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2017 의식주 트렌드' ① 욜로(YOLO) 패션
새해 초에는 새로운 트렌드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다. 유행에 뒤처지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을 창조하고 싶은 이유에서다.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는 올해 눈여겨봐야 할 의식주 트렌드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첫 번째는 의(衣)와 관련된 ‘욜로(YOLO) 패션’의 등장이다.
지난해 말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트렌드 코리아 2017』을 통해 새해 소비시장 키워드를 발표했다. 그중 하나는 ‘한 번 사는 인생(You Only Live Once)’이라는 뜻의 ‘욜로(YOLO)’. 미래 걱정이나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을 위해 순간을 즐기며 사는 라이프 스타일을 뜻한다. 이런 트렌드는 패션 분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주변의 시선이나 사회적 통념을 의식해 평범한 옷차림을 고수했다면 이젠 과감하고 화려한 디자인으로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욜로 패션’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먼저 다채로운 ‘패턴’이 눈에 띈다. ‘베케이션 프린트(Vacation Print)’와 ‘변형된 줄무늬’가 대표적이다. 패션 스타일리스트 정윤기는 “지난해엔 로맨틱한 분위기의 자수와 섬세한 장식이 있는 의상이 인기였다면 올해는 강렬한 색상의 큼직한 그래픽 패턴이나 변형된 형태의 줄무늬가 들어간 옷이 주목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대식물 패턴, 각양각색 줄무늬
베케이션 프린트는 야자수 같은 열대식물과 잎이 크고 화사한 색상의 꽃 등으로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낸다. 지난해 9월 열린 미국 뉴욕 패션쇼를 선두로 런던·밀라노·파리·서울에서 선보인 2017 봄·여름 패션 컬렉션에서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들이 앞다퉈 베케이션 프린트 의상을 선보였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막스마라는 열대 우림에서 볼 수 있는 동식물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을 새롭게 내놨다. 벨기에 패션 브랜드인 드리스 반 노튼은 다양한 색상의 꽃을 물감으로 그린 듯한 드로잉 기법의 프린트 의상을 무대에 올렸다. 구찌·알렉산더 왕·이자벨 마랑·마르니·마이클 코어스·라코스테·럭키슈에뜨 등도 다양한 베케이션 프린트 의상을 내놨다. 한여름 휴양지에서나 볼 법한 베케이션 프린트를 올해는 일상에서 편히 입을 수 있는 재킷·바지·치마 등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기본 패턴으로 꼽히는 줄무늬는 올해 형태가 변형된 점이 특징이다. 뉴욕 패션 브랜드 프로엔자 스쿨러는 부위에 따라 줄무늬 방향과 굵기를 다르게 디자인한 율동감 있는 의상을 선보였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인 소니아 리키엘과 캐나다 패션 브랜드 포츠1961은 색상과 굵기가 다양한 줄무늬 의상을 출시했다. 영국 패션 브랜드 멀버리는 물결 모양의 러플 장식에 줄무늬 패턴을 더한 의상을 내놨다.
소재는 보다 과감해졌다. 옷 안이 살짝살짝 보이는 레이스나 속살이 비치는 하늘하늘한 시폰 소재를 활용한 ‘시스루(See-Through)’ 의상이 많이 나왔다. 색상과 형태도 훨씬 다양해졌다. 스웨덴 패션 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는 품이 넉넉해 물 흐르듯 내려오는 시스루 원피스를 내놨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펜디는 2017 봄·여름 컬렉션에서 분홍·노랑·파랑 등 사랑스러운 파스텔 톤의 시스루 패션을 선보였다. 펜디 코리아 최지인 차장은 “시스루가 패션 피플 등 소수가 즐겨 입던 패션이었다면 올해는 한층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바지선이 허리까지 올라오는 하이웨스트 청바지나 브라톱 등과 함께 코디하면 누구나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칭이 딱딱 맞던 디자인도 달라졌다. 상하좌우 모양이 다르거나 의상 길이가 부분마다 달라 전체적으로 비대칭을 이루는 디자인의 의상이 많이 나오고 있다. 사선으로 길이가 다른 치마부터 한쪽 어깨만 노출하는 상의, 신체 일부만 보이는 컷 아웃형 등 다양한 비대칭 의상을 내놓은 브랜드가 많다. 패션 브랜드 스포트막스·그리디어스·크리스토퍼 케인·이자벨 마랑 등이 2017 봄·여름 컬렉션에서 비대칭 의상을 선보였다. 윤인영 패션 스타일리스트는 “톡톡 튀는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단순한 디자인보다 비대칭 스타일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반 셔츠의 단추를 불규칙하게 잠가 밑단 길이를 다르게 하거나 위 단추를 풀어 한쪽 어깨가 보이도록 내려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폰 소재 시스루, 그리너리 색상
색상 역시 무채색보다 생동감 넘치고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색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색채 전문 기업 팬톤은 지난해 12월 2017년 컬러로 ‘그리너리(Greenery)’를 선정했다. 싱그러운 풀잎을 연상할 수 있는 색상으로 탐험, 신선함 등을 의미한다. 리아트리스 아이즈먼 팬톤 수석 컨설턴트는 “그리너리는 새로운 시작을 상징한다. 이 색이 세계적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 베르사체·마이클 코어스·메종 마르지엘라 등이 그리너리 의상을 선보이고 있어 올해엔 그리너리 색상을 활용해 보다 힘있고 강렬한 멋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상의부터 하의까지 전체적으로 한 색상을 선택하기보다는 한 가지로 제한하거나 포인트 색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삼성패션연구소 송희경 차장은 “올해엔 색상, 소재, 패턴 등 모든 면에서 개인의 개성과 취향을 확실히 드러낼 수 있는 ‘자기다운 패션’을 찾는 사람이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Style 개성을 중시하는 패션 경향에 맞춰 올해는 과감하고 화려한 그래픽이 그려진 ‘패턴’ 의상이 많이 출시된다. 상하좌우 길이와 모양이 다른 비대칭 디자인은 일상적인 스타일을 해체해 새로운 패션을 제안한다.
Color 색채 전문 기업 팬톤이 발표한 ‘올해의 컬러’는 싱그러운 풀잎을 닮은 ‘그리너리다. 힘, 신선함, 탐험, 새로운 시작 등을 상징하는 이 색상은 생동감 넘치고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낸다.
글=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각 업체 제공
[출처: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 남 눈치 안 보고 내 멋대로 입는다 패턴 다양, 색상 강렬, 소재 과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