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작가지망생이고 싶어요"

워킹맘 인터뷰 12. 작가지망생 날필을 만나다

by 날필
소기만성형 인간

서른 살 무렵, 당선소감을 미리 써놓고 공모전 당선을 꿈꿨다. 나는 대기만성형이니까, 서른 즈음엔 필시 무언가가 되겠지. 그러나 준비된 당선소감을 써먹을 기회는 없었고, 반복된 탈락에 '내 그릇이 정말 큰 그릇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재미삼아 도전한 브런치 작가 신청에서도 몇 번이나 물을 먹고 나서야 의심을 사실로 받아들였다. 나는 간장종지다. 큰 그릇이 될 거라 막연히 긍정했지만 삼십년 묵은 내 정체는 시시하기 짝이 없었다. 결심했다. 그릇의 크기를 바꿀 수 없다면, 국보급 간장종지를 빚어내고야 말리라.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작가지망생이자 엄마 날필입니다. 작가의 꿈과 10살, 8살 남자아이 둘을 동시에 키우는 중입니다. 첫 에세이집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의 출간을 앞두고 있구요, 이 책의 초고는 작년에 발간했던 브런치북 <ADHD가 어때서>입니다.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책도 나오는데 이제 작가라고 소개해도 되지 않나요?

'작가'라는 호칭은 들을 때마다 설레고 민망해요. 스스로 작가라고 부르기엔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아직은 작가지망생의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글을 대하고 싶어요. 또, 여전히 이루고 싶은 꿈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 지망생의 처지이기도 하고요. 말은 이렇게 해놓고, 설문조사 직업란에 '작가'라고 쓰면서 뿌듯해합니다.


출간을 목표로 여태 달려오셨는데요, 아직도 이루지 못한 꿈이 있나요?

너무 많죠. 가장 최근에 생긴 꿈은 사계절 출판사에서 동화책을 내는 것입니다. 사계절 출판사의 책, <마당을 나온 암탉>과 <프린들 주세요>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특히 <프린들 주세요>의 생생한 캐릭터와 군더더기 없는 문장들이 인상 깊었어요. 모든 인물과 표현이 살아 숨쉬는 글, 언젠가 저도 그런 글을 쓰고 싶어요.

사계절 출판사에서 받은 거절메일도 소중해


동화책이라니, 의외의 꿈이네요! 브런치에서 보여준 행보와는 거리가 있지 않나요?

브런치에서는 브런치의 입맛에 맞춰야 한다는 스스로의 강박 때문에, 주로 브런치스러운 글을 썼어요. 하지만 보여지지 않는 곳에서는 꾸준히 동화를 썼답니다. 그렇게 쓴 두 편의 동화로 생애 첫 출간계약도 맺었구요. 계약한 지 1년이 넘어가는데 아직 출간이 요원하다는 게 함정이지만요.


작가지망생 신분으로 출간계약이 가능해요? 동화 공모전에 당선되어야 동화작가로 데뷔할 수 있지 않나요?

공모전 외에도 작가가 될 수 있는 길은 무척 많아요. 출판사에 투고를 할 수도 있고, 기성 그림작가에게 내 글을 보여주면서 협업을 제안할 수도 있죠. 점잖은 말로 협업, 속된 말로 '비비기'라고 할까요.


날필 님은 투고와 비비기 중 어떤 경로로 출간계약을 하게 됐나요?

둘 다요. 어느 날 번뜩, 처음부터 끝까지 얼개를 갖춘 이야기가 떠올랐고 홀린 듯이 자판을 두드렸어요. 그렇게 완성한 원고를 그림책 작가인 친구에게 보여줬는데 반응이 좋더라구요. 협업해보자는 친구의 제안으로 세 곳의 출판사에 글을 투고했어요. 세 곳에서 모두 관심을 보였는데 친구가 가장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는 K출판사와 계약을 했죠.


기성작가인 친구 덕을 톡톡히 보셨네요.

물론입니다. 친구에게 고맙게 생각해요. 하지만 그림책 작가를 친구로 두었다고 해도 제가 글을 쓰지 않았다면, 또 글을 써놓고도 내보이기를 부끄러워 해 친구에게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면, 더 멀리 돌아가야 했겠죠.


