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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 석 Jan 22. 2024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공간의 신은 우리가 모든걸 소유할 수 없도록 죽음을 건넸고, 시간의 신은 우리에게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행복을 건넸다.


애석하게도 우리는 삶을 이어나가야갈 책임을 부여받았고, 매시간 죽음을 향해 달려가야할 의무를 짊어졌다. 만약 우리가 단순히 부여받은 운명적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만 존재한다면,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이들의 심리상태 처럼 우리는 더이상 무엇인가를 자각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순간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삶이라는 폭주기관차의 연료로 다양한 것을 찾는다. 돈, 명예, 권력, 사랑, 또 뭐 있나? 뭐든 있겠지. 중요한 것은 우리는 우리가 정한 이 원동력으로서의 가치를 최대한 많이 주머니에 넣으려 한다는 것이다. 삶이라는 기차가 멈추지 않게 연료를 끝없이 채워 나가는 것처럼, 죽음에 대한 불안감이 소유에 대한 집착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기차는 언젠가 반드시 멈춘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것을 잃는다.


마치 삶이라는 벼랑에 서서 죽음을 향해 끝없이 추락하다가 살기 위해 무엇이든 잡아보지만 결국 떨어지는 것 처럼 보인다.


이게 인간이고

인간은 우리고

우리는 참 가엾다.


공간의 신은 우리가 모든걸 소유할 수 없도록 죽음을 건넸고, 시간의 신은 우리에게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행복을 건넸다.


우리는 언젠가 모든 것을 잃는다.

또한 언제나 모든 순간을 간직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과 떨어지는 순간마저 간직하는 것, 가여운 우리의 운명에서 행복하게도 우리가 가진 유일한 선택의 자유가 이것이다.


우리는 매순간 떨어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순간이 지난 내일도.

내일이 지나 이 글이 생각날 어느 순간에도.


잃기 전에 간직할 것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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