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비스망 Apr 14. 2021

관계의 덫으로부터의 탈출

[파트너십]05. 관계의 덫 ②

■ 관계적 고통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 


'사물의 작용 원리'라는 뜻을 가진 '메커니즘'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애당초 태어날 때부터 심긴 인간의 메커니즘은 삼보 일 배를 하거나 108배를 드리며 정성을 다한다고 해서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관계적인 측면에서  고통이 생기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내가 상대방의 마음에 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첫째, 균질화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조건화( conditioning)'를 고려했을 때, 애초부터 수많은 조건화로 인한 왜곡된 의사결정으로 올바른 관계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고, 둘째, 결코 바뀔 수 없는 각자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알 수 없었던 탓에  본성에 어긋나는 가혹한 요구를 서로에게 지속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이러한 '조건화'를 알아보는 일은 매우 쉽다. 바디 그래프에서 오픈 영역(openness)을 보면 되기 때문이다. 


이 곳은 주변 환경의 에너지를 식별하지 못한 채 무방비 상태로 흡수하는 곳이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왜곡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곳이다.(오픈 영역은 바디 그래프에서 색칠되지 않은 영역 또는 미정 영역을 말한다.) 


예를 들어, 감정센터가 오픈 영역이라면 상대방에게 느껴지는 강렬한 끌림으로 불나방처럼 충동적으로 관계에 뛰어들 수 있다. 충분히 기다리지 않고 눈먼 채로 한 순간에 결정된 왜곡된 선택이, 적어도 초기에는 좋은 느낌을 받을지 몰라도 결국, 우리는 자기 자신으로 올바르게 결정하지 못한 대가를 반드시 치를 수밖에 없다.


그 대가는 바로 정신적, 신체적 불편함으로 느껴지는 삶이 주는 '저항'이다.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차 삶의 고통과 재앙이 되고 만다.

   

■ 관계의 덫으로부터의 탈출 - 연민 그리고  수용과 존중    

우리 인간은 메커니즘 내에서 무력한 존재다. 우리 몸은 내가 정신적으로 원하는 바가 아니라 메커니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 무력함은  인간이란 존재의 '취약성'이자 '본성'이다. 


그래서 우리가 겪는 수많은 관계의 덫으로부터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우리가 메커니즘 안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애당초 모두가 다르게 디자인되었기 때문이고, 우리 각자가 타고난 독특한 디자인은 고쳐야 할 어떤 것이 아니라 수용되고 존중되어야 존엄한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상처, 실망, 비난, 죄책감 등으로 가득한 고통스러운 관계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면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방의 모습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나, 상대방의 마음에 들기 위해 나를 변화시키려는 노력 대신, 존재의 취약함에 대한 '연민'과 상대방의 디자인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존중'하겠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러한 '마음가짐'과 '태도'는 낫 셀프 세상에서 낫 셀프끼리 만나서 꼬일 대로 꼬인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나갈 수 있는 근원적 열쇠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험적으로 알 수 있듯이 나와 다른 누군가를 진정으로 수용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이것은 상당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낫셀프 세상에서 낫셀프는 낫셀프끼리 만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