그나저나 번뜩 떠오른 이야기로 출간계약이라니, 대놓고 자랑하시는 거죠?

아니아니에요. '어느 날 번뜩'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오랜 시간 아이를 키우며 축적해 두었던 생각과 경험들이 그 순간 대방출된 거라고 생각해요. 큰아이 일곱살 때, 매일 도서관을 들락거리며 집약적으로 많은 그림책을 읽었거든요. 저의 유아기 때 읽은 그림책보다 제 아이의 유아기 때 읽은 그림책이 훨씬 많을 거예요.


아까 두 편의 동화를 계약했다고 하셨는데, 나머지 하나는 어떻게 계약하게 됐나요?

두 편 모두 같은 출판사에서 한날한시에 계약서를 썼어요. 그림책 계약을 하러 K출판사에 가기 전날, 친구가 예전에 써둔 동화 원고를 챙겨오라고 하더라고요. 타 출판사의 동화공모전에서 탈락한 작품이었는데, 분량이 애매해서 마냥 묵혀두고 있었거든요. 알고보니 마침 K출판사에서 단편동화 시리즈를 기획중이었던 거예요. 첫 미팅 자리에서 그림책과 동화책, 두 건의 계약서를 작성했죠.

KakaoTalk_20211014_210452149.jpg 생애 첫 출간계약


너무 술술 풀려서 수상한데요? 계약금은 챙겨 받으신 거 맞죠?

그럼요. 정확하게는 선인세인데, 다음 날 바로 입금이 되었더라구요. 글을 써서 그렇게 큰 돈을 번 게 처음이라, 입금된 금액을 끝에서부터 세어보고 또 세어봤던 기억이 나요. 일 십 백 천 만..., 이러면서요.


날필 님의 글에서 보여지는 냉소적이고 건조한 문체가 동화에서는 어떻게 구현이 되었을지 상상이 되질 않는데요.

장르가 바뀌어도 여전히 시니컬해요. 사실 대표님을 제외한 모든 직원분들이 우려를 표했답니다. 저학년이 주인공인 동화치고 분위기나 메시지가 묵직하다는 평이 많았어요. 하지만 K출판사 대표님은 그런 점을 오히려 독특하게 보신 것 같아요. 그때 느꼈죠. 아, 대표 맘에 들면 장땡이구나!


네? 농담인가요?

농담인데, 진담이에요. 표현이 좀 극단적이긴 했지만, 같은 글을 두고 상반된 평가가 존재할 수 있다는 걸 몸소 느꼈거든요. A출판사와 출간방향이 맞지 않아도 B출판사에서는 흥미를 보일 수 있고, 심지어 한 출판사 내에서도 의견이 갈릴 수 있다는 거죠. 출판사의 출간방향이라는 것 안에는, 대표의 취향이나 가치관이 상당히 반영될 수밖에 없구요.


날필 님의 성향이나 말투, 문체가 동화보다는 에세이에 적합해 보이는데요. 굳이 동화를 쓰는 이유가 있나요?

남다른 아이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제 아이가 정말 많은 이해와 배려를 필요로 하는 아이였거든요. 아이를 경계하는 시선을 이해하면서도, 사람들의 냉대를 느낄 때마다 많이 힘들었어요. 적어도 이 다음 세대의 아이들은 더 품이 넓은 사회에서 충분히 이해받으면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지금 세대의 아이들에게 반복해서 '이해'의 메시지들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동화를 씁니다.


첫 에세이집 <특기는 사과, 취미는 반성입니다>의 집필 동기도 'ADHD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겠다'는 사명감의 발로인가요?

전혀요. 안 좋은 기억을 털어내고 싶어서 쓰기 시작했어요. 어차피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면, 고통을 활자화해서 마주보는 편이 도움이 되겠더라고요. 모든 작업을 마치고 나면 내 안에서 들끓는 감정이 잠잠해질 것 같았어요. '잊고 싶다'는 일념으로 모든 기억을 쏟아부었죠. 그렇게 탄생한 게 브런치북 <ADHD가 어때서>입니다.


