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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 Oct 05. 2015

가을이 왔다, 강경에 왔다.

고민 없이 떠난 나의 가을여행, 강경

한 달에 한 번은 계획적인 여행을 떠납니다. 홍성으로 떠나려던 날, 기차를 놓치고 말았죠.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한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것도 잠시, 몸이 근질근질해 고민에 빠져봅니다.


그래도 어디론가 여행을 가야겠어!





신태인→강경행 기차표

다시 기차역으로 향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에서 역까지는 차로 약 10분이면 가거든요. 평소 같았으면 app으로 기차표를 예매했겠지만, 이 날은 괜히 기차역 창구에 가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표를 받아보고 싶었습니다.


아! 왜 강경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말을 안 했군요. 우연적이었습니다. 마침 대학교 선배에게 연락이 왔거든요.  그분이 여행을 같이 하고 싶다고 하셔서 그분과 저의 딱 중간점인 강경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한쪽이 너무 멀리 가면 되돌아갈 때 힘드니깐요.






강경역
강경역

생각보다 더 빨리 강경역에 도착했습니다. 코스모스가 핀 가을이 확실하죠. 역시 여행을 할 때는 기차가 최고란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역부터 출발하는 여행이라…


계획은 없습니다. 일단 배고프면 먹고, 신기하면 보고, 걷습니다.







중화원, 짬뽕

대학 선배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좀 늦은 점심 시간, 우리는 밥을 먹어야 합니다. 마침 그녀가 강경의 먹거리를 검색해서 보내줍니다. '화교가 운영하는 60년 전통의 중식당?'


대학시절 저는 이 선배와 함께 학교 근처의 짬뽕 집을 모두 갔을 정도로 우린 짬뽕  마니아입니다. 강경의 짬뽕도 놓칠 수 없다 판단하여 이 집을 찾아갔습니다. 화교가 만들어준 짬뽕은 처음 먹어봤거든요.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고기와 어묵이 들어있고 양은 좀 적습니다. 밥이 있었다면 말아먹었을 겁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맛있게 먹었던 것 같네요. 강경에 다시 간다면 가장 먼저 갈 곳은 바로 이  중식당입니다.







정신없이 걷다 보면 어느새 가야 할 곳에 도착해 있습니다. 참으로 신기하죠. 혼자 여행을 할 때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스스로 해야 하지만 둘 이상이 될 때는 서로 분담해서 할 수 있습니다. 맛집 정보, 지도정보, 관광지 검색 등 말이죠. 이 것은 에너지를 매우 많이 아끼게 해 줍니다.


옥녀봉까지 가는 줄도 모르게 도착했습니다. 봉화대에 오르면 강경에 흐르는 금강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죠. 멋진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고민 많았던 제 정신과 몸도 조금은  가벼워집니다. 생각을 내려놓게 된다가 정확한 표현일까요? 때로는 멍하니 쳐다볼 때가 많습니다.







그 대학선배의 뒷 모습

복학을 하면 아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신입생 때 그렇게 친했던 친구들도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는 나름 대학생활을 즐겁게 보냈다고 느끼는 사람 중 한 명인데, 이 선배를 만난 후로 더욱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공부보다는 다른 것에 더 집중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었어요.


어디로 여행을 갈까?
어떤 활동을 할까?
어떻게 발표를 할까?
어떤 모임을 갖을까?


때문에 우리의 학점은 그렇게 좋지 못합니다. 하지만 다른 것들을 무척이나 잘하죠.







강경 금강 둔치

강경 금강 둔치의 갈대도 예쁘가 흩날립니다. 정말 가을이죠? 그렇죠? 여행을 떠나기에 가장 좋은 계절 가을, 연애를 하기에도 가장 좋은 계절 가을, 뭔가를 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 가을.


가을은 아주 멋있습니다.







황산대교
황산포구 등대

강경 금강은 걷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이렇게 볼 것들도 있습니다.







가을 빛에 그을린 강경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색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주황색'이 생각납니다. 뭔가 로맨틱하면서 황홀한 그런 색이잖아요. 그래서 가을이 되면 감수성이 풍부해지나 봅니다.


왠지 저도 이 시기가 되면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잠시 바뀌는 것 같습니다.








이동 중에는 참 귀여운 강아지도 만났습니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일 텐데, 아주 말도 잘 듣고 애교도 부리더라고요. 저는 강아지를 참 좋아합니다.







옥녀봉 일몰

어느덧 일몰 시간이 되었네요. 옥녀봉을 다시 찾았습니다. 금강 뒤로 해가 지는 모습을 보면서 또 한 번 감성을 느껴봅니다. 누구나 고민을 앉고 살잖아요. 저도 저만의 고민이 있습니다.  취업뿐 아니라 삶에 대해서 말이죠. 그런 것들을 자주 볼 수 없는 일몰에 원하는 소원을 빌기도 합니다.


~해주세요.

~빕니다

~되주세요.








사진을 보니 다시 이 때가 떠오르네요. 제가 어떤 다짐을 했고, 어떤 고민을 갖고 있었는지 말이죠. 이 때 초심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사진은 신기하죠? 한 장을 보더라도 그 당시가 동영상처럼 스쳐지나 가니깐요. 브런치에 글을 쓰다가, 여기서 끝날 타이밍은 아닌데 또 맥없이 끊어봅니다.






원래 더 쓰고 싶은 글이 많았어요. 근데, 쓰기 싫어졌습니다. 지금 뭔가가 떠올랐거든요. 이 때 제가 하고자 했던 것이 말이죠. 사진만 봐도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 감은 오실 겁니다. :)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강경여행 로드무비를 보여드릴게요. 감상하시고 행복한 가을 여행 떠나세요. 감사합니다. 다음 브런치에서 만나요.


▶ 강경여행 로드무비 https://youtu.be/4IIa8oGfP9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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