마음이지만, 적어도 공부를 할 수 있게끔은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 학습을 위해 이것저것 검색하고 찾다 보니 벌써 진이 빠진다. 도대체 뭐가 이렇게 복잡하고 많은 건지 선택 장애 엄마는 또 교육시장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엄마표 학습을 해보겠다고 이번 겨울방학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다. 올 겨울, 두 아이와 아주 뜨겁게 불태워 봐야지! 노는 게 제일 좋은 우리 집 뽀로로들 긴장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