스스로의 치유를 위해 쓴 책이라면 브런치북 발간만으로도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브런치북 공모전에서 떨어지고 오열할 정도로 크게 낙담하신 이유가 뭐죠?

쪽팔리니까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지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시의 상심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인터뷰이들께 이런 질문을 자주 드렸던 것 같은데, 정작 제가 받아보니 굉장히 웃기는 질문이네요. 극복하는 방법 같은 건 없어요. 잠깐 젖은 쓰레기처럼 지내다가 조금 기운이 나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시 시작하는 거죠. 누구에게 이를 가는지도 모른 채 절치부심하며 300개의 출판사에 투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출판사는 어떤 기준으로 고르셨나요?

무려 300개인데 기준이 있을 리가요. 닥치는 대로 투고메일을 보냈어요. 거절메일은 수도 없이 받았고요. 하지만 제 방법이 무모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쪽에서 나를 거를지언정 내가 미리 거르고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요리책만 펴내던 곳에서 그림책 출간을 계획하기도 하고, 심지어 참고서 전문 출판사에서 에세이집을 내고 싶어하기도 하니까요. 실제로 투고 중에 교육잡지로부터 원고청탁을 받기도 했고요.

민들레 출판사에 보낸 투고메일은 격월간 교육잡지 <민들레> 기고로 이어졌다


300개의 출판사에 투고하겠다던 목표는 이루셨나요?

못 이뤘습니다. 50개 출판사에 투고했을 때쯤, 뜻하지 않게 브런치를 통해 출간제안을 받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정말 최종본인가? 책으로 나와도 될 만큼 완성도가 높은가? 다시 읽어보니까 최선이 아니었더라고요. 이런 걸 출판사에 던졌다니, 부끄러웠죠. 설령 거절메일이라고 해도 출판사로부터 최선의 응대를 받으려면 나부터 최선의 원고를 내보이는 게 맞잖아요. 출간제안을 거절하고 투고도 중단한 채, 퇴고를 시작했어요.


굳이 출간제안을 거절하실 것까지야...계약을 맺고 퇴고를 시작해도 되지 않나요?

저를 극한에 두고 싶었어요. 계약을 맺고 나면 퇴고를 향한 의지가 사라질 것 같았거든요. 모든 거사에는 디데이가 있어야 하니까 <2021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퇴고 마감일로 잡았죠. 결과적으로는 퇴고를 마친 직후에 제가 눈여겨보던 A출판사와 출간계약을 맺었고,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되어 출간지원금도 받게 됐으니 현명한 선택이 되었네요.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이 뭐죠?

90% 이상 완성된 원고를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100여개의 작품을 선정, 600만원의 출간지원금과 300만원의 저자상금을 지급하는 지원사업입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매년 2월에 접수를 받기 시작해서 5월 말에 선정결과를 발표해요.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될 것을 예상하셨나요?

전혀요. 너무 간절해서, 설마 될까 싶었어요. 너무 간절한 건 원래 잘 안 주어지잖아요. 그래도 위로가 되었던 건, 선정 여부를 떠나서 이미 출간계약을 맺은 상태였기 때문에 조금은 덜 떨었던 거 같아요...아니 사실 뻥이에요. 결과발표 전까지 말라죽는 줄 알았어요. 올해는 발표도 왜 그리 늦던지요. 몇 번이나 홈페이지를 들락날락, 뒤로가기 새로고침, 작년 재작년 발표글까지 찾아보고, 5월 내내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네요.


선정결과 발표를 기다리며 A출판사 대표님과의 카톡(좌) - 예상대로 선정목록 상단을 차지했다(우)


책 작업 외에도 많은 엄마동료들과 협업하고 계시다구요.

네, 저의 첫 책을 함께 만든 A출판사 대표님, 그림책 작업을 함께한 J작가님, 날숭이 브런치에서 함께 그림에세이를 연재하는 H작가님, 워킹맘 인터뷰에서 만났던 열한 분의 인터뷰이까지, 저와 협업하는 동료들은 모두 '엄마'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엄마들끼리 뭉쳐서 뭔가를 보여주겠어!" 이런 거창한 의도는 아니고요, 제가 엄마니까 주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도 엄마고, 얘기를 나누다 보면 뜻이 통해서 자연스럽게 뭉치게 되는 거죠.


