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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 Jul 10. 2024

나의 집을 꿈꾸는 남의 집

건축 사진 에세이


지난해에 준공된 이 집은 여러 가지 이유로 준공 사진 촬영 시기가 미뤄져 올해 2024년 장마 시기를 앞두고 사진을 촬영하게 됐다. 사연이야 깊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흐린 날씨에 카메라 장비를 꺼내들어 건축주에게 방문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난다. 그 이유는 지난해에 촬영이 늦어진 이유에 날씨 영향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일을 그렇게 오래 하진 않았지만 날씨의 영향과 그날의 상태가 결과물의 대부분을 결정짓는다는 것에 쉽지 않은 일임을 일깨운다. 오늘의 빛은 따스하거나 맑진 않지만 흐린 빛 특유의 부드러움과 건축물과 하늘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장면이 종일 지속되기 때문에 상황을 피할 이유 또한 없다.



화성 단독주택 '심우재'를 촬영할 때가 건축 사진을 3년째 촬영하고 있던 나날과 같은 달이었다. 이즈음 촬영하니깐 자주 촬영 문의를 해주는 클라이언트가 결정되기 시작하고 함께 협업하는 팀들도 자리를 잡고 있는 듯하다. 리슈 건축의 홍만식 소장과 조경의 시닉 이은영 대표와는 지속적으로 함께 건축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건축 프로젝트의 거의 마지막 단계와 공정이며, 나는 모두가 행복할 때 현장을 방문한다. 이것은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의 특권이자 어쩌면 건축에서의 모든 것을 누리는 직업이기도 하다. 물론 건축주의 상황에 따라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보통 사진을 촬영한다고 하면 긍정적이고 반갑게 나를 맞이한다.



몇 차례 촬영이 밀리고 건축물도 꽤 사용되고 있었지만 화성 단독주택 심우재는 건축주에 의해 매우 잘 관리되고 있었다. 건축주 입장에선 입주 후 촬영은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컨디션을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아마도 크고 작게 힘듦을 겪지 않았을까? 대부분은 사진작가가 편안한 환경에서 건축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거나 최소한의 스킨십만 하는 편이다. 이후에 작가는 마치 건축주가 된 듯, 주택 안에서 보고 싶은 장면을 찾고 건축가의 설계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유독 주택은 건축주의 생각과 생활 방식을 닮아 더욱 인문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촬영 기회가 된다. 따라서 촬영 내내 재미있고 즐거운 생각으로 장면 하나하나를 담을 수 있다. 이번 현장에서도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나의 집'을 꿈꿔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도 언젠가는 집을 짓고 살겠다는 다짐을 하니깐!



Use. 단독주택, 거주공간

Location. 경기도 화성시

Architects. 리슈건축 (건축가 홍만식)

Gradening. 시닉 (조경가 이은영)

Text|Photos. 김진철 (@rawkkim)

Edited. 아키프레소 (www.archipreso.com)


∴ 더 많은 건축 사진&영상은 아키프레소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아키프레소는 흥미로운 건축물, 즐거운 공간이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탄생한 건축 콘텐츠 스튜디오입니다. 주택 문화, 상업 공간, 공공 건축 등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나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건축들을 소개하는 것이 아키프레소가 하는 일입니다. 저는 건축과 자연 그리고 그 주변의 소리를 관찰하면서 사진과 영상을 동시에 기록합니다. 항상 공간의 매력을 찾으면서 촬영에 도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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