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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 Oct 01. 2015

비 오는 날, 전주한옥마을

가끔은 이런 날도 괜찮겠지?

비오는 날, 전주한옥마을

카메라를 손에 쥔지 벌써 2년, 횟수로는 3년 차. 그동안 여행을 남과 다르게 나름 많이 다녔고 사진 공부는 지금까지 하고 있으며, 취업도 준비하고 있다. 2013년 카메라를 구매하고 처음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나갔던 곳은 전주한옥마을이다.


이 곳은 나의 다양한 추억과 경험이 깃든 곳인데, 걸을 때마다 그 기억들이 하나씩 꺼내지는 느낌이다. 단순한 여행 기억이 아닌 나의 20대 초반, 중반의 전환점이 될만한 기억들이 많다. 그런 한옥마을을 나는 지금까지 비 오는 날에 한 번도 걷지 않았다.



비가 오면 뭐든 하기 싫으니깐






평일, 비, 사람이 거의 없는 한옥마을


주말에 되면 한옥마을은 엄청난 사람들로 거리가 붐빈다. 언제부터인가 한옥마을이 먹거리로 유명해지기 시작하더니 한국 여행의 대표적인 명소가 돼버렸다. 한옥보다는 먹는 것이 더 유명한 한옥마을.. 난 이런 한옥마을이 솔직히 싫어졌다.


그나마 평일에 가면 한옥의 정취를 좀 더 느낄 수 있다. 슬로우시티를 자랑하는 전주이기에 느리게 보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전주한옥마을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사람이 많으면 몸과 마음이 빨라지기 마련이다. 더해서 난 비까지 만났으니, 빗소리를 들으며 한옥마을 세계에 빠져들기 좋았던 것 같다.








사람이 없는 골목을 사랑한다. 그렇다가 어쩌다 한 번 골목에 사람이 나타나면 너무 기분이 좋다. 뭔가 허전한 곳을 채워주는 느낌이랄까? 어릴 적에는 전주한옥마을의 큰 길인 태조로와 은행로를 좋아했다. 넓고 가게도 많고 볼거리가 풍부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근데,

이제는 사람이 없는 작은 골목길이 더 좋아졌다. 조용하고 들여다보기 좋기 때문이다. 전주한옥마을에는 골목길이 꽤나 많이 있어서 걷을 땐 늘 보곤 한다.








사진이 아닌 동영상으로 비 오는 날에 한옥마을을 보고 싶었다. 자동차 트렁크에서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삼각대를 꺼내 들고 한 손에는 우산을 나머지 한 손에는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서 내가 원했던 곳과 보고 좋았던 장소들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흘깃흘깃 쳐다보지만 그런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우리나라는 아직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는 것에 대해서 조금 어색해하니깐.











누나 캘리그래피 글씨 좀 써줄 수 있어?


평소 로드무비를 만들 때는 주로 포토샵에서 폰트를 선택해서 만든다. 근데 이번에는 좀 다른 인트로를 만들고 싶었다.


전주한옥마을에서 친분을 쌓게 된 사람이 있는데 바로 캘리그래피 아티스트로 유명한 이보람 씨이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 인트로 문구를 부탁했는데 흔쾌히 써주셨다.


비 오는 날, 전주한옥마을

이보람(캘리그래피 아티스트)







비오는 날, 전주한옥마을 ⓒ로우


가끔은 이런 날도 괜찮겠지? 비 맞으면서 한옥마을 보는 것도 말이다. 내 바지는 허리까지 모두 빗물이 차올랐고 가방이며 삼각대며 카메라며 모두 빗물에 흡수되었다. 한옥마을을 떠나기 위해 차에 올랐을 때 내 모습은 녹초 그 자체였다.





가끔은 이런 날도 괜찮겠지?






브런치에는 200MB 동영상 밖에 못 올려서 용량을 줄였습니다. 그랬더니 화질이 좋지 못합니다. 원본 화질로 동영상을 보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보시면 됩니다.


▶ https://youtu.be/f-gNNRN0o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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