가장 많은 엄마들이 함께한 프로젝트, 워킹맘 인터뷰 이야기를 해볼까요. 먼저, 기획의도가 궁금합니다.

프롤로그에서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썼는데요, 개뻥이에요. 실은 철저히 개인의 영달을 위해 시작한 일입니다. 오래 전부터 책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었고, 책이 될만한 기획을 생각하다가 워킹맘 인터뷰를 떠올렸어요. 아이엄마로 십 년 가까이 살다보니 주변에 '일을 찾는 엄마들'과 '일을 찾은 엄마들'이 하나 둘 늘어가요. <워킹맘 인터뷰>는 이 두 그룹을 연결해주는 기획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인터뷰라는 포맷은 상당히 부담스러운데요, 인터뷰라는 포맷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사실 최초의 인터뷰는 모 기업의 요청으로 이뤄졌어요. <맘터뷰>라는 컨셉으로 인플루언서 엄마들을 인터뷰하고 육아정보글을 쓰는 일인데, 첫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저도 몰랐던 저의 적성을 발견하게 됐어요. 인터뷰 대상을 조사하고, 인터뷰 질문을 뽑고, 대화를 이끌어가고, 대화내용을 정리하는 일이 생각보다 재미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워킹맘 인터뷰는 업체의 의뢰로 원고료를 받고 진행한 프로젝트인 거네요?

아니요. 첫 인터뷰 후 본격적으로 <워킹맘 인터뷰>를 기획해서 업체에 제안했지만, 너무 진지한 주제라는 이유로 반려됐어요. 그래도 꼭 하고 싶어서 저 혼자 워킹맘 인터뷰를 준비하기 시작했죠. 두 가지 일을 병행할 여력이 되지 않아서 업체와의 계약도 종료했어요. 대기업의 인지도에 기댈 수 없게 되면서, 인터뷰이 섭외가 가장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많은 분들이 긍정적으로 인터뷰 제안을 수락해 주셨어요.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책이 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어떻게 지속할 수 있었나요?

재밌으니까요. 돈을 받고 하는 일이었다면 오래 이어갈 수 없었을 거예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 인터뷰가 쌓여갈수록 느껴지는 성취감, 이런 것들이 눈에 보이는 돈이나 책보다 훨씬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어요. 아예 일상생활 중에도 안테나를 '인터뷰'쪽으로 맞춰놓고 살았던 것 같아요.


워킹맘 인터뷰를 비롯한 엄마들과의 협업을 통해 얻은 가치가 있다면요?

첫째, 다른 사람의 성공을 나의 성공처럼 기뻐하는 마음. 저는 뼛속까지 한국인이라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마이 아파요. 그런데 저와 함께한 모든 분들만큼은 잘 되기를 바라요. 그 분이 잘 되는 게 곧 우리가 잘 되는 거니까요. 협업을 통해 필요에 의한 관계도 훈훈할 수 있다는 걸 배웠죠.

둘째, 일이 잘 되기를 바라는 나의 지지자들. 반대로 저와 함께하는 파트너도 저의 성공을 바랄 거예요. 어떤 일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늘어나면, 잘 될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우주의 시크릿, 뭐 그런 얘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의기투합하면 조금씩 실현에 가까워지지 않겠어요?


작가로서 성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작가로서 성공을 못 거둬봐서...하지만 분야를 막론하고 성장을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은 조금 알 것 같아요.

용기. 지인에게 원고를 보여주는 용기, 공모전에 떨어져 볼 용기, 출판사로부터 거절메일을 받을 용기, 노력만큼 보상받지 못해도 계속 나아갈 용기. 아무것도 아닐 때,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용기요.

열린 마음. 좀 아니다 싶은 사람도, 내키지 않는 일도, 끈을 남겨두면 생각지못한 기회로 이어진다는 걸 경험했어요. 둘러보면 가까운 곳에 수많은 귀인들이 있더라구요. 나에게 일감을 주는 고객이 될 수도,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동료가 될 수도 있죠.

