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한 해가 되기를

덥고 추운 것도 그리워지는 여행처럼, 그렇게 한 해를 살아야지

by 정안


제미나이가 뽑아준 질문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며, 재성이와 한 해 계획을 세웠다.


1. 지난해를 배웅하며 (회고)
목표를 세우기 전, 지난 시간을 정리하는 단계입니다.
- 작년 한 해, 우리 부부에게 가장 고마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 우리가 함께 겪은 어려움 중, 올해는 반복하고 싶지 않은 관습이나 습관이 있나요?
- 서로에게 작년 한 해 동안 꼭 해주고 싶었던 칭찬 한 가지는?

2. '우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질문 (관계)
두 분의 정서적 유대와 소통을 위한 질문입니다.
- 올해 우리가 함께 꼭 가보고 싶은 곳이나, 같이 해보고 싶은 새로운 취미가 있나요?
- 상대방이 나에게 "올해 이것만은 꼭 도와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점이 있나요?
- 우리가 갈등이 생겼을 때, 올해는 어떤 방식으로 지혜롭게 풀어나가면 좋을까요?

3. 각자의 빛을 응원하는 질문 (개인 성장)
부부인 동시에 독립된 개인으로서의 성장을 지지하는 질문입니다.
- 올해 당신이 개인적으로 가장 이루고 싶은 '작지만 확실한 성취'는 무엇인가요?
- 내가 당신의 꿈이나 목표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시간, 금정, 감정적 지지 등)을 줄 수 있을까요?
- 올해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챙기고 싶은 '나만의 시간'은 언제인가요?

4.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도 그리기 (환경/경제)
삶의 터전과 기반을 다지기 위한 질문입니다.
- 우리 집(공간)에서 올해 가장 변화를 주고 싶은 부분은 어디인가요?
- 올해 우리가 꼭 지키고 싶은 경제적 원칙이나 저축 목표가 있나요?
- 두 사람의 건강을 위해 '이것만큼은 매일/매주 실천하자'라고 약속하고 싶은 루틴은?

5. 2026년의 테마 정하기 (비전)
올해의 마침표를 미리 그려보는 질문입니다.
- 2026년 12월 31일에 우리가 어떤 기분으로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으면 좋겠나요?
- 올해 우리 부부의 삶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무엇으로 하고 싶나요?



배가 고파질 때까지 수다 떨며 한 해를 함께 그릴 수 있는 우리가 참 좋다. 2026년 12월 31일에 우리가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를 생각하며 감정카드를 골랐다.

그중 하나는 <그리운>


우리가 살아낸 한 해가 애틋하고 후회 없어서 그리웠으면 좋겠다. 마치 여행을 그리워하듯, 춥고 더웠던 것까지도 그리운 한 해가 되기를. 내가 뽑고서도 의외인 단어였다. 여행하듯 피곤하고 불편하고 입맛에 맞지 않는 순간들도 즐기며 살기를 바란다. 나는 내가 잘 살기를 바란다.


그리고 <신나는> <혼란스러운>

신나게 한 해를 살고 다음 해가 되었을 때 여전히 혼란스럽기를, 그래도 재미있기를.


복을 짓는 하루가 되자는 마음으로, 카카오톡 친구목록을 내려가며 새해 인사를 먼저 보냈다. 태어나 처음이다. 조금이라도 보내고 싶지 않거나 다른 의도가 드는 사람에게는 보내지 않았다. 온전히 지난 한 해 감사했고 한 해의 평안과 축복을 비는 마음만 담아 인사를 나누었다. 많은 사람들과 떠들썩하게 보내거나, 혹은 쓸쓸함을 외면하기 위해 시간을 때우며 보냈던 연말연시에는 결코 들지 않았던 마음이다. 답을 바라지 않고 사랑을 보내는 것, 동시에 더 이상 맑은 마음으로 사랑하지 않는 대상들과 거리를 두는 것.


한 해의 목표도 세웠다. 어웨이크 플로우가 끝나더라도 아침에 같은 시간에 일어나 매트 위에서 시간을 보낼 것이다. 기지개를 켜든 명상을 하든, 그러다 지겨워져서 태양경배를 하든. 내 몸을 매트 위로 데려다 놓고 나만을 위한 빈 시간의 블록을 만들어둘 것이다.


그리고 브런치에 일주일에 한 번씩 글쓰기. 그냥 왠지 그러고 싶다. 제철을 맞아 살이 차오른 게처럼 글빨(?)이 차오른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