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랬다. 행복이란 잠자리에 들었을 때 마음에 거리낄 것이 없는 상태라고. 고요도 그렇다. 불안한 고요가 아닌, 티 없이 맑은 고요함이 있다. 주말에 청소를 마치고, 암체어에 앉으면 고요함이 내려앉는 소리가 들린다. 이 순간이 충만할 때 만나는 선물 같은 순간이다.
삶을 잘 가꾸고 돌보지 못할 때 고요는 공포가 된다. 부러 나를 소음 같은 음악, 눈이 아픈 영상에 밀어 넣는다. 고요가 두려워지는 건 삶이 흐트러지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요즘 나는 비는 시간에 같은 모양의 과일 세 개를 모아 터뜨리는 게임을 한다. 고요가 찾아오는 게 싫어서. 어떤 자극과 중독이 아니라, 가장 충만한 순간은 티 없는 고요에서 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