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디자인과 미래]04. 해왕성의 비밀
지금 전 세계는 지역, 국가를 넘어 인류의 난제라고 불릴만한 끔찍한 일들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2002년에 사스, 2009년에 신종플루, 2014년에 에볼라, 2015년에 메르스, 그리고 2020년 현재는 우한 폐렴이 무서운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하루하루 늘어나는 확진자들과 피해자들의 숫자가 공포스럽다. 더 이상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오게 될까 봐.
혼자서 재난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온갖 상상을 하던 중, 갑자기 지난해 9월경 어마 어마한 강풍을 동반한 제13호 초강력 태풍 '링링'이 한반도에 왔을 때 읽었던 '태풍이 하는 일'이란 칼럼을 읽은 기억이 떠올랐다.
자동차마저도 종이 뒤집듯 넘겨버리고, 남산만 한 크기의 가로수를 뿌리째 뽑아 길가에 나뒹굴게 만들며 인간을 두렵게 하는 태풍은, 동시에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자연의 신진대사를 촉진한다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즉 태풍이 오면 문명의 피해는 막심할지언정 그로 인해 보이지 않는 바닷속의 오염은 정화되어 생명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태풍은 자연 재해지만 자연의 관점에서 보면 태풍은 지구를 대청소하는 정화의 날인 것이다. 무언가를 무심히 파괴시키기도 하면서 그저 자신이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 태풍이 하는 일인 것이다.
이번 우한 폐렴도 그러한 것일까?
지금 우한 폐렴 사태를 보며, 그리고 지난 한반도를 강타했던 태풍을 떠올리며, 몇 해전 우리 집에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금 떠올랐다. 어느 흔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하극상이었다.
어느 날, 훤칠한 키와 말쑥한 외모를 보유한 명문대 출신의 작은 아버지가 한 손에는 낫을 또 다른 한 손에는 휘발유를 들고 부모님이 사시는 시골집에 쳐들어왔다. 그의 목표는 돈을 뜯어내는 것이었다. 작은 아버지는 한 손에 든 낫으로 아빠를 협박했고 엄마는 그의 바지단을 잡으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고 했다. 아빠는 그 낫에 찔려 다리에 부상을 당하셨다. 그에게 계속 돈을 주지 않자 그는 우리 집은 물론 아빠가 일하시는 곳까지 찾아가 낫을 휘두르며 창문, 책상 등 모든 시설을 박살 내 난장판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우리 집 시골집 대문에는 아직도 빨간 스프레이로 그가 남긴 협박 메시지 흔적이 남아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우리 집에 이 하극상이 일어난 때는 대략 2016년 9월경으로 해왕성에 37.5가 들어온 날이다. 37.5 주역의 이름은 사랑이지만 동시에 증오로 살인도 가능하다.
정확히 이 시기는 국가적, 민족적으로 존속살인이 화두가 된 시기다. 존속살인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죽이는 범행으로, 이것이 주는 메시지는 가족의 파괴와 해체다.
기억나는 또 다른 사건이 있다. 지난해 9월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중 무역전쟁이다. 일반적으로 세계의 질서는 자유무역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강력한 지도자인 트럼프와 시진핑의 대결구도를 시작으로 무역규제카드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소위 관세 부과, 보복관세, 추가 관세를 통한 신경전을 통해 말이다.
또한 이러한 미국 중국 간의 2차 무역전쟁뿐 아니라, 일본의 아베 정권은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시키며 사실상 우리나라에게 '한일 무역전쟁'을 선포했었다. 소위 일본의 경제보복이었다.
이러한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 시기에 해왕성에 머물고 있는 관문은 22.1이다. 22.1의 주역 이름은 '이등성 티켓'으로 자비롭고 따뜻하게 배려하는 에너지이지만 동시에 전혀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에너지이기도 하다. 이것이 주는 메시지는 자비로움, 따뜻함의 해체와 파괴다.
이렇게 해왕성은 소리 소문 없이 무언가를 파괴시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을 앞으로 외환위기보다 더 극심한 경제위기(경제 재앙)가 덮칠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혹자는 지금의 상황을 북한에서 사용하는 고난의 행군이라는 말에 빗대면서 우리는 곧 전환의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조언한다.
'국민 개개인이 정부와 다른 사람들이 의존을 버리고 온갖 제약을 뛰어넘어 살아가려는 몸부림을 쳐라. 정부를 믿지 말고 다른 사람들을 믿지 말라. 어제와 똑같은 하루를 살다가 모든 것을 잃고 피눈물을 흘릴 수 도 있다'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태풍은 자연 재해지만 자연의 관점에서 보면 태풍은 지구를 대청소하는 정화의 날이다.
인간의 관점에서 두렵고 공포스럽기 짝이 없는 통제 불가능한 재해나 이기적이고 냉정하기 이를 데 없는 세계정세를 보면 인간미 말살, 경제 재앙으로 보이지만, 이를 자연의 관점에서 보면 보면 과연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
단순히 공포, 두려움, 불안, 증오, 혐오 등과 같은 원초적 감정을 넘어서 요즘 같은 시국에 생각해봐야 할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
지금, 무엇이 파괴되고 무엇이 오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