선택과 집중. 필력도 키우고 싶고, 브런치 구독자 수도 늘리고 싶고, 글 써서 돈도 벌고 싶고, 내 이름을 알려줄 책도 내고 싶고, 동시에 모든 걸 다 가지려고 하면 죽도 밥도 안 돼요. 지금 중요한 가치를 정하고 그것에 집중해서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다른 가치들은 저절로 따라올 거예요.


나만의 글쓰기 노하우가 있다면?

노하우라기보다 제가 글을 쓸 때 신경쓰는 부분인데요,

1. 맞춤법에 신경쓸 것

2. 같은 단어의 반복을 피할 것

3. 모르는 단어를 발견하면 사전을 찾아보고 용례를 익힐 것

4. 문장이 어색하면 소리내어 읽어보고 입말에 가깝게 쓸 것

5. 다른 사람의 글을 보면서 좋은 문장은 배우고 어색한 문장은 고쳐볼 것


글을 쓰면서 '엄마라서' 버겁다고 느낄 때가 있나요?

지금보다 더 글쓰기에 매진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점이요. 에세이도 실컷 쓰고 싶고, 동화도 양껏 쓰고 싶고, 워킹맘 인터뷰도 자주 하고 싶은데, 조금만 소홀하면 화장실에 물때가 끼고, 빨래는 쌓여있고, 방바닥은 끈적거려요. 주부로서, 엄마로서 최소한의 할 일만 하는데도 글 쓸 시간은 늘 모자라요.

또 글에서는 세상 현명한 엄마인 것처럼 정제되어 보여지면서, 막상 애들이 놀아달라고 하면 "엄마 일하는 거 안 보이냐!" 하고 윽박지를 때, 글 속에서의 나와 현실의 나 사이에 괴리가 느껴질 때 적잖이 괴롭죠.


반대로 글을 쓸 때 '엄마라서' 유리한 점은요?

엄마라서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아주 어릴 때부터 작가를 꿈꿨지만 제가 이야기를 지어내는 데에 소질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포기했거든요. 그런데 아이를 키우면서 처음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긴 거예요. 아이를 오해하는 세상에 아이를 제대로 소개하고 싶었어요. 사실은 참 좋은 아이라고, 조금만 너그럽게 이 아이를 대해달라고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아이는 제게 은인같은 존재예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동화작가로서의 커리어를 쌓는 데 집중하고 싶어요. 아이를 키우면서는 아이와의 일상에 약간만 살을 붙여도 한 편의 이야기가 되더라고요. 최근에도 아이와의 일화를 바탕으로 원고지 150매 분량의 중편동화를 썼는데 생각보다 버겁지 않았어요. 좀 더 역량을 길러서 300매짜리 장편동화에도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동화 공모전 수상을 목표로 준비하시는 건가요?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제 목표는 공모전 수상이 아니라 공모전 출품이거든요. 수상 여부는 내게 달린 게 아니기 때문에 수상을 목표로 했다간 상심하게 돼요. 작품을 완성해서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목표달성이 내 손에 달리게 되죠. 공모전은 그저 데드라인의 역할을 할 뿐이에요. 완성한 원고를 우체국 봉투에 넣어 빠른등기로 부치는 순간을 상상하면서 글을 써요. 원고를 보내고 나면 우체국에서 가까운 스파 브랜드 매장에 가서 마음에 드는 옷을 하나 사 입죠. 이른바 자체수상입니다.


마지막으로 작가를 꿈꾸는 엄마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결과를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면, 꿈은 반드시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일단 써요. 그래도 안 되면 다시 써요. 1년 전, 아이와 주고받은 문답으로 마무리를 대신할게요.

"엄마가 쓴 글을 사람들이 좋아해줄까?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주지 않을까봐 겁이 나."
"엄마, 일단 써. 그리고 안 되면 다시 쓰면 되지."
"기껏 썼는데 아무것도 되지 않으면? 헛수고만 하면 어떡해? 그럼 너무 속상하잖아."
"엄마, 그럴 때 난 이렇게 생각했어. 난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했으니까 괜찮아."


날필의 브런치


* 본 인터뷰는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 따라 자문자답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워킹맘 인터뷰 시즌1 종료합니다.


워킹맘 인터뷰 신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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