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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 Jan 03. 2016

골목이 그리울 거야, 연남동

복잡한 골목에서 취향을 찾다

나는 8시 57분에, 그녀는 10시 30분에 용산역으로 향하는 무궁화호에 몸을 싣는다. 약속했듯 옆 좌석으로 예매를 했고 정확히 서대전역부터는 함께 손을 잡으면서 서울까지 갈 수 있다. 얼마나 행복한 순간일까? 순간이다! 좋아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설렘 그 이상의 심쿵이다. 비록 나와 그녀가 만난 지 꽤나(?) 된 사이일지라도 평소 잘 가지 않는 곳으로 이동을 하면 매우 즐거워 미칠 지경이다.


이번 여행은 지금까지 서울 홍대를 몇 번 기웃거리면서 찜콩해두었던 연남동 골목길로 정했다. 홍대 거리가 사람이 넘쳐나면서 시끄러운 분위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연남동으로 이동하면서 예전과 다르게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골목골목은 공사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새로운 먹거리가 탄생되고 있다. 복잡한 골목길 구조는 이제는 연남동의 빛이 되고 있다. 뭐, 이럴 줄 알았겠어? 우리나라 서울 땅덩어리야 한 번 터지면 아주 유명한 곳이 돼버리니깐.. 연남동은 앞으로 분명 엄청나게 뜰 곳, 이미 뜬 곳 일수도 있다. 이 사람 많이 사는 동네가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아주 즐거운 장소가 될 것은 뻔하니, 나부터도 먼저 다녀온 셈이다. 마침 이곳에 아지트(숙소)도 생겼으니 시기가 딱 맞았다. 또 안나도 오래간만에 서울 여행을 하고 싶어라 했고…

         



35mm 화각의 렌즈를 갖고 다녔던 첫 번째 여행이다.

덕분에 엄청난 답답함을 느꼈던 여행이기도 해서, 더욱 연남동 골목길이 그리운 것 일수도 있다. 몇 년을 이 화각으로 여행을 다니고 있는 아는 형님이 존경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다. 젠장.. 그래. 나도 좀 더 버텨봐야지. 1년은 버텨봐야지? 응?


숙소에 짐을 맡기고 연남동 골목길 탐방을 시작했다. 일단 무작정 걸어보기로 한다. 이런 좁은 골목길은 걷다 보면 이것저것 발견하게 되고 결국은 길을 잃게 되어 있으니깐,  그때 가서 SOS를 하자, 다행스럽게 제주 김녕 미로공원보다는 복잡하지 않았다. 휴 -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다. 플레 마켓, 시장, 내가 좋아하는 빵집들, 아담한 카페, 비싸 보이는 찻집, 반지하에서 운영 중인 술집 등 카메라를 들이대고 싶은 곳들 천지이다. 어떤 골목은 굉장히 세련됐고, 어떤 골목은 마치 서울 역사의 노숙자들이 등장할 법한 으쓱한 곳도 있었다. (날씨가 춥기 때문에 그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다.)


뭐가 중요하지?

충분히 매력 그 이상을 보여준 연남동 골목이기에, 그립고 그립다.

내 시간과 돈만 많았다면 프랜차이즈 사업이 없는 이 골목에서 모든 것을 먹고 누리고 싶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건, 이 연남동 골목에는 총 네 곳의 빵집이 있는데 모두 콘셉트가 달라 모두 들어가고 싶다는 것이다. 빵 맛은 빵을 먹어봐야 아는 것이고 외부에서 풍겨오는 그 분위기는 꼭 현관문을 열게 만든다. 근데 이 네 곳 중 한 군데밖에 가지 못 했다. 훗.. 잘 됐지. 여행은 늘 이렇게 아쉬움을 남겨야 하며 모든 것을 다 보고 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때, 또다시 방문하게 만든다.                                                                                                                                                                    





                                                                              

                     주택가 골목을 걷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 ⓒ로우                                   




구석 한편에서 작게 열리는 청년 플레 마켓, 스마트폰 액세서리나 주얼리 등을 구경할 수 있다 ( = 구매할 수 있다) ⓒ로우




여기가 동진 시장인가? 왜 쉬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시장이 열리면 골목시장 모습으로 환하게 변한다고 한다 ⓒ로우




이 길은 정말 서울 답지 않은 서울, 높은 빌딩과 세련된 거리를 생각하면 오산이야? ⓒ로우




연남동 골목의 메인이라고 볼 수 있는 가장.. 가장.. 뭐가 많은 골목(?) ⓒ로우




좀 예쁘게 좀 서있으라고 하면 뭐 하나, 빛 좋고, 배경 좋고, 모델은.. 음.. ⓒ로우




홍대 거리가 대놓고 노는 곳이라면 연남동 일대는 원래, 지금도 주택가이다. ⓒ로우




이런 주택가에 언제부턴가 사람이 몰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골목마다 이런 카페들이 설치가 되었다고 한다. ⓒ로우






한눈에 담기에도 예쁜 매장들이 있는 것이,

여자들이 참 좋아하겠다.

개인적으로 전주 한옥마을 골목길을 매우 좋아하는데,

그 길과는 또 다른 마력이 있는 곳인 것 같다.






다 먹은 술 병으로 인테리어 하는 클라스 보소! ⓒ로우




아픈 고양이 아니에요. 저 보고 윙크하는 거예요. ⓒ로우



사진만 보면 눈 아픈 고양이라고 생각할 법 하지만,

절대 그런 고양이 아닙니다..

건강한 고양이예요;;







이렇게 많은 카페들을 보니,

정말 우리나라는 카페 차리면 평타 치는 나라인가 싶기도 하고,

뭐.. 카페 많이 생기는 일이 어떨 때는 좋고, 어떨 때는 싫고.. 아이러니하다.

요즘은 치킨창업보다 카페 창업이 은퇴 후 가장 많이 진출하는 분야라니,

대세를 막을 수는 없겠지?






서두에서 말했던 그 빵집, 여기 갔어요. TOMI'S BAKERY ⓒ로우




매장이 예쁘다고 모든 인물이 예쁘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내 잘못인가? ⓒ로우




막걸리 앙금빵과 식빵이 맛있나 봐요. 우리도 구매했는데, 아직 식탁 위에 있네요. ⓒ로우



사진이 여기서 끝났다.

왜지?

더 많이 찍었던 것 같은데, 지금 사진이 없어서 아쉽다. 그렇기 때문에 또 가야 할 것 같다. 홍대역 3번 출구 앞의 공원도 못 가봤는데, 연남동.. 당분간은 더 가봐야 실체를 벗길 수 있을 것만 같다.


'갔던 곳 또 가면 지루하지 않아?'

지루할 것 같나! 엄청 재미있다. 이런 곳은 또 가도.


빙산의 일각이지.


그리운 이유는 멀리 있지 않다.

아쉬움이 크기 때문에…




주택가라 골목길이 엄청 많답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출퇴근하는 골목길이었겠지만, 지금은 많이 변화하고 있죠. 그렇게 된지 꽤나 오래되었겠죠? 전 지방에서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니깐요. (모르고 있을 수도) 홍대의 넘쳐나는 인파로 괴로운 사람들은 연남동에서 조용한 골목길 여행을 해보세요. 차분해집니다. 저도 처음이야 홍대가 좋았죠. 근데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고, 툭툭 치이는 게 질색 여지더라고 요. 연남동 골목길 정도면 은은한 아지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여기도, 사람 많아지면 우리는 또 다른 곳을 찾아야 되지만 말이죠.

뭐, 그렇다고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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