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예진 Feb 08. 2017

퇴근길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

음악, 보컬 강습 듣고 스트레스 훌훌~

직장인들의 퇴근 후 모습이 변하고 있다. 취미활동을 위해 문화센터를 찾거나 학원에서 새로운 분야를 공부한다. ‘저녁이 있는 삶’을 계획하고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라이프 스타일이 주목을 받으면서다. 최근엔 기타·우쿨렐레와 같은 악기를 배워 성취감을 얻고 보컬 수업을 받아 자신의 결혼식이나 가족 행사 때 직접 축가를 부르는 직장인이 많아지고 있다. 무료 강습 이벤트를 활용하면 경제적 부담까지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회사원 김계환(30·서울 이문동)씨는 주변의 권유로 악기 우쿨렐레를 배우기 시작했다. 김씨는 직장생활 3년이 된 지난해부터 부쩍 피곤해지고 새로운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져 회사 밖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찾고 싶었다. 전문적으로 음악을 공부해 본 적 없는 김씨는 강습을 받은 지 한 달 만에 서툰 솜씨지만 쉬운 코드의 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됐다. 김씨는 “직장 상사에게 지적받는 날엔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했다”며 “악기를 배운 후로는 나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야근, 회식, 접대 등의 직장문화는 아직 남아 있지만 가급적 제때 퇴근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려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1~2시간의 짧은 취미활동이 일상생활을 반복하는 직장인에게 정서적인 위안을 주고 업무 효율까지 높여준다고 말한다. 실제 지난해 취업 포털사이트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11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인의 53%가 스스로에 대해 ‘돈 버는 기계’라고 답했다. 여기에서 눈여겨볼 점은 응답자의 취미활동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랐다는 점이다. ‘취미가 없다’고 답한 직장인의 65%가 ‘돈 버는 기계’라고 답한 반면, ‘취미가 있다’고 답한 직장인은 44.3%가 이같이 대답했다.


청각·시각·촉각 깨우는 취미활동

지난 3일 서울 낙원동 낙원악기상가 합주실에 모인 직장인들이 퇴근 후 취미활동으로 기타 연주와 보컬 연습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조상희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취미 분야로는 악기 연주, 보컬 수업 등이 있다. 악기 연주는 청각·시각·촉각과 같은 다양한 감각을 동시에 자극하기 때문에 한 자세로 장시간 일하는 직장인에게 좋다. 악기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보컬 수업도 인기다. 보컬 수업을 듣는 직장인 송영아(29·경기도 평촌동)씨는 “1주일에 두세 번씩 정기적으로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니 스트레스가 풀리고 평소 둔해진 감각들이 깨어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음악 분야의 취미활동을 찾는 직장인이 많아지면서 무료로 강습을 진행하는 이벤트도 종종 열리고 있다. 서울 낙원동 낙원악기상가는 ‘미생 응원 이벤트’를 연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프로그램으로, ‘바쁘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악기 연주의 매력을 알리자’는 의도로 기획됐다. 지난해부터 낙원악기상가가 진행하고 있는 ‘반려악기 캠페인’의 일환이다.


19일까지 SNS에 참가 신청

올해 ‘미생 응원 이벤트’ 프로그램은 지난해보다 더 다양하게 마련된다. 보컬과 기타 강습에 이어 올해는 우쿨렐레 강습이 추가된다. 낙원악기상가 SNS에서 조사한 ‘2017 나의 악기 버킷리스트’ 결과를 반영했다. 강습은 모두 음악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를 위한 수업으로, 낙원악기상가 4층 합주실에서 각 수업이 진행된다.


‘미생 응원 이벤트’ 참가 신청은 오는 19일까지 낙원악기상가 공식 SNS인 페이스북과 블로그에서 하면 된다. 신청자는 보컬, 기타, 우쿨렐레 중 배우고 싶은 과목 한 가지를 선택한 뒤 신청하는 이유를 작성해 응모하면 된다. 강습별로 4명씩 총 12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수업은 3월부터 4월까지 두 달간 8회 강습으로 진행된다. 비용은 모두 무료다. 또 참가 신청자 중 추가로 5명을 선정해 영화 예매권을 준다.


‘우리들의 낙원상가’ 윤식 과장은 “낙원악기상가 인근 종로에 회사가 많아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을 위한 무료 악기 강습 이벤트를 준비하게 됐다”며 “미생 응원 이벤트가 직장인들에게 생활의 활력을 되찾는 선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생 응원 이벤트 참가 소감

“결혼식 때 신부 좋아하는 노래 불렀죠”
보컬 강습자 박상현(36·서울 망우동)

“지난해 4월부터 5월까지 두 달간 보컬 강습을 받았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아내가 될 사람에게 특별한 축가를 선물하기 위해 신청했죠. 노래는 평소 둘이 즐겨 듣던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를 선택했어요. 회사를 마치고 부지런히 연습실을 찾아 연습했습니다. 무료 강습 기간이 끝나고 강사님은 잘한다고 용기를 북돋워주셨지만 더 완벽한 무대를 위해 별도로 유료 강습을 추가 신청했습니다. 한 달간 더 지도를 받고 마침내 결혼식 날! 저는 당당하게 신부를 위한 노래를 열창했고, 덕분에 잊지 못할 둘만의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두 달 배워 기타로 두세 곡 연주해요”
기타 강습자 박지영(30·서울 신림동)

“몇 달 전 기타를 배우고 싶어 악기를 구입했지만 정작 독학으로 공부하기엔 쉽지 않더라고요. 직장인이 모여 음악을 하는 밴드에 가입하라는 친구의 조언에 밴드 멤버로 신청도 했죠. 하지만 밴드부에서는 음악적 기본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거절의 말을 들었습니다. 비싼 돈을 주고 학원을 다니기엔 부담스러운 찰나, 낙원악기상가에서 진행하는 미생 응원 이벤트를 발견하게 돼 신청했습니다. 2개월간의 강습을 받고 이제는 기타로 2~3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됐어요. 지금은 무료 강습을 마치고 낙원악기상가에서 운영하는 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 악기·보컬 무료 강습…퇴근길 직장인 스트레스 훌~훌

http://news.joins.com/article/21219594

매거진의 이전글 [뷰티] 1·2·7 피부관리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