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인터뷰를 마치며

이제 엄마 말고 다른 것도 될 수 있어

by 날필

열두 명의 워킹맘.

열두 번의 인터뷰.

열두 개의 발행글.


힘들었다. 한 달에 한 번씩, 일 년 동안 열두 번의 인터뷰를 했다. 고작 한 달에 한 번이지만 인터뷰이를 섭외하고, 인터뷰 질문을 선정하고, 인터뷰를 진행하고, 인터뷰를 편집하고, 다음 인터뷰이를 섭외하는 일로 일 년 내내 마음이 바빴다.


재밌었다. 나와 같은 '엄마'이면서 나와 다른 수많은 '직업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충만하게 즐거웠다. 할 말이 넘쳐서 어색할 틈이 없었다. 서로의 시간을 쓰는 것이 미안해 최대한 말을 간추리는데도 한시간 반은 늘 너무 빨리 지나갔고, 들뜬 대화의 여운은 오래 갔다.


아쉬웠다. 아직 만나지 못한 직업군이 많다. 내 인맥의 한계인 동시에 사회의 한계다. 경력이 일천한 엄마들의 재취업은 쉽지 않고, 분야는 한정적인 탓이다.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표본집단의 이야기를 듣고, 글로 풀어내고 싶다. 그렇게 워킹맘 모집단의 확대에 기여하고 싶다.


깨달았다. 누구에게도 녹록한 시작, 수월한 노력, 보장된 성공은 없다. 시작은 두렵고 노력은 버겁지만 소소한 성취를 바라며 나아갈 뿐이다.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해도, 우리는 그것을 실패라고 부르지 않는다. 실패와 좌절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흘려보낸 사람의 것이다. 시작과 노력을 이어가는 한, 우리는 성장하는 중이다.


그림책작가 제이

그래픽디자이너 한승이

유아영어강사 우정은

요가강사 황혜인

공부방 선생님 노정은

플리마켓 기획자 한아름

디저트 카페 대표 이선영

1인 출판사 대표 안소정

매듭공예 디자이너 황선애

웹툰작가 ANKA

미술강사 김혜진

작가지망생 날필


이상 열 두 명의 워킹맘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나의 삶과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싶은' 화자의 바람과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뽑고 싶은' 편집자의 욕구가 상충할 때, 결국엔 고집스러운 편집자의 뜻을 따라준 너그러운 인터뷰이들에게 모든 공을 돌린다. 시작과 끝에 그들이 있다. 매일 매순간 최고의 엄마, 완벽한 직업인일 수는 없지만, 이상에 가까워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그들의 면면을 본받고 싶다.

"일이 하고 싶다"는 고백으로 워킹맘 인터뷰를 시작하게 한 친구를 비롯해 '일이 하고 싶은' 모든 엄마들에게 당부한다. 지금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위축되지 말자. 엄마로 보낸 시간은 한 인간으로서 비약적인 성장의 기회였다는 것을, 머잖아 알게 될 테니까. 마지막으로 진심을 담은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말해두지만, 이 응원은 듣기 좋은 말치레가 아니다. 우리가 앞서 보고 듣고 경험한, 완연한 진실이다.


야, 너두 할 수 있어!


이미지 제공 : 날숭이 브런치(한승이)

keyword
이전 13화"오래도록 작가지망생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